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클라우드서 본 전 남친과의 은밀 영상... 이혼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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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안 해주면서..." 배신감 토로한 남편
“내게는 부끄럽다며 한 번도 들어주지 않던 것들을 옛 남자 친구와는 다 했더라.” 아내의 클라우드 계정에서 과거 영상과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된 남편이 배신감을 토로하며 이혼을 고민한다는 글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26일 올라왔다.

자신을 남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조언을 구한다며 글을 올렸다. 글쓴이에 따르면 그는 아내의 구글 클라우드에서 과거 남자 친구와 함께 찍은 은밀한 내용의 영상과 사진을 봤다.
글쓴이가 견디기 힘들어한 대목은 아내가 자신에게 보인 태도와 영상 속 모습의 차이였다. 글쓴이는 결혼 생활 동안 아내에게 특정 속옷이나 복장 착용, 제모 등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했다. 아내가 부끄럽다거나 민망하다는 이유로 한 번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옛 영상과 사진 속 아내는 자신에게 거절했던 것들을 모두 한 것은 물론 그 이상의 수위도 있었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글쓴이는 "평생 내 앞에서 조신한 척하고 부끄럽다며 거절했던 행동들을 전 남자 친구와는 했다는 게 이혼하고 싶은 이유"라고 적었다. 이어 신뢰가 깨졌고 남자로서 자존감도 무너졌다고 했다. 아이를 가지려 노력했지만 지금 자녀가 없는 게 오히려 다행으로 느껴진다고도 했다.
글쓴이는 아내가 자신이 영상과 사진을 본 사실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해당 사진과 영상을 본 사실을 숨기는 게 맞을지,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며 조언을 구했다. 혼자 끙끙 앓다가는 정신적으로 견디기 어려울 것 같다고도 했다.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우선 글쓴이를 향한 조롱이 눈에 띄었다. 이 정도 일로 흔들리느냐며 "찐따냐"는 식으로 글쓴이를 깎아내리는 반응이 일부 있었다. 배우자의 계정을 열어 본 것부터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아내를 겨냥한 험담도 많았다. 옛 애인과는 적극적이었다가 결혼 상대에게는 다른 태도를 보이는 걸 따지는 취지의 원색적인 반응이 쏟아진다. 아내가 옛 연인을 잊지 못한 것 같다거나, 글쓴이는 결혼을 위한 상대였을 뿐이라는 냉소도 있었다.
이혼을 두고는 조언이 엇갈렸다. 배신감이 평생 지워지지 않을 테니 이혼하라는 쪽, 영상과 사진을 본 사실을 밝히면 과거를 들추는 옹졸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 굳이 말하지 말라는 쪽으로 나뉜다. 오히려 그 얘기를 꺼내는 순간 아내가 먼저 이혼을 요구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실제 상황이 아니라 지어낸 글이라는 의심이 많았다. 어떤 여성이 옛 연인과의 영상을 그대로 보관하겠느냐는 것이다.
배우자의 혼인 전 이성 관계는 이혼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 여섯 가지를 정하고 있다.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했을 때,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을 때,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다.
이 가운데 첫 번째인 부정한 행위는 혼인한 이후에 부부 일방이 정조 의무를 저버린 경우를 말한다. 성관계에 이르지 않더라도 정조 의무에 어긋나는 행위를 폭넓게 포함하지만 어디까지나 혼인 이후의 일이어야 한다. 혼인 전의 연애나 동거, 성적인 관계는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다. 이번 사안처럼 배우자가 결혼 전 다른 사람과 맺은 관계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남은 것은 마지막 여섯 번째, 이른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다. 부부 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을 때 인정되는 포괄적 조항이다. 다만 우리 법원은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를 따른다. 배우자의 혼인 전 과거를 알게 된 뒤 스스로 느끼는 배신감이나 감정의 골만으로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결국 배우자의 과거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가 법정에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운 구조다.
오히려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건 배우자의 클라우드 계정에 저장된 사진과 영상을 동의 없이 열어 본 행위다. 배우자라 하더라도 상대의 계정에 무단으로 접근해 사적인 자료를 확인하는 것은 별개의 다툼거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