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나홍진 아니다…복귀 8년 만에 한국 최초로 '이곳'에서 감독상 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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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 세계 무대 석권할까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이창동 감독이 또 하나의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한국 감독 최초로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에서 'TIFF 에버트 감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봉준호 감독과 나홍진 감독 /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과 나홍진 감독 / 연합뉴스

넷플릭스는 30일 이창동 감독이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의 'TIFF 에버트 감독상(TIFF Ebert Director Award)'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 상은 미국의 전설적인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독창적인 영화 세계를 구축하며 세계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친 감독에게 수여된다.

그동안 기예르모 델 토로, 마이크 리, 스파이크 리, 샘 멘데스, 드니 빌뇌브, 클로이 자오 등 세계적인 거장들이 이 상을 받았다. 한국 감독이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토론토국제영화제는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이탈리아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영화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특히 북미 시장 진출의 관문 역할을 하는 영화제로 알려져 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시즌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로도 유명하다. 매년 열리는 트리뷰트 어워즈는 영화인들의 평생 업적과 예술적 성취를 기리는 행사로 높은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창동 감독 / 뉴스1
이창동 감독 / 뉴스1

이번 수상은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세계 무대에 공개되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가능한 사랑'은 이 감독이 2018년 '버닝' 이후 약 8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신작이다.

작품은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하나의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만나 서로의 삶과 감정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회 현실과 개인의 내면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이창동 감독 특유의 시선이 담긴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이창동 감독과 '밀양' 이후 다시 호흡을 맞추는 전도연을 비롯해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두 부부를 연기하며, 서로 다른 가치관과 욕망이 충돌하는 과정을 깊이 있게 표현할 예정이다.

'가능한 사랑'은 먼저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첫선을 보인다. 이어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서 북미 관객과 만나게 된다. 스페셜 프레젠테이션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기대작들이 초청되는 대표 섹션으로, 세계 영화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오는 9월 23일 일부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뒤, 11월 6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극장과 온라인 공개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관객과 만난다.

'가능한 사랑' /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 / 넷플릭스

이창동 감독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 가운데 한 명이다. 소설가 출신인 그는 1997년 '초록 물고기'로 감독 데뷔한 이후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인간의 상처와 사회 구조를 섬세하게 풀어내는 연출로 세계 영화계에서도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오아시스'는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고, '밀양'으로는 전도연이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시'는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버닝'은 칸 경쟁 부문 진출은 물론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예비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그의 작품들은 인간 존재와 윤리, 사회적 모순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영화로 꾸준히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감독뿐 아니라 문화행정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2003년 참여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내며 문화예술 정책을 이끌었고, 이후 다시 창작 현장으로 복귀해 영화 작업에 집중했다. 감독과 문화행정가, 소설가라는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TIFF 에버트 감독상' 수상은 신작 공개와 함께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다시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토론토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10일부터 20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며, 시상식은 9월 13일 개최된다. 세계적인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이창동 감독이 '가능한 사랑'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