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 보유자들은 무조건 주목해야 할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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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하루 20% 급등했지만 목표가 절반 수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루 만에 주가를 20% 넘게 끌어올렸지만 증권사들이 내건 목표주가와의 간극은 아직도 크다. 사흘 연속 이어진 폭락장에서 두 종목이 워낙 깊게 파였던 탓이다. 지난 금요일 두 종목이 급반등했지만 평균 목표가는 여전히 현 주가의 두 배 안팎에 형성돼 있다.
2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2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런데 최근 한 달 증권사 11곳이 제시한 평균 목표가는 51만4545원이다. 시장 기대치가 주가를 96%나 웃도는 셈. 이 기간 가장 높은 목표가는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65만원이고, 가장 낮은 목표가는 DB증권의 36만원이었다. 대다수 증권사가 투자의견 '매수'를 지켰고, 유진투자증권은 최고 등급인 'Strong Buy'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SK하이닉스의 지난주 종가는 171만8000원이다. 그런데 평균 목표가는 337만1538원아다. 괴리율이 96%에 이른다. 목표가를 낸 13곳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30일 제시한 470만원이 최고였고, BNK투자증권이 지난달 29일 내놓은 148만원이 최저였다.
두 종목의 목표가가 큰 폭으로 깎인 것은 지난주 증시를 덮친 이른바 '어둠의 사흘' 때문이다. 중국의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 착수 소식과 창신메모리(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 기대에 못 미친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코스피는 지난달 28일 10.84% 빠진 것을 시작으로 29일 5.98%, 30일 1.23% 밀리며 6000선을 내주고 5500선까지 후퇴했다. 이 과정에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서 8% 넘는 급락 때 매매를 20분간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이틀 연속 동반 발동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닥에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당시 두 차례뿐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계기로 한·미 양국이 9500억 달러(약 1370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협력을 발표했지만, 이런 호재조차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지난주 첫 거래일 코스피는 0.97% 오르는 데 그친 뒤 곧바로 폭락 국면에 들어섰다.
분위기는 마지막 거래일에 뒤집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미국 반도체주가 반등하자,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1001.89포인트(17.91%) 뛴 6595.45로 마감해 역대 최대 상승폭·상승률을 새로 썼다. 코스닥도 11.63% 오른 719.76으로 700선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17년 만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29.95% 올랐고, 직전 사흘간 18.5% 빠졌던 삼성전자도 26.81% 급등했다.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팔던 외국인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2410억원을 사들이며 주간 순매도 규모를 625억원으로 줄였다.
오픈AI 연구원 출신인 리오폴드 애션브레너가 이끄는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AI 반도체 종목에 4배가량 레버리지로 집중 투자하다 강제청산 위기에 몰리다 보유 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또 다른 헤지펀드 시타델에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이를 급락장이 바닥에 닿았다는 단기 신호로 받아들였다.
폭락 국면에서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잇달아 낮췄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를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SK하이닉스를 42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각각 33% 내렸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를 45만원, SK하이닉스를 270만원으로 조정했고, 삼성증권도 두 종목 목표가를 함께 낮췄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낸드 계약가격 하향 전망에 이어 중국의 노광기 국산화 이슈가 겹쳤다며 주가 낙폭이 과도해 보이지만 목표가 조정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를 59만원에서 65만원으로, SK하이닉스를 380만원에서 470만원으로 오히려 높여 잡았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주가 변동보다 기업가치와 이익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경쟁적 증설을 근거로 공급과잉 전환 우려를 제기하며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주주환원과 성과금 지급을 위한 자사주 매입 수요가 메모리 종목의 수급을 안정시킬 것으로 봤다.
반등의 불씨가 된 미국 증시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0.70%, 나스닥 종합지수가 1.00% 올랐다. 분기 매출 2000억 달러를 처음 넘어선 아마존이 15.32% 뛰었고, 엔비디아는 2.93% 올라 애플에 내줬던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나흘 만에 되찾았다. 다만 하반기 판매 전망을 낮춘 애플은 7.35% 급락했다. 일본 키옥시아의 부진한 실적이 낸드 가격 상승세 둔화 우려를 자극하면서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반도체주로의 온기 확산은 제한적이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미국예탁주식(ADS)은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31일 3.54% 내린 143.73달러에 마감했다. ADS 1주가 국내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본주 종가보다 약 21% 높은 수준이다. 앞서 이 주식은 지난달 10일 공모가 149달러로 상장한 뒤 14일 27.29% 폭등해 193.9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애플이 3분기에도 D램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반도체 업황의 견조함이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렸다. 시가의 70%까지 인정되던 대용증권도 산정 대상에서 뺐다. 지난달 29일 장중 93.27까지 치솟았던 '공포지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84.35로 한 주를 마쳤다.
이번 주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경제지표와 AI 관련 기업 실적에 눈길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간 5일 새벽 AMD, 6일 새벽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초점이 통화정책 불확실성에서 반도체 기업 실적에 대한 신뢰 회복으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