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아니다…60세 이후 집 고를 때 반드시 참고할 대반전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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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거주하기 좋은 주거지의 조건

집을 고를 때 떠올리는 질문은 대개 정해져 있다. '어디 집값이 오를까'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은퇴를 앞두고 노후가 다가온 세대는 좋은 거주지에 대한 기준을 새롭게 세울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에 주목된다. 교육공간 디자이너 김지호 아이스토리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지호의 공간문해력'을 통해 노년에 살기 좋은 곳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AI툴로 생성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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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김지호 아이스토리 대표가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서울요? 아닙니다' 노년에 가장 살기 좋은곳 압도적 1위' 영상을 통해 노년 거주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 유튜브 '김지호의 공간문해력'
김지호 아이스토리 대표가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서울요? 아닙니다" 노년에 가장 살기 좋은곳 압도적 1위' 영상을 통해 노년 거주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 유튜브 '김지호의 공간문해력'

김 대표가 먼저 짚은 것은 '인구 구조'다. 1964년부터 1974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약 954만 명에 이른다. 단일 세대로는 가장 큰 규모다. 이들이 앞으로 꾸준히 60대와 70대로 진입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36년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30.9%에 달해 국민 세 명 중 한 명이 노인이 되고, 2050년 무렵에는 4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프랑스는 수십 년, 일본조차 십수 년이 걸렸지만 한국은 단 7년 남짓 만에 도달했다. 인류 역사상 이렇게 빨리 늙은 나라는 없었다.

따라서 이제 더 이상 '노후에 살기 좋은 곳은 어디인가' 라는 질문은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노후를 맞이하기에 앞서 미리 생각하고 고려해야 하는 중요 요소인 것이다.

김지호 아이스토리 대표가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서울요? 아닙니다' 노년에 가장 살기 좋은곳 압도적 1위' 영상을 통해 노년 거주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 유튜브 '김지호의 공간문해력'
김지호 아이스토리 대표가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서울요? 아닙니다" 노년에 가장 살기 좋은곳 압도적 1위' 영상을 통해 노년 거주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 유튜브 '김지호의 공간문해력'

특히 김 대표는 "60대의 기준은 30대의 기준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은퇴가 하나의 해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퇴근 거리와 학군 등 집의 위치를 결정하던 외부 조건이 한꺼번에 사라진다. 태어나 처음으로 직장도 학교도 아닌, 오직 자신의 기준으로 살 곳을 고를 자유가 생긴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김 대표는 "30대의 기준과 60대의 기준이 같을 거라고 착각하는 것"이라며 직장까지 몇 분, 지하철역까지 몇 분 등을 고려하는 눈으로 노년의 집을 고르면 후회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60대 이후 노년의 삶을 결정하는 변수는 전혀 다른 곳에 숨어 있다.

유튜브, 김지호의 공간문해력

첫 번째 변수 — 운전대를 놓아도 생활이 가능할까

AI툴로 생성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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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 사람은 대개 "80까지도 운전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통계도 얼추 그 심리를 뒷받침한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고령운전자의 면허 자진 반납률은 평균 2.3%에 그쳤다. 100명 중 두세 명만 스스로 면허를 내려놓는다는 뜻이다. 한 조사에서는 고령운전자의 55%가 면허를 반납할 의향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75세 이상은 3년마다 운전면허를 갱신하며 교통안전교육과 인지 선별 검사를 통과하면 계속 운전이 가능하다.

바로 여기서 김 대표는 역설을 꺼낸다. 오래 운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나중에는 함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해외 연구들을 보면 운전을 그만둔 노인은 이후 우울 증상이 늘고 신체·인지 기능이 떨어지며 사회적 관계가 줄고 사망 위험까지 높아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운전을 못 하게 되는 순간 삶의 반경이 갑자기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마트, 병원, 친구와 자식을 보는 일에 모두 차로 움직이던 사람이 그 차를 놓으면 자신의 세상이 집 안으로 줄어든다.

김 대표는 "운전대를 완전히 놓기 한참 전, 이미 60대 후반부터 생활 반경은 야금야금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진짜 질문은 '나는 언제 운전을 그만둘까'가 아니라 '내가 운전을 못 하게 됐을 때, 이 동네에 내 삶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 질문의 답은 78세에 (뒤늦게) 정하는 게 아니다. 답은 지금 60대에 운전대를 멀쩡히 쥐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정해진다"며 "지금 차를 몰고 임장 다니면서 '여기 좋네' 고른 집이 차가 없으면 완벽한 감옥이 되는 집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번째 변수 — '5분 생활권'의 눈으로 보면

AI툴로 생성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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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요즘 도시계획의 유행어 중 하나로 '15분 도시'를 짚었다. 걸어서 15분 안에 병원·마트·공원 등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는 도시를 말한다. 좋은 개념이지만 노년의 눈으로 보면 이 15분이 함정이 된다고 김 대표는 지적한다.

김 대표는 "홍콩에서 고령자의 실제 보행을 분석한 연구에서 고령자들은 대부분의 일상 도보를 5분에서 12분 안에 끝냈다. 15분이 아니라 그 절반쯤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몸이 감당하는 거리는 짧아진다. 노인에게 의미 있는 단위는 15분이 아니라 5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15분'이라는 추상적 숫자가 노인을 진짜로 괴롭히는 것을 가려버린다는 점도 중요하다. 지도상으로는 집에서 마트까지 12분이라 완벽해 보여도, 그 길에 5cm 높이의 연석 턱 하나가 있을 경우 무릎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는 벽이 된다. 15분 안에 접근 가능이라는 지표는 통과하지만 실제로는 가기 어렵다.

그래서 노년의 거주지를 평가하는 단위는 15분 반경이 아니라 집 앞 5분, 10분 안의 디테일이다. 김 대표는 "연석 턱이 깎여 있는가, 중간에 쉴 벤치가 있는가, 여름에 그늘이 지는가, 겨울에 빙판이 잘 생기지 않는가 등의 손에 잡히는 디테일이 노년의 삶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변수 — '기온'이 노후를 위협할 수 있다

AI툴로 생성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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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변수는 아직 부동산 가격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기후(기온)'이다. 폭염은 노인에게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다. 나이가 들면 감각이 떨어지며 몸이 '지금 위험하다'는 신호를 알아채기 어렵다. 멀쩡한 줄 알았지만 몸은 무너지게 되기 쉬운 것이다.

이때 김 대표는 2003년 프랑스 폭염 당시 사망자를 정밀 분석한 연구를 인용하며 "사망과 더 깊게 관련된 것은 낮 기온이 아니라 밤 기온, 그리고 건물 밀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낮에 달궈진 콘크리트, 밤에도 식지 않는 고밀도 아파트숲이 노인을 위협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우리가 선호하는 빽빽한 신축 단지가 폭염 때는 거대한 열 저장고가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노년에 그 열기 속에서 잠을 못 자고 그것이 며칠간 누적되면 건강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

겨울도 변수다. 김 대표는 "따뜻한 거실에서 차가운 욕실로 들어가는 순간 급격한 온도 차에 혈압이 요동치는 '히트쇼크'"를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겨울철 노인 욕실 사고의 상당수를 차지한다면서 "추위 역시 집안과 동네에서 노인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 대표가 제시하는 노년에 살기 좋은 도시의 조건 중 하나는 '기온 회복력'이다. 그는 "밤에 잘 식는 도시인가, 그늘과 바람이 있는가, 겨울에 길이 미끄럽지 않은가"를 짚으며 "부동산 시장은 아직 이걸 가격에 넣지 않았지만, 노년의 몸은 정확히 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종합하며 "운전, 거리의 5분, 기온, 이 세 가지의 새로운 잣대로 보면 좋은 도시의 그림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