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마사회 ‘말복지 논란’ 국회로…제주비건, 문대림 의원에 현안질의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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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란영 대표 “10일 오후 1시 문대림 의원실 보좌관에 자료 전달”
- 불법도축·긴급구호체계·폭염 경마 잇단 논란…마사회, 위키트리 질의서 2건엔 답변 없어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한국마사회를 둘러싼 말복지 논란이 국회 차원의 현안질의 요구로 번졌다.
제주에서 불법도축이 확인된 농장에서 퇴역한 지 20여일 된 경주마가 발견된 데 이어, 말 긴급구호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시민단체 주장과 폭염 속 경마 운영 논란까지 잇따르면서 한국마사회의 말복지 정책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회로 향했다.
(사)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10일 문대림 국회의원실에 ‘한국마사회 말복지 관련 현안질의 및 자료요구 요청서’를 전달하고 한국마사회장을 상대로 관련 현안을 질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는 이날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후 1시 문대림 의원실 보좌관에게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제주비건이 전달한 요청서의 핵심은 최근 잇따라 불거진 사건들을 개별 사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국마사회의 말복지 정책과 관리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국회 차원에서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제주비건은 요청서에서 “최근 불과 일주일 사이 제주와 경마 현장에서 한국마사회의 말복지 정책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세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제주 말 불법도축 사건과 퇴역 경주마 관리 문제다.
지난달 31일 제주시 구좌읍 한 농장에서 말 불법도축 정황이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훼손된 말 사체와 도축 흔적 등이 발견됐으며, 이후 해당 농장에 은퇴한 지 20여일 된 퇴역 경주마를 포함한 말들이 남아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경주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말이 불법도축 사건이 발생한 농장에서 발견되면서 경주마가 은퇴한 뒤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환경에서 관리되는지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경주 현장을 떠난 말이 승용마 등 다른 용도로 전환된 이후 실제 이력 추적과 사후 관리가 어느 수준까지 이뤄지고 있는지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두 번째는 한국마사회의 말 긴급구호체계다.
제주비건 등 시민단체는 불법도축 현장을 확인한 당시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말 긴급구호체계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말의 학대나 방치 등 긴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체계가 정작 필요한 순간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면 운영시간과 연락체계, 현장 출동 및 관계기관 연계 방식 등이 실효성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세 번째는 폭염 속 경마 운영 문제다.
한국마사회는 최근 야간경마를 운영하면서도 제주 등의 첫 경주를 낮 12시대로 편성했다.
이에 제주비건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렛츠런파크 제주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폭염 시간대 경주 중단과 실질적인 야간경마 전환 등을 요구했다.
한국마사회는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될 경우 기상 상황과 현장 여건 등을 점검해 경주 취소까지 적극 검토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실제 경주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과 말이 노출되는 열환경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 등이 보다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주비건이 이번에 국회에 현안질의를 요청한 것도 이들 문제가 짧은 기간 연이어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불법도축 현장에서 퇴역 경주마가 발견된 문제는 ‘경주 이후 관리’를, 긴급구호체계 논란은 ‘위기 상황 대응’을, 폭염 속 경마 문제는 ‘현역 경주마 보호’를 각각 시험하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결국 현역 경주마의 폭염 보호부터 긴급 상황에 놓인 말의 구조, 퇴역 이후 사후관리까지 한국마사회가 내세우는 말복지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는지가 하나의 쟁점으로 모이고 있다.
제주비건은 문 의원실에 한국마사회의 퇴역 경주마 관리와 이력 추적, 긴급구호체계 운영 실태, 폭염 시 경주 시행·변경·취소 기준 등에 대한 현안질의와 관련 자료 요구를 요청했다.
다만 현재는 제주비건이 문대림 의원실 보좌관에게 관련 자료를 전달하고 현안질의를 요청한 단계다. 문 의원이 실제 한국마사회장을 상대로 현안질의에 나설지 여부와 구체적인 질의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위키트리도 앞서 잇따라 불거진 말복지 문제와 관련해 한국마사회에 두 건의 공식 질의서를 보내 입장과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첫 번째 질의서에서는 제주 말 불법도축 현장에서 시민단체가 말 긴급구호체계에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당시 연락이 이뤄지지 않은 경위와 긴급구호체계 운영 방식, 현장 대응 여부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두 번째 질의서에서는 불법도축이 확인된 농장에서 은퇴한 지 20여일 된 퇴역 경주마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해당 경주마의 퇴역 이후 이동 및 관리 과정, 승용마 전환 이후 이력관리와 사후 점검 체계 등에 대한 한국마사회의 입장을 물었다.
이와 함께 폭염 속 경마 운영과 관련해서도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는 경주시간 변경·취소 판단 기준과 말복지 대책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위키트리는 두 질의서에 대해 10일 오후 1시까지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한국마사회는 기사 작성 시점까지 공식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위키트리가 한국마사회에 답변을 요청한 시한과 같은 날 오후 1시 제주비건의 현안질의 요청 자료가 문대림 의원실 보좌관에게 전달됐다.
현장에서 시작된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가 언론의 잇따른 보도와 공식 질의에 이어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현안질의 요청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한국마사회가 잇따라 제기된 말복지 논란과 두 건의 공식 질의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제주비건의 요청이 실제 국회 차원의 현안질의와 자료 검증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