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접근하면...” 한기성 1군단장 직무배제 '사유' 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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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L 접근 대응절차 완화 지시의 진실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에 접근할 경우 적용되는 전방 대응 절차를 완화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기성 육군 제1군단장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SBS 단독보도에 따르면 한기성 육군 제1군단장이 취임 이후 전방 경계작전과 대북 대응 지침 일부를 기존보다 완화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는 국방부 내부 판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빈 총으로 경계 근무를 지시했다는 논란과 미군 무인기에 부적절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에 이어, 최전방 작전 태세 전반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국방부는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한 군단장의 지침 변경 배경과 실제 작전 영향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MDL 접근 북한군 대응 절차 완화 지시 의혹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한 군단장이 군단장 취임 이후 예하 부대에 일부 대북 작전 지침을 수정해 적용하도록 했다고 SBS에 밝혔다.
기존 전방 경계작전에서는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에 접근할 경우 일정 거리 안으로 들어오면 경고방송을 실시하고, 이후에도 상황이 지속되면 경고사격 등 단계적인 대응 절차를 진행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한 군단장이 이 같은 절차를 완화해 적용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당 지침은 1군단 예하인 육군 1사단과 25사단 등에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MDL 수십 미터 앞까지 접근할 경우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순차적으로 해야 하는데, 해당 절차를 완화해서 적용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 봄 몇 차례 북한군이 1군단 관할 MDL 인근으로 접근했지만, 당시 우리 장병들이 경고방송이나 경고사격을 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북한군이 실제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관총 삽탄 지시 변경 논란까지
이번 논란은 앞서 제기된 ‘빈 총 경계 근무’ 지시 문제와 연결돼 있다.
전방 경계작전에서는 우발 상황에 대비해 중기관총 등 일부 화기에 실탄을 장전하는 ‘삽탄’ 절차가 이뤄진다. 하지만 한 군단장이 취임 이후 중기관총 등에 삽탄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방부는 이러한 조치가 실제 전투 대비 태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최전방 경계 임무는 북한군 움직임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무기 운용 절차 변경은 작전 준비 태세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군 내부에서는 지휘관이 현장 안전과 오발 사고 방지 등을 고려해 일부 절차를 조정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전투 대비 태세가 약화되지 않도록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전방 불모지 작업 미실시도 조사 대상
국방부는 1군단이 올해 최전방 지역에서 진행해야 하는 ‘불모지 작업’을 실시하지 않은 점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모지 작업은 전방 철책 주변의 잡초와 장애물을 제거해 경계병의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다. 봄·여름·가을 등 식물이 빠르게 자라는 시기에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북한군 움직임을 조기에 확인하기 위한 기본적인 경계 활동으로 여겨진다.
국방부 관계자는 불모지 작업 미실시 역시 한 군단장의 대북 작전 지침 완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전방 경계는 감시장비가 발전한 상황에서도 병력의 육안 감시와 현장 대응 능력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때문에 시야 확보를 위한 환경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경계 임무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4~5월 인지 후에도 변화 없어 직무배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올해 4~5월쯤 1군단의 작전 지침 운영 실태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방부와 합참은 한 군단장에게 관련 문제를 전달하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이후에도 변화가 크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최근 중기관총 삽탄 미실시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국방부는 한 군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내렸다.
직무배제는 징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조사 과정에서 지휘관 직무 수행이 적절한지 확인하기 위해 업무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하는 조치다.
국방부는 앞으로 한 군단장이 왜 기존 작전 지침을 변경했는지, 변경 과정에서 적절한 보고와 검토 절차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기성 측 “조사 전 입장 밝히기 어렵다”
한기성 군단장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군단장 측은 SBS에 “조사 전에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지휘관의 작전 판단은 현장 상황과 임무 특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최전방 대응 지침 변경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명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침 변경의 적절성과 지휘 책임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MDL(군사분계선)은 무엇인가… 남북 군사 충돌을 막는 ‘마지노선’
MDL은 Military Demarcation Line(군사분계선)의 약자로, 남한과 북한의 군사적 경계선을 의미한다.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한국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됐으며, 현재 한반도에서 남북 군대가 대치하는 기준선 역할을 하고 있다.
MDL은 흔히 ‘휴전선’이라고 불리지만, 정확히 말하면 휴전선은 정전협정에 따라 설치된 군사분계선과 그 주변 지역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표현이다. 실제 군사적 기준이 되는 선은 MDL이며, 이를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에 각각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가 설정돼 있다.
군사분계선은 한반도 중앙을 가로지르는 약 248㎞ 길이의 선이다. 서쪽의 한강 하구부터 동쪽의 강원도 고성 지역까지 이어지며, MDL을 기준으로 남북 각각 2㎞씩 물러난 지역이 DMZ다. 따라서 DMZ의 폭은 약 4㎞이며, 이 지역은 이름과 달리 군사 시설과 병력이 완전히 사라진 공간은 아니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DMZ 안에는 원칙적으로 무장 병력과 군사 시설 설치가 제한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남북 모두 DMZ 안팎에 감시초소(GP), 철책, 감시장비 등을 운영하며 상대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다. 특히 MDL 인근은 작은 움직임도 군사적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장 민감한 지역으로 꼽힌다.
북한군이나 한국군이 MDL을 넘는 행위는 정전협정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다. 실제로 과거에도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남북 병력이 우발적으로 접근하거나 총격이 발생하면서 긴장이 높아진 사례가 있었다.
MDL 접근 상황에서 군은 통상 단계적인 대응 절차를 따른다. 상대 병력이 군사분계선 방향으로 접근할 경우 상황을 확인하고 경고방송을 실시하며, 필요하면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진행한다. 이는 불필요한 충돌을 막으면서도 적의 도발에는 대응하기 위한 절차다.
특히 최전방 부대에서는 MDL 주변의 감시와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 북한군의 움직임을 조기에 파악하고, 실제 침범이나 도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계 병력의 무장 상태, 감시 장비 운용, 철책 주변 관리 등은 모두 작전 준비 태세와 연결되는 요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