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가 해고 명단 짰다…의료·육아휴직자에 불리한 구조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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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전·현직 직원 26명, AI 평가로 장애·휴직자 표적 해고 소송 제기
생산성 점수·메타메이트 등 활용 주장에 메타는 “사람이 결정” 반박

메타 AI가 해고 명단 짰다…의료·육아휴직자에 불리한 구조 소송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메타 AI가 해고 명단 짰다…의료·육아휴직자에 불리한 구조 소송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정리해고 대상을 골랐다는 의혹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현직 및 전직 직원 26명은 7월13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오클랜드)에 소송을 냈다. 이들은 메타가 생산성 점수와 AI 토큰 사용량, 내부 대형언어모델(LLM) ‘메타메이트(Metamate)’ 등을 결합해 해고 대상자 명단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 평가 방식이 의료·육아휴직이나 장애로 업무량이 줄어든 직원들에게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작동했다는 것이 핵심 쟁점이다. 메타 측은 “인력 관리와 조직 결정은 사람이 내렸고 지금도 그렇다”며 관련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8000명 감원 명단에 오른 26명, 왜 소송을 냈나

메타는 지난 5월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8000명 규모의 감원을 진행했다. 당시 메타는 AI 투자 확대를 감원 배경으로 언급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인 26명은 이 감원 명단에 포함돼 통보를 받은 현직·전직 직원들로, 실제 퇴사(분리) 절차는 7월22일(현지시각) 시작될 예정이다.

원고들은 법원에 해고 절차를 잠정 중단해달라는 긴급 신청을 함께 냈다. 이를 통해 중재(arbitration) 절차로 사안을 다투는 동안 퇴사 확정이나 보상·복지·보호휴직 상태 변경을 막아달라는 취지다. 메타를 상대로 각 원고와의 중재를 강제하고, 복직 협상과 임금 소급 지급, 손실된 지분·복지, 별도 손해배상까지 요구하고 있다. 다만 담당 연방판사는 해고를 중단시켜달라는 긴급 신청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생산성 점수부터 메타메이트까지…AI 평가 시스템의 실체 / AI 생성 이미지
생산성 점수부터 메타메이트까지…AI 평가 시스템의 실체 / AI 생성 이미지

생산성 점수부터 메타메이트까지…AI 평가 시스템의 실체

소송 서류(71쪽 분량)에 따르면 메타는 하나의 알고리즘이 아니라 여러 내부 AI 시스템이 얽힌 ‘시스템들의 집합’을 통해 각 직원의 성과를 프로파일링하고 해고 명단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라마(Llama) 모델 기반으로 만들어진 메타메이트가 포함된다. 메타메이트는 직원들의 코딩·연구·문서 작성을 돕는 ‘제2의 두뇌’로 소개됐지만,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문서를 함께 모니터링하는 역할도 했다고 소송은 주장한다.

여기에 더해 키보드 입력과 화면 활동, 이메일 사용, 브라우저 기록까지 추적하는 별도의 모니터링 도구, 그리고 직원별 AI 토큰 사용량을 측정하는 대시보드도 평가에 동원됐다. 원고 측은 이런 지표들이 ‘설계상’ 의료·가족돌봄휴직 중이거나 장애로 업무 산출이 줄어든 직원의 점수를 누적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법이 가장 명시적으로 보호하는 대상들이 오히려 해고 명단에 불균형하게 오르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남아 있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직원 활동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는 새 추적 도구 ‘모델 캐퍼빌리티 이니셔티브(MCI)’가 알려진 광고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 “사람이 결정” 반박…법정에서 다퉈질 쟁점들

메타 대변인 앤디 스톤(Andy Stone)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이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 그게 전부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력 관리와 조직적 결정은 사람이 내렸고 지금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원고 측은 이번 조치가 연방 및 주(州)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AI 시스템이 편향성 검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아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시의 관련 법을 위반했다는 점도 별도로 지목했다. 배경이 되는 정책 흐름도 있다. 2024년 캘리포니아 주의회에는 채용이나 해고 과정에서 ‘알고리즘 차별’을 유발하는 AI 도구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AB 2930)이 발의됐지만 빅테크 로비 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2023년 채용 심사에 널리 쓰이는 AI 도구들이 인종·성별·장애 등 보호 대상 특성을 근거로 기존 차별을 오히려 심화시킬 “엄청난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AI 감원 소송의 첫 시험대…업계 전체로 번질 쟁점

이번 소송은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인력감원 선정 과정에서 AI 사용의 적법성을 다투는 첫 사례로 꼽힌다. 원고 측 주장의 핵심은 메타가 차별을 하도록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설계했다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은 직원의 업무 기여도를 원천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행동 텔레메트리(behavioral telemetry)’ 방식의 AI 성과 도구를 활용하면서, 법적으로 보장된 휴직 기간을 보정하지 않고 해고 명단을 만들었다는 구조적 문제 제기다.

이런 구조—직원 행동 데이터 수집이 자동 순위 산정으로 이어지고, 그 순위가 다시 인력 관리 결정으로 연결되는 방식—는 메타에 국한되지 않고 기술업계 전반에 이미 퍼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세일즈포스 계열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워크데이(Workday)도 2023년부터 자사 AI 채용 심사 도구가 인종·성별·연령·장애를 근거로 지원자를 차별했다는 소송에 대응하고 있다. 워크데이는 해당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자사 기술이 “보호 대상 특성이 아닌 직무 자격만을 본다”고 반박한 상태다. 메타 소송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AI 기반 인력 결정에 대한 법적 잣대를 처음으로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은 7월22일로 예정된 해고 절차를 법원이 중단시킬지가 최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