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칼시 상대로 360억 달러 배상소송 제기
작성일
뉴욕주, 칼시에 360억 달러 소송…예측시장 즉시 중단 요구
기업가치 220억 달러 넘는 칼시, “도박 플랫폼” 낙인에 정치적 쇼라 반박

뉴욕주가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를 상대로 최소 360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캐시 호컬(Kathy Hochul) 뉴욕 주지사와 레티샤 제임스(Letitia James) 뉴욕주 검찰총장은 7월 31일(현지시각) 맨해튼 뉴욕주 최고법원에 소장을 냈다. 뉴욕주는 칼시가 주 게이밍위원회 면허 없이 스포츠·선거 등 이벤트 계약을 팔아 불법 도박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칼시의 이벤트 계약 판매를 즉시 중단시키는 임시제한명령(TRO)도 함께 신청했다. 칼시 측은 이번 소송을 “정치적 쇼”라고 반박하며 연방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록 지정계약시장이라 주(州)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60억 달러 배상 청구와 즉시 중단 요구
뉴욕주가 요구한 금액은 최소 360억 달러다. 칼시의 기업가치가 약 220억 달러로 평가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기업가치의 약 1.6배에 달하는 규모다. 크립토뉴스(crypto.news)는 이 360억 달러 수치를 더 블록(The Block)이 법원 서류를 근거로 보도했다고 전했다.
뉴욕주가 요구하는 구제 조치는 상세하다. 칼시의 뉴욕 내 무면허 도박 영업을 영구 금지하는 명령, 모든 고객 베팅과 손실에 대한 전체 회계 조사, 불법으로 판단되는 이익의 몰수와 반환, 피해 고객에 대한 배상, 형법 80.10조에 따른 이익 3배 규모의 벌금, 경주법(Racing Law)에 근거한 무면허 스포츠 베팅 제안 1건당 10만 달러의 벌금 등이 포함됐다. TRO가 인용되면 칼시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뉴욕 내 서비스를 즉시 멈춰야 한다.
제임스 검찰총장은 성명에서 “뉴욕의 도박 관련법은 미성년자의 불법 베팅을 막고 도박 중독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뭐라고 부르든 칼시 같은 예측시장은 명백한 도박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호컬 주지사도 “칼시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문제적 도박을 예방하며 필수 공공서비스 재원을 마련하고 모든 기업이 동일한 규칙을 따르도록 하기 위해 존재하는 뉴욕의 게이밍 법을 무시하기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위장 계정으로 확보한 증거들
뉴욕주 검찰은 이번 소송을 준비하며 업계 보고서나 제3자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계정을 만들어 실제 베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했다. 검찰이 제시한 사례로는 지난 4월 UConn과 미시간 간 대학 농구 경기에 1.14달러짜리 ‘Yes’ 계약 4건을 매수한 기록, 그리고 지난 7월 리얼리티쇼 ‘빅브라더’ 우승자를 맞히는 계약 10건을 매수한 기록이 있다. 두 거래 모두 아무런 제지 없이 완료됐다고 소장은 밝혔다.
소장은 또 칼시가 만 18~20세 이용자에게도 베팅을 허용해 뉴욕주가 모바일 스포츠 베팅에 적용하는 21세 이상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뉴욕 소재 대학 스포츠 팀이 참여한 경기에 베팅 상품을 제공한 점도 별도 위반 사항으로 지목됐다. 소장에는 연방 유선통신법(Interstate Wire Act) 위반 혐의도 포함됐다. 칼시가 유선통신을 이용해 주 경계를 넘는 베팅을 전송했다는 취지다. 이는 CFTC 등록에 따른 연방 선점(preemption) 논리가 인정되더라도 별도로 적용될 수 있는 연방 형사법상 근거라는 점에서 뉴욕주에 추가적인 법적 지렛대를 제공한다.
칼시의 반박과 CFTC의 개입
칼시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칼시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엘리자베스 다이애나(Elisabeth Diana)는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 “우리 주 지도층에서 이런 식의 정치적 쇼가 벌어지는 걸 보니 안타깝다”며 “주 정부가 연방 면허를 받은 거래소를 마음대로 폐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결국 뉴욕 시민들이 해외 플랫폼으로 밀려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FTC도 이 다툼의 한 축이다. 뉴욕주가 소송을 제기하기 직전 CFTC는 뉴욕주의 집행을 막아달라는 긴급 신청을 법원에 냈다. 칼시 같은 지정계약시장에 대한 상품거래법(Commodity Exchange Act)상 규제 권한은 CFTC에 배타적으로 귀속된다는 논리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CFTC는 최소 9개 주와의 분쟁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번 소송은 뉴욕주 게이밍위원회가 2025년 10월 칼시에 영업중지명령을 내리고 칼시가 이에 맞서 연방법원에 소송을 낸 이후 벌어진 연쇄 공방의 최신 국면이다. 지난 7월 법원은 칼시의 예비적 금지명령 신청을 기각했고, 항소법원도 집행을 막아달라는 칼시의 요청을 거부했다. 크립토뉴스는 뉴욕주가 소송을 낸 시점이 제2연방항소법원이 칼시의 긴급 구제 신청을 기각한 지 이틀 뒤인 7월 29일(현지시각)이었다고 전했다.
갈수록 커지는 예측시장 규제 전쟁
이번 사태는 개별 소송에 그치지 않는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초당적 38개 주 검찰총장 연합이 매사추세츠주 관련 유사 소송을 지지하는 아미쿠스 브리프(법정조언서)를 제출했고, 이미 13개 주에서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크립토포테이토(CryptoPotato)에 따르면 뉴욕주는 최근 코인베이스(Coinbase)와 제미니(Gemini)가 운영하는 예측시장 사업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로 소송을 냈다. 앞서 미네소타주가 예측시장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한 법을 시행하려다 연방법원의 잠정 중단 명령을 받은 사례도 있어, 주(州) 단위 규제와 연방 관할권이 충돌하는 흐름이 미 전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칼시 이용자들은 2025년 한 해 월 10억 달러 이상을 베팅했고, 그중 90%가 스포츠 관련 계약에 몰렸다. 칼시의 연간환산 거래량은 약 1,780억 달러에 달한다. 이런 스포츠 계약 의존도는 스포츠 이벤트 계약 자체를 금지하려는 미 상원의 초당적 법안 논의와 맞물려 사업 존속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칼시가 지난해 12월부터 솔라나(Solana) 기반 토큰화 예측시장을 선보이며 여러 블록체인으로 확장을 시도해왔다고 전했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집계로는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관련해 약 200억 달러의 거래를 처리했고 40만 개 이상의 지갑이 참여했다. 칼시와 경쟁사 폴리마켓(Polymarket)은 아르헨티나, 스페인,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규제 반발에 직면해 있어, 뉴욕주 소송의 결과가 업계 전체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