KBS ‘추적 60분’, 버스 준공영제에 투입된 막대한 세금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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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55억 원 체불 의혹부터 투자회사 인수 뒤 안전 논란까지
매년 4조 원 투입되는 버스 준공영제, 시민의 발 제대로 지키고 있나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버스 준공영제에 해마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고 있지만, 지원금 사용처와 관리 체계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KBS 1TV ‘추적 60분’은 버스회사 퇴직금 체불과 투자회사의 운송업 진출, 노선 축소 문제를 통해 준공영제가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추적한다.

KBS1 ‘추적 60분’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추적 60분’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 1TV ‘추적 60분’ 1465회는 17일 오후 9시 30분 ‘버스 왕-누가 시민의 발에 빨대를 꽂았나’ 편을 방송한다.

버스 준공영제는 민간 버스회사가 운행을 담당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노선 조정과 요금 결정, 운영 적자 보전 등을 맡는 제도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도 유지하면서 시민의 안정적인 이동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서울시는 2004년 전국 최초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대부분의 특별시와 광역시로 확대됐으며, 현재 전국에서 투입되는 재정 지원금은 해마다 약 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데도 지원금이 실제로 어디에 사용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자체는 버스회사의 적자를 보전하지만 민간기업의 구체적인 경영 활동까지 들여다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수백억 원 지원받고도 퇴직금은 미지급

KBS1 ‘추적 60분’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추적 60분’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제작진은 경기 파주의 한 버스회사를 찾았다. 회사가 운영하던 노선이 다른 업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는 기사들의 제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29년간 버스를 운전한 조원경 씨는 이전 회사로부터 약 1억 1000만 원의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다 노선 매각 이후 다른 회사로 옮긴 기사들도 비슷한 피해를 호소했다.

이들에 따르면 버스기사뿐 아니라 사무직과 정비직 직원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퇴직금 규모는 약 55억 원에 달한다.

한 전직 운수회사 기사는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괜찮지만 우리는 하루 일하고 하루 벌어먹는 노동자”라며 퇴직금 체불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논란이 커진 이유는 해당 회사가 준공영제 노선을 운영하며 최근 5년 동안 지자체로부터 수백억 원의 재정 지원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회사 운영을 위해 거액의 세금이 투입됐는데도 노동자들의 퇴직금은 왜 지급되지 않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방송은 지원금 가운데 인건비와 퇴직금 관련 비용이 어떻게 관리됐는지, 지자체가 회사의 재정 상황을 제대로 감독했는지 살펴본다.

투자회사는 왜 버스회사에 뛰어드나

KBS1 ‘추적 60분’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추적 60분’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제주의 한 버스회사에서는 투자회사가 회사를 인수한 뒤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비용 절감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내부 관계자들은 회사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재생타이어 사용을 늘리고, 정비사가 담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작업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자동차 정비 전문가는 이러한 작업 방식에 대해 비용을 아끼는 수준을 넘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문제가 반복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버스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승객을 태우고 도심과 외곽을 오간다. 타이어와 제동장치 등 주요 부품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시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준공영제가 노선 운영 적자뿐 아니라 회사 경영에 필요한 비용까지 일정 부분 보전하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승객이 줄거나 운영비가 늘어도 공공 재정으로 손실을 보전받을 수 있어 투자회사 입장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영수 서울 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들의 소중한 세금이 사모펀드를 살찌우는 데 들어간다는 자체가 분노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투자회사의 인수 이후 수익성 확보를 위한 비용 절감이 차량 정비와 노동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성을 위해 지급된 지원금이 투자자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돈을 지급하고도 개입하기 어려운 지자체

지방자치단체는 버스회사에 재정 지원금을 지급하지만 개별 기업의 구체적인 경영에는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

노선과 요금, 운행 횟수 등은 지자체가 조정할 수 있지만 회사의 인력 운영과 차량 관리, 지분 매각, 배당 등은 민간기업의 경영 영역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지원금이 실제로 어떤 비용에 사용됐는지, 경영진과 투자자가 어느 정도의 이익을 가져가는지 시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기관이 회사의 손실은 보전하면서도 경영 자료를 충분히 들여다보지 못한다면 위험은 세금으로 부담하고 이익은 민간이 가져가는 구조가 될 수 있다.

방송은 막대한 공적 재원이 투입되는 버스회사에 어느 수준까지 회계 공개와 경영 책임을 요구해야 하는지도 짚는다.

사라지는 버스, 길어진 출근길

KBS1 ‘추적 60분’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추적 60분’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버스 준공영제 논란은 회사 경영과 지원금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노선 축소로 시민의 이동권이 흔들리는 사례도 다룬다.

경기 의정부에 사는 심미령 씨는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매일 새벽 집을 나선다. 과거에는 의정부와 서울을 한 번에 오가던 106번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노선이 축소된 뒤 환승 횟수가 늘고 출근 시간도 길어졌다.

노선 축소 소식이 알려지자 의정부 주민들은 시청 앞에서 기존 노선을 유지해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한 버스 노조위원장은 “경기도 시민들이 잠은 경기도에서 자고 실질적으로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데 시민들의 이동권이 완전히 소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준공영제는 수익성이 낮은 노선도 공공성을 이유로 유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지자체 사이의 재정 부담과 노선 조정 문제로 시민이 이용하던 버스가 줄어든다면 제도의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 지역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돼 있지만 행정구역은 나뉘어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 주민이 많아도 노선 운영과 비용 부담을 두고 지자체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24년 재정 지원 구조 개선과 민간 자본 관리 강화를 담은 버스 준공영제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부 제도를 제외하면 개선 방안이 아직 충분히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다.

시민의 발인가, 안정적인 투자처인가

KBS1 ‘추적 60분’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KBS1 ‘추적 60분’ 예고보기 영상 갈무리. / KBS 제공

이번 방송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버스 준공영제가 누구를 위해 운영되고 있느냐는 것이다.

버스기사들은 수십 년 동안 일하고도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한다. 정비 현장에서는 비용 절감으로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증언이 나온다.

시민은 매년 막대한 세금을 부담하지만 지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이용하던 버스 노선까지 축소되면서 출퇴근 시간은 늘고 이동 선택권은 줄어든다.

반면 버스회사를 인수한 투자회사는 지자체의 적자 보전 구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 교통회사 대표이사는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대중교통이 되도록 공공성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노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적 60분’은 퇴직금 체불과 버스회사 인수, 안전 비용 절감, 노선 축소 사례를 통해 버스 준공영제의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본다.

버스 준공영제 시행 20여 년이 지난 지금, 시민의 발을 지키기 위해 만든 제도가 여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KBS 1TV ‘추적 60분’ 1465회 ‘버스 왕-누가 시민의 발에 빨대를 꽂았나’는 17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