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예술의 경계 허문 광산구 ‘광산포차’ 대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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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시민 200여 명 운집… 일하는 시민예술제, 삶의 애환 달래는 소통의 장 활짝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팍팍하고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친 시민들의 지친 어깨를 따뜻하게 다독여 주는 아주 특별하고 이색적인 퇴근길 문화 축제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도심 한복판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15일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열린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 광산’ 광산포차 행사에 참석해 시민, 노동 예술작가 등과 ‘노동주(노동주 의미를 담은 주스)’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광산구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15일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열린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 광산’ 광산포차 행사에 참석해 시민, 노동 예술작가 등과 ‘노동주(노동주 의미를 담은 주스)’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광산구

거창하고 어려운 예술이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삶 자체가 훌륭한 예술 작품이 되는 뜻깊은 축제의 장이 열린 것이다. 노동과 예술의 견고했던 경계를 과감하게 허물고, 일과 삶의 진정한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광산구 최초의 예술 프로젝트인 ‘일하는 시민예술제@광산’의 메인 행사 ‘광산포차’ 현장을 뜨거운 열기와 벅찬 감동을 심층적으로 담아보았다.

◆ 땀 흘린 당신을 위한 특별한 위로, 광산포차 개장

1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구청장 박병규)에 따르면, 구는 지난 15일 저녁 지역 문화예술의 산실인 소촌아트팩토리 일대에서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광산(이하 일하는 시민예술제)’의 화려한 개막을 알리는 대표 시그니처 행사인 ‘광산포차’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광산포차는 치열한 생업의 현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며 삶의 애환을 나누던 옛 포장마차의 정겨운 풍경을 현대적인 예술 축제의 모티브로 삼아 기획되었다.

퇴근길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감미로운 ‘퇴근길 버스킹 공연’으로 잔잔하게 포문을 연 광산포차 행사장 곳곳에는 퇴근 인증사진을 남길 수 있는 이색 촬영관과 나만의 개성을 담은 ‘노동잔’ 만들기 체험 부스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되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현장에는 각자의 일터에서 묵묵히 땀 흘려 일한 일반 시민들을 비롯해 노동단체 관계자, 그리고 이번 시민예술제 전시에 직접 참여한 노동예술가 등 무려 200여 명의 인파가 한데 어우러지며, 마치 거대한 마을 잔치를 방불케 하는 뜨거운 축제의 열기를 내뿜었다.
지난 15일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열린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 광산’ 광산포차에 참석한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시민 등과 함께 전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 광산구
지난 15일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열린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 광산’ 광산포차에 참석한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시민 등과 함께 전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 광산구

◆ DJ 사연 청취와 ‘노동주’ 건배… 웃음과 눈물의 소통

이날 행사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순간은 단연 과거 라디오 전성시대 ‘별밤지기’로 맹활약하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문형식 DJ가 진행하는 특별한 사연 청취 시간이었다. 문형식 DJ 특유의 편안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소개된 일터에서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와 희로애락이 담긴 사연들은 현장에 모인 이들에게 때로는 박장대소하는 큰 웃음을, 때로는 가슴 먹먹해지는 잔잔한 울림을 선사하며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사연과 함께 울려 퍼진 신청곡들은 고단했던 하루를 위로하는 최고의 치유제가 되었다.

여기에 일하는 시민 모두의 수고를 격려하기 위해 특별히 기획된 ‘노동주(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듬뿍 담은 건강한 과일 주스)’ 퍼포먼스 역시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광산포차를 가득 채운 시민들과 초청 작가들, 그리고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다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높이 들고 ‘노동주’를 시원하게 부딪치며 건배하는 모습은, 서로의 고단했던 하루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내일의 희망을 격려하는 이번 행사의 진정한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명장면으로 남았다.

◆ 노동의 숭고한 가치, 갤러리 속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

광산포차에서의 유쾌하고 감동적인 소통의 시간을 마친 참석자들은 발걸음을 옮겨 소촌아트팩토리 내 큐브미술관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일하는 시민예술제의 핵심을 관통하는 다채로운 전시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일과 놀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기획전(본전시)을 비롯해, 땀방울의 가치를 담아낸 ‘일터의 시민 작품전’, 미래 세대의 순수한 시선이 돋보이는 ‘어린 시민 그림전’ 등 수준 높은 전시가 이어졌다.

특히 ‘일과 놀이’ 기획전에는 한국 노동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구본주 작가의 ‘노동’, 홍성담 작가의 ‘근로기준법’, 이종구 작가의 ‘농부문씨’ 등 무려 23명에 달하는 유명 작가들의 묵직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특별전인 ‘일터의 시민 작품전’이었다.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부터 택배기사, 물리치료사, 변호사, 고객센터 상담사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이웃들이 자신들의 치열한 일터 경험을 훌륭한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켜 직접 창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전문가의 작품 못지않은 깊은 울림과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 8월 말까지 다채로운 향연… 박병규 청장 "존엄 피워낼 것"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화려한 막을 올린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광산’은 우리네 평범한 일과 삶을 가장 아름다운 예술의 언어로 풀어내고 노동의 숭고한 가치를 밤하늘의 별처럼 빛내는 전례 없는 시민 주도형 문화예술 축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번 축제는 오는 8월 30일까지 두 달여에 걸쳐 깊이 있는 주제 기획전과 특별전 등의 다채로운 전시 프로그램은 물론, 시민들의 퇴근길을 풍성하게 채워줄 퇴근길 음악회 등 다양한 연계 행사를 쉼 없이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당장 18일에는 이번 시민예술제와 뜻을 같이하는 ‘제35회 용아 박용철 전국 백일장’이 소촌아트팩토리 일원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어 문학적 감수성까지 더하게 된다.

행사 현장을 시종일관 지키며 시민들과 호흡을 함께한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벅찬 소회를 전했다. 박 청장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일터의 진정한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화와 예술이라는 아름다운 매개체로 하루의 고단한 회포를 푼 오늘 광산포차의 시간은, 광산구가 왜 전국 최초로 일하는 시민예술제를 야심 차게 기획하고 열어야만 했는지 그 분명한 이유를 확인시켜준 무척이나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청장은 “누군가의 치열한 삶의 현장과 굵은 땀방울의 흔적이 담고 있는 그 위대하고 숭고한 가치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묵묵히 일하는 모든 시민의 빛나는 존엄을 예술이라는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워낸 이번 일하는 시민예술제에 앞으로도 지역 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따뜻한 참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노동의 땀방울이 예술의 꽃으로 피어나는 광산구의 아름다운 실험이 지역 문화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