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반복수급자, 무려 50만 명 육박… 다시 고개 든 '시럽급여' 논쟁

작성일

받는 사람 줄었지만 반복수급자는 늘었다

실직자의 생계 안정과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구직급여(실업급여)를 반복해서 받는 수급자가 지난해 5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는 4년 전보다 줄었지만 최근 5년 사이 두 차례 이상 구직급여를 받은 반복수급자는 오히려 늘었다. 실업급여를 달콤한 시럽에 빗댄 이른바 ‘시럽급여’ 논란이 다시 거론되는 가운데 반복수급 증가와 제도의 재취업 지원 기능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급여 수급자는 172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급일 기준 최근 5년 이내 구직급여를 두 차례 이상 받은 반복수급자는 49만 6000명으로 전체 수급자의 28.8%를 차지했다. 구직급여를 받은 사람 10명 가운데 약 3명이 최근 5년 사이 두 차례 이상 수급한 셈이다.

전체 수급자는 감소했는데 반복수급자는 증가

반복수급자는 2021년 44만 5000명에서 2022년 43만 7000명으로 감소했으나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3년에는 47만 4000명으로 늘었고 2024년 49만 명, 지난해 49만 6000명까지 증가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4년 사이 반복수급자는 5만 1000명(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2021년 177만 5000명이었던 전체 수급자는 지난해 172만 2000명으로 5만 3000명 감소했다. 전체 수급자는 줄었지만 반복수급자는 늘면서 전체 수급자 가운데 반복수급자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높아졌다.

반복수급자 비중은 2021년 25.1%에서 지난해 28.8%로 3.7%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구직급여 수급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반복적으로 구직급여를 받는 사람의 비중은 커진 것이다.

지급액은 3년 연속 증가… 지난해 12조 3655억 원

구직급여 지급액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2조 625억 원이었던 연간 지급액은 2022년 10조 9105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2023년 11조 3071억 원, 2024년 11조 7403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2조 3655억 원까지 증가했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지급액은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았다.

특히 2021년과 비교하면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는 5만 3000명 줄었지만 지급액은 3030억 원 증가했다. 수급 인원 감소가 곧바로 전체 지급액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는 최저임금과 연동되는 구직급여 하한액 구조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구직급여는 이직 전 평균임금의 60%를 기준으로 산정하되 최저임금의 80%를 하한액으로 적용한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구직급여 하한액도 함께 올라가는 구조다.

따라서 지급액 증가 자체를 반복수급이나 제도 악용의 결과로만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수급자 수와 별개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개별 수급액의 하한선이 높아지는 효과가 함께 반영될 수 있어서다.

반복수급 증가 놓고 제도 보완 필요성 제기

반복수급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구직급여 제도의 운영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단기간 취업과 실업을 되풀이하면서 구직급여를 여러 차례 받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구직급여가 재취업을 뒷받침하는 제도라기보다 실업 기간의 소득을 보전하는 수단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김소희 의원은 “수급자는 줄어드는데 지급액이 12조 원을 돌파한 것은 현 제도가 ‘재취업 사다리’가 아닌 ‘실업 보너스’로 전락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관행적인 반복수급을 끊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반복수급 증가를 수급자의 도덕적 해이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기간제나 단기 일자리가 많은 고용 구조에서는 계약 종료에 따라 실업 상태가 된 뒤 다시 취업하는 과정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수급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더라도 수급 횟수만을 기준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실제 고용 형태와 실업·재취업이 반복되는 배경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최근 나타난 흐름은 전체 수급자 감소와 반복수급자 증가, 지급액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수급 인원 관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반복적인 수급을 줄여 재취업 지원이라는 제도의 목적을 강화하는 동시에 단기·불안정 고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실업과 재취업을 반복하는 경우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향후 제도 보완 과정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