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노, 게마 패소 이틀 만에 워터마킹·다운로드 제한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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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작곡 서비스 수노, 게마 패소 속 워터마킹·다운로드 제한 도입
뮤직스매치 센티널 첫 채택…5500만 유출 논란도 겹쳐

수노, 게마 패소 이틀 만에 워터마킹·다운로드 제한 카드 꺼냈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수노, 게마 패소 이틀 만에 워터마킹·다운로드 제한 카드 꺼냈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AI 음악 생성 서비스 수노(Suno)가 저작권 침해 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새로운 안전장치를 꺼내들었다. 8월 6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수노는 오디오 워터마킹·핑거프린팅 기술 도입과 다운로드 제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개정을 담은 블로그 글을 공개했다.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마이키 슐먼(Mikey Shulman)은 원곡 창작을 장려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이 AI 도구로 음악을 만들 수 있게 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번 발표는 레이블과 아티스트 단체가 제기한 다수의 소송, 지난달 말 독일 게마(GEMA) 소송 패소, 5500만 명 규모로 알려진 데이터 유출 논란이 동시에 겹친 시점에 나왔다.

워터마킹·다운로드 제한… 구체적으로 뭐가 바뀌나

수노가 이번에 문제로 지목한 건 사용자들이 AI로 만든 노래를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에 올려 시스템을 악용해 수익을 챙기는 행위다. 이를 막기 위해 오디오 워터마킹과 핑거프린팅 기술을 새로 적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다만 구글의 신스ID(SynthID) 같은 기존 시스템을 쓸지, 자체 시스템을 새로 만들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테크크런치가 문의했지만 회사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운로드 정책도 새로 도입된다.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곡이 대량으로 유통되는 걸 막겠다는 목적이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은 “실제인 것처럼 꾸민 기만적 오디오”와 “허가 없이 실제 인물의 목소리나 형상을 사용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슐먼은 블로그에서 “이 도구들은 청취 경험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견고하고 위변조에 강하도록 설계됐다”며 “곡이 좋은지, 의미 있는지, 충분히 인간적인지를 판단하려는 목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국 무엇을 공개할지는 아티스트와 플랫폼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며, 우리 역할은 투명성 선택지를 주고 업계 전체가 협업하기 쉽게 만드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가젯(Engadget) 보도에 따르면 수노는 콘텐츠 인식 업체 오더블 매직(Audible Magic)과도 협력해 업로드되는 오디오 파일과 가사를 걸러내고 있다.

뮤직스매치 “센티널” 첫 도입…실시간 저작권 탐지 나선다 / AI 생성 이미지
뮤직스매치 “센티널” 첫 도입…실시간 저작권 탐지 나선다 / AI 생성 이미지

뮤직스매치 “센티널” 첫 도입…실시간 저작권 탐지 나선다

수노는 가사 제공업체 뮤직스매치(Musixmatch)의 저작권 탐지 시스템 “센티널(Sentinel)”을 도입했다. 뮤직스매치는 수노가 센티널을 채택한 첫 고객사라고 밝혔다. 센티널은 생성형 미디어와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플랫폼을 겨냥해 만든 음악 핑거프린팅 서비스로, 대용량 프로덕션 환경에서 밀리초 단위 속도로 저작권 자료를 식별한다. 250개 이상 언어권에서 25만 곳이 넘는 권리자·음악출판사가 이용하는 대규모 독점 음악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저작권물의 부분적 사용까지 찾아낸다.

수노는 센티널을 자사 서비스에 통합해 사용자 프롬프트 안에 저작권이 있는 작곡·가사·음악이 포함돼 있는지 즉시 탐지하고 귀속 점수를 매긴다. 이를 통해 콘텐츠 발행 전에 내부 모더레이션과 컴플라이언스, 제품 관련 판단을 내리는 데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뮤직스매치 공동대표 리오 카라에프(Rio Caraeff)는 “수노는 새로운 차원의 창작과 표현을 가능케 하고 있지만, 무엇이 만들어지고 저작권물이 제출되고 있는지를 플랫폼이 파악할 견고한 인프라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센티널은 최고 수준의 품질과 초대형 프로덕션 환경에 맞춰 만들어졌고, 수노가 이를 처음 도입한 플랫폼이 됐다는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수노의 법률자문 필 카스트로(Phil Castro)는 “우리 도구가 원본 창작을 가능하게 하되 모방을 부추기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 원칙 중 하나”라며 “뮤직스매치는 오남용을 식별하고 막는 데 핵심 파트너였고, 센티널 추가는 아티스트와 인간의 창의성을 보호하는 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마 패소·소송·유출까지…쌓여가는 법적 리스크

수노를 둘러싼 법적 부담은 이번 안전장치 발표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독일 법원은 게마가 제기한 소송에서 수노가 저작권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수노는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소니뮤직그룹(Sony Music Group)과도 미국음반산업협회(RIAA) 조율 아래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시리즈D 라운드로 4억 달러를 조달한 이 회사는 자금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여러 전선의 소송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데이터 유출 문제도 겹쳐 있다. 404 Media 보도에 따르면 수노는 지난해 11월 데이터 유출을 겪었는데, 이 플랫폼이 유튜브·디저(Deezer)·지니어스(Genius)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모델을 학습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데이터 유출 통보 서비스 해브 아이 빈 폰드(Have I Been Pwned)는 이 유출이 5500만 명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수노는 현재 매사추세츠에서 집단소송도 맞고 있는데, 회사가 수익을 우선시하며 보안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게 소송의 골자다.

워너와는 합의했지만…업계 전체와의 관계는 여전히 숙제

법적 리스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업계와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건 아니다. 엔가젯에 따르면 워너뮤직그룹은 지난해 11월 수노와 합의에 이르러 워너 소속 아티스트의 음악과 초상을 라이선스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이로써 진행 중이던 법적 분쟁도 마무리됐다. 다만 소니뮤직, UMG, 워너뮤직그룹으로 구성된 대형 레이블 연합은 차트를 뒤덮고 있는 AI “슬롭(slop)” 트랙을 순위 집계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업계 전반의 긴장은 여전하다.

수노는 학습 데이터 메타데이터에 아티스트 이름을 쓰지 않으며, 사용자가 특정 아티스트나 저작권이 있는 곡을 프롬프트에 직접 지정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로이터 보도를 인용한 엔가젯에 따르면 뮌헨 소재 법원은 수노가 권리를 확보하지 않은 보호 대상 음악으로 시스템을 학습시켰다고 판단했다. 수노는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상급심에 항소할 가능성이 있다. 슐먼은 뮤직위크(Music Week) 게재 블로그에서 “음악이 수십 년 만에 맞은 가장 흥미로운 순간 중 하나”라며 “앞으로 나올 질문들은 어느 한 회사보다 큰 문제이고, 가장 좋은 답은 아티스트·작곡가·레이블·퍼블리셔·플랫폼·기술기업이 함께 만들어갈 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워터마킹과 센티널 도입이 소송전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