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여름철 한강공원 달구는 논란... 갑론을박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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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및 제재 조항은 없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LegoCamer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LegoCamera-shutterstock.com

여름철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서울 한강 일대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달리는 러너들이 다수 포착되며 공공장소 예의와 개인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

4일 뉴시스 등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공원 현장에는 러닝 크루 등을 대상으로 4개 금지 사항을 적은 안내문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

해당 안내문의 준수 사항엔 상의 탈의 금지가 명시돼 있다.

여기에 다른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행동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공원 안내 방송도 수시로 송출되고 있다.

실제로 여름철 한강공원을 이용하는 일부 시민들은 공공장소에서의 상의 탈의가 주변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불편함과 민망함을 유발한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상의 탈의 러닝 관련 보도 / 유튜브 '채널A 뉴스'
상의 탈의 러닝 관련 보도 / 유튜브 '채널A 뉴스'

한 시민은 뉴시스에 "공공장소이기에 아주 어린아이나 여성이 보기에는 다소 민망한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타인과 공간을 공유하는 공공장소의 특성상 최소한의 복장 예절을 갖추는 것이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주장이다.

반면 야외 운동 시 상의를 벗는 행위는 온전히 개인이 선택할 자유 영역이라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선다.

기온이 높은 날씨에 체온을 조절하고 운동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옷을 벗는 행위를 타인이 과하게 제지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운동하며 옷을 벗는 것까지 제지하는 것은 과도하다", "이 나라는 자유가 없는가"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운동 방식이나 복장을 통제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라는 입장이다.

행정 기관이나 경찰이 상의를 탈의한 러너들을 막아 달라는 민원에 응하기도 어렵다.

현행법상 야외 공간에서 상의를 벗고 달리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강제 수단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에 따르면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성기나 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해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남성이 단순히 상의를 탈의하고 조깅을 하는 행위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과다노출이나 공연음란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명백한 성적 목적이나 심각한 혐오감을 유발하는 추가적인 행위가 동반되지 않는 한 경찰이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없다.

서울시가 제정해 운영 중인 서울시 한강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제17조 역시 공원 내 금지 행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무를 훼손하거나 심한 소음을 내는 행위 ▲지정된 장소 외에서 야영이나 취사를 하는 행위 ▲지정된 구역 외에서의 쓰레기 투기 행위 ▲반려견 목줄 미착용 및 배설물 미수거 등이 있다.

그러나 상의 탈의나 특정 복장 불량 여부는 과태료 부과 대상 금지 행위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강공원 전체 연간 이용객 수는 6000만명을 초과했다.

해외 주요 도시의 경우 공공장소에서의 복장 규제 기준이 법적으로 명문화된 사례가 있다.

프랑스 파리시 경찰청 규정에 따르면 특정 공원이나 해변을 제외한 도심 일반 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활보할 경우 38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시 역시 2011년 조례 개정을 통해 해변과 인접한 도로를 제외한 도심 내부에서 상의를 벗고 다니는 행위를 금지했다. 위반 시 120~3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탈리아 소렌토시 의회는 도심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다니거나 윗옷을 벗고 다니는 행위를 금지하며 최대 500유로의 벌금을 매기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반면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나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 등 주요 대도시의 공원에서는 상의를 탈의하고 일광욕을 즐기거나 조깅을 하는 행위가 별도의 법적 제재 없이 통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