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콜로서스 임대로 AI매출, 로켓사업 첫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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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AI 매출 25억6000만달러로 우주사업 첫 추월
자본지출 184억달러 6배 급증에 주가는 이틀간 하락세

스페이스X 콜로서스 임대로 AI매출, 로켓사업 첫 추월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스페이스X 콜로서스 임대로 AI매출, 로켓사업 첫 추월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상장 후 처음 내놓은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AI) 사업 매출이 우주 로켓 발사 사업 매출을 넘어섰다. 스페이스X는 8월4일(현지시각) 공개한 2분기 실적에서 AI 부문 매출이 2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7억3700만달러 대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AI 인프라에 쏟아부은 자본지출이 184억달러까지 치솟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스페이스X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이틀에 걸쳐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6월12일(현지시각)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마친 스페이스X가 상장 기업으로서 처음 성적표를 내놓은 자리였다.

AI 사업, 매출 25억6000만달러…우주 로켓 사업 앞질러

스페이스X의 AI 사업부는 원래 머스크가 이끄는 별도 회사 엑스AI였다. 엑스AI는 지난 2월(현지시각) 주식 교환 방식의 거래를 통해 스페이스X에 합병됐다. 당시 거래는 스페이스X 기업가치를 1조달러, 엑스AI를 2500억달러로 평가해 합산 1조2500억달러 규모로 이뤄졌다. 합병 이후 AI 사업부는 ‘스페이스XAI’로 불리고 있다.

2분기 스페이스XAI의 영업손실은 12억6000만달러로 직전 분기(1분기) 24억7000만달러 손실보다 개선됐다. 1분기 매출은 8억1800만달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2분기 매출 25억6000만달러는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상반기 전체 영업손실은 37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회사 전체로 보면 2분기 총매출은 7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 같은 기간 우주 발사 사업 매출은 9억6200만달러,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가 속한 커넥티비티 사업 매출은 42억달러였다. AI 사업 매출이 로켓 발사 사업 매출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콜로서스 데이터센터, 앤트로픽·구글·리플렉션에 컴퓨팅 판매 / AI 생성 이미지
콜로서스 데이터센터, 앤트로픽·구글·리플렉션에 컴퓨팅 판매 / AI 생성 이미지

콜로서스 데이터센터, 앤트로픽·구글·리플렉션에 컴퓨팅 판매

매출 증가를 이끈 것은 자체 AI 모델 그록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이었다. 그록은 이용자 동의 없이 여성과 아동의 이미지를 합성해 논란에 휘말리며 AI 경쟁에서 크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X는 상장에 앞서 자사용으로 지어둔 데이터센터 용량을 다른 AI 기업에 임대하는 쪽으로 전략을 틀었다.

대표적인 계약이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콜로서스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거래들이다. 앤트로픽은 콜로서스1 데이터센터 컴퓨팅 자원을 이용하는 대가로 2029년 5월까지 매달 최대 12억50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구글과는 매달 최대 9억2000만달러 규모의 컴퓨팅 제공 계약을 맺었고, 리플렉션AI와도 매달 최대 1억5000만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익명의 한 고객사가 이번 분기 매출 중 15억2000만달러를 차지했는데, 정황상 앤트로픽으로 추정된다.

스페이스X는 엔터프라이즈 AI 제품을 보유한 커서 인수도 추진 중이다. 60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이 인수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머스크는 실적 콜에서 “거의 다 왔다”면서도 규제 승인 절차를 두고 “서두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렛 존슨은 이번 분기 초 몇 주 동안에만 6개월간 순차적으로 매출이 반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 67억달러어치를 새로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은 10월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자본지출 184억달러로 6배 급증…주가는 이틀간 하락

문제는 비용이다. 스페이스X의 2분기 자본지출은 18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분석가 평균 전망치 132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중 80% 이상이 AI 부문에 투입됐다. 순손실 집계는 매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더 버지는 이번 분기 순손실이 1억4300만달러로 줄었다고 전했고, 엔가젯은 순손실이 5억4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0억달러보다 줄었다고 집계했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CNBC에 따르면 실적 발표 당일인 8월4일(현지시각) 장 마감 후 주가는 7.5% 하락하며 그날 정규장에서의 상승분을 대부분 되돌렸다. 8월4일 정규장 종가는 125달러 선으로, 135달러였던 공모가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다음 날인 8월5일(현지시각)에는 주가가 12% 추가로 떨어졌다. 상장 직후 기록한 200달러대 최고가와 비교하면 크게 밀린 가격이다. 목요일에는 내부자 지분 매도 제한(락업)이 해제되는 일정도 예정돼 있어 추가 변동성 요인으로 지목된다.

CFO 존슨은 “우리는 지금까지 매우 효율적으로 지출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AI 컴퓨팅 부문에서는 1년 미만의 투자 회수 기간으로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12월 연환산 매출(ARR) 1000억달러 달성은 물음표가 아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달성될 수치”라고 말했다. 이 전망은 60억달러 규모 커서 인수 완료를 전제로 한 것이다. 머스크는 또 스페이스X가 연간 매출 1조달러를 2030년에 달성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였던 2031년보다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반면 웨스틀리그룹 창업자이자 전 테슬라 이사인 스티브 웨스틀리는 CNBC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이 사업이 얼마나 빨리 성장할지, 수익성에 도달하기 전까지 비용이 얼마나 커질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10기가와트 목표”…엔비디아 GPU 200만 개 필요할 수도

스페이스X의 현재 컴퓨팅 용량은 1.4기가와트다. 머스크는 실적 콜에서 2027년 말까지 이 용량을 5기가와트보다는 10기가와트에 더 가깝게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별도로 전력과 냉각 시설을 포함해 누적 20기가와트에 달하는 ‘일련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도 언급했다. 다만 “일부는 일정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며 발전소 단위로는 15기가와트에 가까운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이스X의 IPO 공시에 따르면 콜로서스 클러스터에는 엔비디아 H100 10만 개, GB200 11만 개, GB300 11만 개가 이미 투입됐거나 계획돼 있고, 여기에 추가로 GB300 22만 개 이상이 계획돼 있다. 합산하면 약 54만 개 GPU 규모다. 머스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을 “현재 나와 있는 최고의 아키텍처”라고 평가했는데, 전체 확장 계획을 루빈 GPU로 채운다면 필요한 물량이 200만 개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사들의 인프라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웹서비스(AWS) 트레이니엄과 엔비디아 GPU, 구글 TPU를 동시에 활용하며 최대 5기가와트 규모의 추가 AWS 인프라와 약 3.5기가와트 규모 TPU 용량 확보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픈AI는 AMD 칩 6기가와트, 엔비디아 칩 10기가와트 이상, AWS 트레이니엄 약 2기가와트 규모 확보 계획을 공개했다. 한편 스페이스XAI는 멤피스 시설에서 오염 방지 장치나 연방 허가 없이 천연가스 터빈을 가동했다는 이유로 소송에 휘말려, 이번 분기 보고서에는 소송 관련 손실 가능액 3억5400만달러가 추정 부채로 반영됐다. AI 사업 확장 속도만큼 규제·환경 관련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