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미만은 자발적 퇴사에도 실업급여... '이 대통령 연계 음모론' 퍼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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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지지율 떨어지니 생각한다는 게 이런 것” 반응 쏟아져
스스로 회사를 그만둔 사람은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이 원칙이 35세 미만 청년에게만은 예외가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가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청년에게도 생애 한 차례 실업급여를 주는 방안을 꺼내 들면서다. 20·30대의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과 맞물려 청년 표심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청년에게도 생애 한 차례 실업급여를 주는 방안을 담은 하반기 업무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노동부는 35세 미만 청년이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뒤 자발적으로 이직할 경우 생애 1회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고용보험법을 연내 개정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반영하기로 했다. 지급액은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100만원 수준이 검토되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 구직급여는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실직자에게만 지급된다. 노동부는 청년 고용 한파 속에서 첫 직장이 적성과 맞지 않거나 정보 부족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자발적 퇴사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어 재취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정보 비대칭 때문에 이직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했다"며 "생애 1회 지원인 만큼 도덕적 해이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새 제도가 기존 실업급여와 같은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권 차관은 "비자발적 이직자에게 지급하는 기존 구직급여와 동일한 수준으로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노동부는 고용보험 재정 부담을 고려해 현행 실업급여의 최대 지급 기간인 270일보다는 짧게 운영할 방침이다.

정책이 겨냥한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와 견줘 이직 성향이 뚜렷한 세대다. 2024년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서 20대의 83.2%, 30대의 72.6%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직 사유 1위는 '금전 보상에 대한 불만족'(61.5%)이었다.
최근 이 대통령의 청년층 지지율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3, 4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47.7%, 부정 평가는 48.5%였다. 20대는 긍정이 33.9%, 부정이 59.0%, 30대는 긍정이 36.6%, 부정이 61.0%였다. 특히 20대 지지율은 한 주 만에 18.8%포인트 빠졌다.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번 조치를 표심용으로 보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2030 지지율이 떨어지니 생각한다는 게 이런 것"이라며 "좋은 일자리와 집값 안정 대신 재정을 풀어 계속 배급받고 살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청년표 얻으려다가 고용보험 망하겠다", "요약: 35세 이하 지지율이 낮다"는 냉소도 있었다.
세금 부담과 재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특히 많았다.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오냐", "일하기 싫어 그만두는 사람에게 왜 세금을 퍼주느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나도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런 정책은 아니라고 본다"고 적었다. "자발적 퇴사자에게 실업급여를 주면 누가 열심히 일하려 하겠느냐"라며 도덕적 해이를 걱정하는 댓글도 다수였다. 자신을 20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나도 20대지만 이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청년표 챙기기에 급급하지 말라"고 적었다.
연령 기준을 둘러싼 형평성 지적도 잇따랐다. "중장년도 차별하지 말고 달라. 중장년은 죄인인가", "43세인데 한 번도 실업급여를 못 받아 봤다. 수급할 수 있는 나이를 올려달라"라는 반발이 나왔다.
반면 자발적 이직자 실업급여는 노동시장 개혁 논의에서 꾸준히 거론돼 온 사안이라는 반론도 적진 않다.
노동부는 올해 3분기 노사 협의를 거쳐 4분기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국회 통과 이후 전산망 구축과 하위법령 마련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근속 기간과 이직 사유 등 구체적 지급 요건은 노사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