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 의심…수원 광교 아파트서 돌연 목격된 몸길이 1m '멸종위기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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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물왕도마뱀, 도심 아파트서 출현한 이유는?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 산책로에 몸길이 1m가량의 대형 도마뱀이 돌연 나타나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1일 관련 보도 등에 따르면 이달 초 광교신도시 웰빙타운의 한 아파트 산책로에 대형 도마뱀 한 마리가 나타났다.
이 도마뱀은 국제 멸종위기종 2급인 물왕도마뱀으로 추정된다. 당시 도마뱀은 혀를 내밀며 주변을 살피다가 산책로 데크를 가로질러 인근 수풀 속으로 들어간 뒤 모습을 감췄다.
도마뱀이 산책로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긴 약 18초 분량의 영상은 지난 7일부터 웰빙타운 주민들 사이에서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 사이 영상 확산…추가 목격담도
인근에서는 비슷한 생물을 목격했다는 주민의 증언도 나왔다. 한 주민은 며칠 전 낮 시간대 해당 장소 주변을 산책하던 중 수풀 안에서 긴 꼬리가 움직이는 모습을 봤으며 영상 속 도마뱀의 꼬리와 매우 비슷했다고 전했다.
도마뱀이 발견된 장소 주변에는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출몰 지점에서 수십m 떨어진 곳에 도서관이 있고 약 300m 거리에는 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단체 대화방에서는 반려 목적으로 기르던 도마뱀이 유기된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어린이가 물릴 가능성을 걱정하는 반응 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도서관·초등학교 인접…경찰·소방 신고는 없어
다만 지난 10일까지 경찰과 소방당국에 광교신도시 일대에서 대형 도마뱀을 봤다는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국내에서는 국제 멸종위기종이나 생태계 교란종으로 분류되는 동물이 도심이나 주거지역 주변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샴악어·대형 거북이 등 잇단 도심 출현
지난달 18일 경기 여주시 소양천변에서는 국제 멸종위기종 1급인 샴악어가 발견돼 포획됐다. 경찰은 이후 소유주를 추적해 같은 달 26일 30대 남성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 남성은 샴악어뿐 아니라 국제 멸종위기종 2급인 악어거북도 관할 기관의 허가 없이 사육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일에는 부산 기장군의 한 리조트 배수로에서 몸길이 약 30㎝의 거북이가 발견됐다. 해당 개체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추정됐다.
‘광교 출몰’ 물왕도마뱀은 어떤 동물?…몸길이 최대 3m 대형 파충류

물왕도마뱀은 왕도마뱀과에 속하는 대형 파충류로 학명은 ‘Varanus salvator’다. 영어권에서는 ‘워터 모니터’ 또는 ‘말레이안 워터 모니터’로 불린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넓게 분포하며 인도와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서식한다.
왕도마뱀류 가운데서도 몸집이 큰 종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몸길이가 1.5~2m까지 자랄 수 있으며 큰 개체는 3m에 이를 수 있다. 몸은 대체로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을 띠고 꼬리에는 옅은 띠무늬가 나타난다.
어린 개체는 등과 꼬리에 노란색 계열의 반점과 띠가 비교적 뚜렷하지만 성장하면서 무늬가 흐려진다. 주둥이는 길고 콧구멍은 끝부분 가까이에 자리한다. 강한 다리와 힘센 꼬리를 지녔으며 혀 끝은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이름처럼 물과 가까운 환경에 적응한 반수생 동물이다. 강과 호수, 연못, 운하 주변을 비롯해 맹그로브와 공원, 정원 등 물이 있는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된다. 땅 위에서 주로 활동하지만 수영과 잠수 능력이 뛰어나고 나무에도 오를 수 있다. 주로 낮에 활동하며 물고기와 개구리, 뱀, 새, 설치류, 거북 등 다양한 동물을 먹는 육식성이다.
물왕도마뱀을 포함한 왕도마뱀류는 독샘을 지닌다. 사람에게 미치는 독성은 비교적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물릴 경우 상처 부위의 세균 감염 위험이 있다. 야생에서는 사람을 피하는 성향을 보이지만 몰리거나 자극을 받으면 자기방어를 위해 물 수 있다.
물왕도마뱀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Ⅱ에 등재돼 국제거래가 규제된다. 다만 CITES 부속서 Ⅱ 등재가 곧 야생에서 멸종위기라는 의미는 아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는 2018년 평가 기준 ‘관심대상(LC)’으로 분류돼 있다. 국내에서는 CITES에 따라 국제거래가 규제되는 종을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관리하며 수출·수입·반출·반입에는 관련 법령에 따른 허가가 필요하다.
도심서 대형 파충류 마주쳤다면?…접근·포획 피하고 신고해야

왕도마뱀류처럼 몸집이 큰 동물은 위협을 느끼면 물거나 꼬리를 휘두르며 방어할 수 있다.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접근하지 않도록 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위치와 이동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에게 위해를 줄 가능성이 있거나 아파트 단지·도로 등 생활공간에 나타났다면 119에 신고해 정확한 위치와 동물의 크기, 생김새, 이동 방향 등을 알리면 된다. 수풀이나 배수로로 숨어들더라도 직접 뒤쫓거나 꺼내려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나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도 임의로 포획하거나 옮기지 말고 관계 기관의 조치를 기다려야 한다. 동물에게 물리거나 긁혀 다쳤다면 상처를 확인하고 부상이 심하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