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 11일 순방 마친 이 대통령…오늘 귀국하자마자 부동산·증시 긴급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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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직후 청와대서 부동산·주식시장 비공개 점검 회의
증시 변동성·전셋값 상승 살피고 4일부터 부처 업무보고 재개

이재명 대통령이 7박 11일간의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 국내 경제 현안 점검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서 공군1호기에 올라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서 공군1호기에 올라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7박 11일의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청와대로 출근해 부동산 정책과 주식시장을 비롯한 국내 현안과 관련해 비공개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오전 서울에 도착한 뒤 곧바로 청와대로 이동해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 부처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방 기간 급격한 변동을 보인 국내 증시와 전셋값 상승 등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을 살피고 정부가 마련한 대응책의 추진 상황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급등락 반복한 증시…레버리지 ETF 대책도 점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개장 시황이 나오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개장 시황이 나오고 있다. / 뉴스1
국내 증시는 이 대통령이 순방 중이던 지난달 말 큰 폭으로 출렁였다.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될 만큼 낙폭이 빠르게 커졌다.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감과 반도체주 약세가 맞물린 데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최근 증시 급락의 배경과 국내외 자금 흐름을 보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비상 대응 체계가 적절하게 작동했는지 확인하고 추가 급락이 발생할 경우 동원할 수 있는 안정 조치도 살펴볼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동향과 주요 업종별 수급 상황도 보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논란도 주요 의제로 꼽힌다.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 출시되면서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개인투자자의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관련 보완 대책을 시행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대책 시행 이후 시장 반응과 투자자 보호 장치의 실효성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보완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전셋값 상승…부동산 후속 대책 논의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브라질리아에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브라질리아에서 화상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부동산 분야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전셋값 상승과 저가 전세 매물 감소 현상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물건이 줄면서 보증부 월세나 순수 월세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역별 전세가격과 매물 추이를 확인하고 불안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순방 직전 직접 주재한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의 후속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주택 공급과 금융 규제 및 부동산 세제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관계 부처는 이를 바탕으로 세제와 금융 및 공급 분야의 대책을 검토해 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부처별 검토 결과와 정책 추진 일정이 보고될 가능성이 있다.

발표가 임박한 세제 개편안과 관련한 부처 간 조율 상황도 다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실수요자의 부담을 줄이면서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인허가 절차 개선과 정비사업 지원책도 논의 대상이다. 공급 대책이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인 시장 안정 조치와 중장기 공급 방안을 함께 살펴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이 귀국 당일 경제 현안 회의를 소집한 것은 순방 기간 쌓인 국내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청와대와 관계 부처는 대통령 순방 기간에도 시장 상황을 점검해 왔지만 증시 급락과 전세시장 불안이 겹친 만큼 대통령 주재 회의를 통해 대응 방향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AI·핵심광물 협력 마치고 국내 현안 복귀

이재명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브라질과 칠레 및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방문했다. 귀국길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들러 현지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를 끝으로 7박 11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에서는 인공지능 산업 협력과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국내외 기업들이 95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브라질과 칠레 및 아르헨티나에서는 리튬과 구리 등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남미 3개국 정상과 잇달아 회담을 갖고 첨단산업에 필요한 원자재 공급망을 국가 간 차원에서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고 에너지와 자원 분야의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협의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현지 동포들과 만나 재외국민의 목소리를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교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며 움직인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경제 현안 회의를 마친 뒤 4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같은 날 오후부터는 산업부를 시작으로 부처별 2차 업무보고에 들어간다. 업무보고는 5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산업부와 고용노동부 및 국방부와 법무부 등 27개 부·처·청·위원회가 참여한다. 보고 대상 공공기관도 모두 140곳으로 확대됐다.

각 부처는 주요 국정과제의 추진 상황과 하반기 정책 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방안과 이란 사태 등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대응책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와 기소 분리에 따른 새 형사사법제도의 안착 방안도 법무 분야의 주요 보고 내용으로 꼽힌다.

국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지도 정치권의 관심사다.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이 대통령은 법안을 공포하거나 국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향후 여야 대치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연합뉴스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