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연락드리지 못한 건..." 김명민, 안판석 PD 별세에 끝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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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만 봐도 통했는데...다시 같이 작품할 줄 알았다”

의학드라마의 한 획을 그은 MBC ‘하얀거탑’에서 고 안판석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배우 김명민이 감독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김명민은 12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안 감독에 대해 “저에겐 너무나 컸던 존재”라며 “감독님이 투병하셨다는 자체가 상상이 안 간다”고 말했다.

그는 안 감독의 투병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김명민은 “항상 열심히 작품을 준비하셨기 때문에 잘 지내고 계신 줄로만 알았다”며 갑작스러운 비보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배우 김명민 / MBC '하얀거탑'
배우 김명민 / MBC '하얀거탑'

‘하얀거탑’ 촬영 당시의 기억도 떠올렸다. 김명민은 “안 감독님과 작품을 하는 동안 서로 말없이 눈빛만 봐도 통하는 게 있었다”며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잠도 못 자고 이틀 밤을 새울 때도 서로 눈빛 교환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배우의 말을 경청해주시고 배우의 표현을 존중해주셨다”며 “너무나 존경스러울 정도로 인정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안 감독의 연출 방식에 대해 “배우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김명민은 “어떤 디렉션이나 해석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 의견 제시를 전혀 하지 않으셨다”며 “그렇기에 저는 온전히 인물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뜻하시지만 촬영이 들어가면 디테일함을 냉철하게 고민하는 감독님에 대해 무한한 신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판석 PD가 9일 오후 서울 신도림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졸업’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의 설레고도 달콤한 미드나잇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2024.5.9/뉴스1
안판석 PD가 9일 오후 서울 신도림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졸업’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의 설레고도 달콤한 미드나잇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2024.5.9/뉴스1

배우 김명민을 스타로 만든 ‘하얀거탑’

2007년 방송된 ‘하얀거탑’은 한국 의학드라마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의사들 사이의 권력 다툼과 의료계의 현실, 인간의 욕망을 그렸다.

김명민은 극 중 외과의사 장준혁 역을 맡았다.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는 욕망도 강한 인물이었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는 직업적 책임과 자신의 성공을 향한 욕망이 충돌하면서 장준혁이라는 인물의 복잡한 내면이 작품의 중심축으로 작용했다.

당시 김명민은 장준혁의 냉철함과 야망, 인간적인 고뇌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큰 호평을 받았다. ‘하얀거탑’은 최고 시청률 20.8%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얻었고, 김명민 역시 이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스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김명민은 이 작품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안 감독의 연출에서 찾았다.

그는 “인물의 내면을 솔직히 카메라에 담아낸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배우가 100을 표현해도 10이 담기기 어려운데, 감독님은 80을 담아내시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얀거탑’이 명작으로 지금까지 회자되는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건 감독님의 이런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배우 김명민이 12일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진행된 지니 TV 새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어 아너'는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이다. 2024.8.12/뉴스1
배우 김명민이 12일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진행된 지니 TV 새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어 아너'는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이다. 2024.8.12/뉴스1

“다시 한 작품 할 줄 알았다” 뒤늦은 후회

김명민은 안 감독에게 자주 연락하지 못했던 것을 가장 크게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혹시라도 섣불리 먼저 전화를 드리면 일하시는 데 방해가 될까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었다”며 “그때 연락을 드리지 못한 게 너무 한이 된다”고 털어놨다.

특히 ‘하얀거탑’ 이후 다시 안 감독과 작품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명민은 “감독님과 ‘하얀거탑’ 이후 다시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한 작품 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시기를 바랄 뿐”이라며 “감독님의 작품에 출연할 수 있어서 배우로서 너무나 큰 영광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배우 성동일(왼쪽부터)과 안판석 감독, 이제훈이 6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서울 신도림 호텔에서 열린 JTBC 새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협상의 기술’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의 M&A 전문가와 그 팀의 활약상을 그리는 드라마다. 2025.3.6/뉴스1
배우 성동일(왼쪽부터)과 안판석 감독, 이제훈이 6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서울 신도림 호텔에서 열린 JTBC 새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협상의 기술’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의 M&A 전문가와 그 팀의 활약상을 그리는 드라마다. 2025.3.6/뉴스1

안 감독은 지난해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던 중 최근 뇌출혈까지 겹쳐 건강이 악화돼 1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64세.

안 감독은 오는 10월 추영우와 김소현이 주연을 맡은 새 드라마 ‘연애박사’로 복귀할 예정이었던지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