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의 포효효] 다들 강릉·속초 갈 때…여행 고수들이 삼척으로 향하는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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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동해안 피하고 숨은 보석 삼척서 감성 충전
강릉·속초 대신 투명한 바다와 절벽 드라마로 여름 휴가 다시 정의
[인파 피하고 감성 챙기는 2026 여름휴가 코스 5]
여름 휴가철이면 강릉과 속초를 비롯한 동해안 대표 관광지는 여행객으로 북적인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볼거리도 풍부하지만, 꽉 막힌 도로와 붐비는 해변에 지쳐 제대로 쉬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조금 더 여유롭게 동해를 즐기고 싶다면 삼척으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 투명한 바다를 품은 작은 항구부터 53년 만에 개방된 해안 탐방로, 동해의 거친 절벽과 한여름에도 서늘한 석회암 동굴까지 한 번에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 관광지의 북적임에서 잠시 벗어나 풍경과 감성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삼척의 여름 여행지 5곳을 소개한다.
[장호항 대신 여기, 조용한 바다 고수픽 ‘갈남항’]
삼척의 바다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장호항이다. 아름다운 풍경만큼 많은 여행객이 찾는 곳이지만, 보다 조용한 항구의 분위기를 원한다면 인근 갈남항으로 향해보자.
갈남항은 크고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 작은 어촌마을과 잔잔한 항구 풍경이 어우러진 곳이다. 항구 규모는 아담하지만 맑은 날 드러나는 투명한 물빛만큼은 존재감이 크다.
바위로 둘러싸인 항구 주변에서는 동해 특유의 푸른 바다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스노클링을 즐기려는 여행객도 찾지만, 정식 해수욕장과는 환경이 다른 만큼 선박 운항 여부와 수심, 현장 안전수칙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유명 해변보다 조용한 바다 풍경과 작은 항구 특유의 정취를 선호하는 여행자에게 잘 어울린다.
[53년 만에 베일 벗은 바닷길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덕산해변과 맹방해변 사이에 자리한 덕봉산은 오랫동안 군 경계 철책에 가로막혀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됐던 곳이다. 철책 철거와 함께 해안생태탐방로가 조성되면서 53년 동안 감춰져 있던 해안 풍경이 공개됐다.
탐방로는 대나무 숲을 지나 정상 전망대로 이어지는 317m 길이의 내륙 코스와 덕봉산 둘레를 따라 바다와 기암괴석을 감상하는 626m 길이의 해안 코스로 구성돼 있다.
덕산해변에서 덕봉산으로 이어지는 외나무다리는 이곳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풍경이다. 다리를 건넌 뒤 대나무 숲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맹방해변과 덕산해변, 탁 트인 동해가 한눈에 펼쳐진다.
내륙 코스와 해안 코스를 모두 걸어도 부담이 크지 않아 긴 산행보다 가볍게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적합하다. 숲과 파도, 외나무다리가 어우러진 풍경 덕분에 삼척다운 여유를 담은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동해 절벽을 바로 옆에서 걷는 ‘초곡용굴촛대바위길’]
잔잔한 해안 산책보다 조금 더 역동적인 풍경을 원한다면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이 답이다.
초곡항 인근의 해안 절벽을 따라 조성된 이 탐방로에서는 촛대바위와 거북바위, 사자바위, 용굴 등 오랜 시간 파도와 바람이 빚어낸 독특한 해안 지형을 만날 수 있다.
탐방로는 512m 길이의 데크길과 56m 길이의 출렁다리 등을 포함해 총 660m로 이어진다.
바다를 멀리서 내려다보는 일반적인 전망대와 달리,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 사이로 이어진 길을 직접 걸으며 동해의 풍경을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걷다 보면 발아래에서 부서지는 푸른 파도와 아찔한 출렁다리가 차례로 등장한다. 덕봉산 탐방로가 숲과 해변을 여유롭게 걷는 코스라면, 이곳은 절벽과 파도가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풍경을 체험하는 코스에 가깝다.
다만 파도가 높거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여름 더위를 뒤집는 반전 피서지 ‘환선굴’]
여름 여행이라고 바다만 계속 보다 보면 뜨거운 햇볕과 습한 날씨에 금세 지치기 마련이다. 이때 삼척 여행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주는 장소가 바로 환선굴이다.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동굴지대에 자리한 환선굴은 약 5억3000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석회암 동굴이다. 내부에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를 비롯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다양한 동굴 생성물이 발달해 있다.
동굴 내부 온도는 연중 약 10~15도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바깥의 뜨거운 공기와는 전혀 다른 온도와 거대한 동굴의 규모가 여행에 강렬한 반전을 더한다.
입구부터 이어지는 관람로를 따라 걷다 보면 넓은 광장과 물길, 폭포, 독특한 형태의 동굴 생성물을 차례로 마주하게 된다.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장소를 넘어 자연이 수억 년에 걸쳐 만든 압도적인 풍경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동굴 내부 바닥은 물기로 미끄러울 수 있어 편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매표소에서 동굴 입구까지는 거리가 있어 도보로 이동하거나 별도 요금의 모노레일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동행인의 체력과 대기 시간을 고려해 일정을 구성해야 한다.
[차 없이도 즐기는 현실적인 바다 코스 ‘삼척해수욕장’]
앞서 소개한 장소들이 삼척의 숨은 자연경관을 만나는 코스라면, 여행의 마무리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모두 갖춘 삼척해변과 작은후진해변이 적당하다.
삼척해변은 넓은 백사장과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 풍경을 갖춘 삼척의 대표 해변이다. 주변에 숙박시설과 음식점, 카페 등 여행 편의시설이 모여 있어 비교적 가볍게 여름 바다를 즐기기 좋다.
삼척해변 북쪽으로 이어지는 작은후진해변은 넓은 백사장 중심의 삼척해변과 달리 바위와 해안 풍경이 어우러진 아담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인근 해안 산책로와 이사부사자공원까지 함께 둘러보면 바다를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 코스로 구성할 수 있다. 작은후진해변은 삼척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도 공식 해변 명칭으로 안내되고 있다.
화려한 액티비티보다 숙소와 카페, 해변을 편하게 오가며 쉬고 싶은 여행자에게 특히 잘 맞는다. 차량 없이 삼척을 찾는 뚜벅이 여행자라면 여행 일정의 시작이나 마지막 코스로 활용하기 좋다.
[강릉·속초를 지나 삼척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
삼척은 한 가지 풍경만 보고 돌아오는 여행지가 아니다.
갈남항에서는 조용하고 투명한 바다를 만날 수 있고,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에서는 53년 동안 감춰졌던 숲과 바닷길을 걸을 수 있다. 초곡용굴촛대바위길에서는 거친 절벽과 파도를 가까이서 마주하고, 환선굴에서는 한여름에도 서늘한 자연의 반전을 경험할 수 있다.
여행의 마지막에는 삼척해변과 작은후진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여유로운 동해의 풍경을 즐겨보자.
유명 관광지에서 사람 구경만 하다 돌아오는 휴가가 아쉽다면, 올여름에는 강릉과 속초를 지나 삼척으로 방향을 틀어보는 것은 어떨까. 화려한 유명세보다 투명한 바다와 여유로운 풍경, 색다른 이야기를 찾는 여행자라면 삼척을 먼저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