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클로드, AI 서비스 이용한 한국 대학생에게 '251억'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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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자동충전 설정 오류 때문"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대화형 AI '클로드'를 쓰던 한 한국인 대학생이 250억원이 넘는 요금 청구서를 받았다고 SBS가 최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최신 에이전트 AI '클로드 페이블5'를 이용하는 대학생 양승민 씨는 지난 8일 사용료 청구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166만9000달러, 우리 돈 25억원이 넘는 금액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양 씨의 카드로는 열 차례 넘게 결제가 시도됐지만 액수가 워낙 커 모두 거절됐다. 이후 청구액은 멈추지 않고 불어나 251억원을 넘어섰고, 양 씨는 급히 카드를 정지시켰다.
양 씨는 "처음에는 24억6000만원에서 시작했는데 251억6000만원까지 찍혔다"며 "엄청 무서웠다. 진짜 청구되면 인생이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액 요금제 외에 별도로 돈을 쓴 적이 없다는 양 씨는 앤트로픽에 18통의 이메일을 보냈고, 사흘 만에야 "자동충전 설정 오류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 답변마저 사람이 아닌 AI가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양 씨는 전했다. 그러나 양 씨는 애초에 자동충전 기능을 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청구가 될 만한 것들은 제 시스템 내부에 없었다. 청구는 받았는데 이유를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앤트로픽 측은 "이용자와 소통하고 있으며 해결을 완료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등에도 앤트로픽 AI 결제 오류로 피해를 봤고 환불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와 있다. 이용자들은 요금이 왜 그렇게 부과됐는지 회사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태훈 서강대 가상융합전문대학원 교수는 매체에 "내부적으로 어떻게 써서 이 비용이 나왔는지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공개하지 않으면서 비용을 청구하는 행위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고의 배경으로는 쓴 만큼 요금을 매기는 종량제 과금 구조가 지목된다. 클로드 페이블5처럼 이용자를 대신해 여러 작업을 스스로 처리하는 에이전트 AI는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막대한 연산량, 이른바 토큰을 소모한다.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판단해 반복적으로 시스템을 호출하기에 프로그램이 같은 작업을 무한 반복하거나 결제·충전 설정에 오류가 생기면 이용자가 알아차리기 전에 요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요금 산정 방식이 복잡하고 공개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이용자가 자신이 받은 청구액이 정당한지 스스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반복해서 제기되는 문제다. 다만 이번 청구가 어떤 경로로 발생했는지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클로드는 앤트로픽이 개발한 대화형 AI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과 경쟁하는 서비스다. 글쓰기와 번역, 코딩, 자료 분석 등에 두루 쓰이며 최근에는 이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처리하는 '에이전트' 기능이 부각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인력이 2021년 세운 회사로, 'AI 안전성'을 전면에 내세워 왔다. 국내에서도 개발자와 직장인, 학생 사이에서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페이블5는 이 회사가 내놓은 최신 모델 가운데 하나다.
앤트로픽은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여러 유료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무료 플랜 외에 월 20달러의 프로, 월 100달러의 맥스 5x, 월 200달러의 맥스 20x가 있고, 좌석 단위로 요금을 매기는 팀·엔터프라이즈 상품도 있다. API를 직접 연결해 쓰면 사용한 토큰만큼 별도로 요금이 부과된다. 또 API 이용자는 잔액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결제해 충전하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데, 이 설정이 잘못 작동할 경우 예상치 못한 대금이 청구될 위험이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해 8월 일부 이용자가 코딩 도구를 사실상 멈추지 않고 돌리면서 서버 부담이 커지자 주간 사용 한도를 새로 도입했다. 당시 회사는 이 조치가 전체 구독자의 5% 미만에게만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한도가 자주 바뀌고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불만이 이어져 왔다.
미국에서는 맥스 5x·20x 이용자가 실제 제공되는 사용량이 광고된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며 지난달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냈다. 원고 측은 5시간짜리 작업 한 번에 주간 사용 한도의 15%가 소진됐다면서 앤트로픽이 요금제 사용량을 부풀려 광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이 소송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