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당장 다음 달인데 대표팀 감독도 없다"... 축구협회 현재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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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감독 공석에 압수수색까지...축구협회 최악의 위기
월드컵 참패 후 성접대 파문... 4연전 준비 전혀 못 한다
대한축구협회가 회장도 대표팀 감독도 없는 상태에서 압수수색과 성접대 파문까지 겹쳐 다음 달 A매치 4연전 준비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축구협회가 북중미 월드컵 실패 이후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북중미 월드컵 후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등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청문회가 열린 데 이어 홍 전 감독은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축구협회 사무실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과거 외국 심판들에게 협회 법인카드로 성접대를 했다는 사실까지 공개됐다. 경찰은 6일 오전부터 충남 천안에 있는 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뉴스1 8일자 보도에 따르면 협회 내부는 이른바 '멘붕(멘털 붕괴)' 상황이다. 통상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닌데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뉴스1에 "청문회를 위해 의원실에서 요청한 자료 정리만 1만페이지가 넘었다. 청문회 후 추가 자료 요구도 있었다. 거기에 압수수색도 들어와 직원들이 모두 사무실 밖에 나가 있었다"면서 "협회는 지금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다. 부서별, 직원별로 각각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중심을 잡아야 할 리더마저 없다. 현재 축구협회는 회장도 없고 축구대표팀 사령탑도 없다. 이런 와중에 다음달 24일부터 오는 10월 6일까지 보름 넘는 기간 동안 국내에서 A매치 4연전을 치러야 한다. 임시 감독 선임부터 홍보와 마케팅까지 해야 할 일이 넘치지만 시동조차 걸지 못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축구협회 한 팀장급 관계자는 뉴스1에 "A매치 4경기면 사실상 대회 수준의 일정이다.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관련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으니 괴로운 실정"이라면서 "A매치가 당장 다음 달인데 감독도 없다. '웃픈(웃기고 슬픈)' 현실이다. 국가대표지원팀에서 임시 감독 지원 서류는 제대로 받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의 축구협회가 처한 상황은 북중미 월드컵 실패가 불을 지폈다. 대회 후 처음 열리는 A매치 기간인 만큼 축구협회로서는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4연전이기에 더욱 그렇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6년부터 A매치 규정을 일부 변경했다. 연간 5차례 주어지던 A매치 기간을 4차례로 축소하면서 기존 9월과 10월에 나눠 쓰던 A매치 기간을 묶어 최대 4경기를 치르도록 했다.
한국 대표팀은 에콰도르(9월 24일)를 시작으로 우루과이(9월 28일), 베네수엘라(10월 2일), 우즈베키스탄(10월 6일)을 차례로 만난다. 모두 국내에서 열리지만 장소 등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이 많다.
축구협회 마케팅 관계자는 뉴스1에 "2014 브라질 월드컵 직후에도 지금처럼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그땐 새롭게 시작되는 A매치 주간에 어떻게 캠페인을 진행해 대표팀과 축구협회의 이미지를 개선할 것인가 고민했고 컨설팅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장소 협의와 확정을 위해 경기장 실사를 진행 중인데 지자체 반응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A매치 유치에 적극적이었는데 지금 시선은 곱지 않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의욕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사고를 친 사람은 따로 있는데, 남아서 욕먹고 일까지 해야 하는 직원들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선망의 직업'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축구협회에 어렵게 입사한 이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뉴스1에 "청문회에 압수수색에, 우리가 처한 상황이 그냥 슬프다"면서 "무엇보다 직원들이 '열심히 해본들 무엇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