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뜻밖의 결정…초호화 캐스팅 '한국 영화', 극장서 먼저 본다,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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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 8년 만의 귀환,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을 선택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국내 극장에서 먼저 관객을 만나는 이례적인 방식을 택했다.
28일 넷플릭스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의 공개 일정을 발표했다. 작품은 오는 9월 23일 국내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뒤, 약 한 달 반이 지난 11월 6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 국가에 공개된다.
'가능한 사랑'은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인 이창동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충무로 정상급 배우들이 총출동한 작품이다.

넷플릭스 영화가 극장에서 먼저 상영되는 사례는 해외에서 종종 있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그동안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맨', 브래들리 쿠퍼 감독의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등 일부 대형 프로젝트를 극장에 먼저 공개한 바 있다.
이는 작품성을 갖춘 영화를 극장 스크린으로 먼저 선보인 뒤 글로벌 스트리밍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유명 국제 영화제들에 쉽게 최대받기 위함과 수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도 존재한다.
다만 이러한 사례가 국내에서는 흔치 않았다. 이는 넷플릭스가 그만큼 '가능한 사랑'에 대해 작품성과 예술성 면에서 큰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영화는 공개와 동시에 해외 영화제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능한 사랑'은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으며,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도 이름을 올렸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들이 초청되는 무대로, 이창동 감독의 신작이 공개 전부터 국제적인 기대를 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토론토국제영화제 역시 북미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평가 받는다.
카메론 베일리 토론토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창동 감독을 압도적인 힘과 놀라운 섬세함을 동시에 지닌 예술가"로 평가하며 "그를 여러 번 토론토영화제에 감독과 심사위원으로 모실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최근 극장 시장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먼저 극장 개봉을 택한 점도 의미가 크다. 작품성을 갖춘 영화는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먼저 관객과 만나고,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공개하는 방식은 극장과 OTT가 공존하는 새로운 배급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이창동 감독의 복귀다. '가능한 사랑'은 2018년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영화 '버닝' 이후 무려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그는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 등 한국 영화사에 남을 작품들을 연출했다. 특히 '밀양'으로는 전도연이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시'는 칸 각본상을 수상했다. '버닝' 역시 세계적인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8년 동안 차기작을 준비해 온 이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내놓을지 영화계 안팎의 기대감도 상당하다.
이번 작품에는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칸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전도연, 연기파 배우 설경구, 올해 굵직한 작품들에 연달아 출연하며 화제인 조인성, '기생충'을 필두로 다양한 장르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조여정이 한 작품에 출연한다.
전도연과 설경구는 각각 해고된 노동자의 아내 미옥와 남편 호석을 연기하며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을 그려낸다. 조여정은 해고된 노동자를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 역을 맡았고 조인성은 그의 남편 상우로 등장해 또 다른 축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영화는 해고된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얽히면서 감춰진 욕망과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전도연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으로 제60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들의 협업은 약 19년 만이다.
설경구 역시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를 통해 이 감독의 초기 대표작을 함께 이끌었던 핵심 주역이다.
전도연과 설경구도 이번 작품을 통해 네 번째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에서 처음 만났으며 영화 ‘생일’(2019)에서 또 한 번 만났다. 이후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2023)에서도 함께한 바 있다. 조인성과 조여정은 이창동 감독과 첫 작업이다.
최근 공개된 포스터에는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포스터에는 달이 떠 있는 새벽 하늘 아래 흔들리는 나무를 배경으로 카메라를 든 예지와 그를 바라보는 미옥의 모습이 담겼다. 서로를 응시하는 두 인물 사이에는 긴장감이 흐르며 두 사람이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능한 사랑'은 오는 9월 23일 전국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뒤, 11월 6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