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심상찮은 경남 가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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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6개 시도서 물탱크차 200대·소방대원 400명 투입
경남 평균 저수율 33%대…밀양·거제·함안은 ‘심각’ 단계
경남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을 겪으면서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8시를 기해 경남 지역에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졌다. 전국 16개 시도 소방본부의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대원 400명 등이 경남으로 투입돼 오는 13일까지 농업·생활용수 공급을 지원한다.
동원된 소방력은 지정된 자원 집결지에 모인 뒤 경남 각 지역으로 분산 배치된다. 진주·통영·사천·김해·밀양·거제·양산·의령·함안·창녕·남해·하동·거창·창원 등 14개 소방서 관할 지역을 중심으로 급수 지원 활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동원령은 경남소방본부가 계속되는 가뭄으로 자체 소방력만으로는 원활한 급수 지원이 어렵다고 판단해 요청하면서 발령됐다. 국가소방동원령은 재난 발생 우려가 크거나 이미 재난이 발생해 해당 지역의 소방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전국 소방력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번 조치는 폭염과 가뭄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행정력을 총동원하라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가뭄으로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된 것은 지난해 8월 강원 강릉에 이어 두 번째다.
경남 평균 저수율 33%대…밀양·거제·함안 ‘심각’

현재 경남의 물 부족 상황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농업가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경남 지역 평균 저수율은 33%대에 머물고 있으며 평년 저수율 7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함양군을 제외한 17개 시군이 농업용수 가뭄 단계에 들어갔다. 특히 밀양시와 거제시, 함안군은 평년 대비 저수율이 40% 아래로 떨어지며 ‘심각’ 단계로 분류됐다.
농업용수 가뭄 단계는 평년 대비 저수율을 기준으로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평년 대비 저수율이 70% 이하이면 관심, 60% 이하이면 주의, 50% 이하이면 경계, 40% 이하이면 심각 단계가 적용된다.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 꼽히는 창원 주남저수지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저수율은 이달 초 40% 아래로 떨어졌는데, 1970년대 저수지 조성 이후 처음이다. 곳곳의 바닥이 갈라졌고 수생식물이 시들었으며, 수심이 얕아진 물가에서는 물고기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농업용수 공급 시간도 크게 줄었다. 평소에는 하루 12시간가량 수문을 열어 주변 농지에 물을 공급했지만 현재는 4시간가량 유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하루 7만 톤씩 낙동강 물을 끌어와 저수지를 채우고 있지만 자연 증발과 농업용수 사용량이 더 많아 저수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생활용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밀양 등에서는 시간대별로 수돗물 공급을 제한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소방청은 각 지역의 저수율과 가뭄 위기 단계, 급수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원 차량을 배치할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급수가 시급한 지역과 수원지에 소방 물탱크차를 투입하고 농업·생활용수 공급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남에는 오는 13일 10~40㎜가량의 비가 예보돼 있다. 다만 현재 저수율이 크게 떨어진 상태여서 이번 비만으로 가뭄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