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 위해 끝까지 책임"이라며 직접 밝힌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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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순 할머니 증언 33년, 5명만 남은 위안부 피해자들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으로 역사 기억과 인권 확산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역사적 진실을 지키는 데 정부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9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평생을 바쳐 진실과 정의를 지켜오신 피해자 여러분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진실을 기억하고, 피해자들의 존엄을 지키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존경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된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을 언급했다. 김학순 할머니는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증언했다.
이 대통령은 "35년 전 고 김학순 할머니께서 어렵게 내디디신 한 걸음이 있었기에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차마 떠올리기조차 어려운 기억을 세상과 나누어 주셨기에 우리는 역사를 외면하지 않을 수 있었고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을 가슴에 새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뜻을 이어받아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현재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다섯 명뿐이라는 점도 짚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40명이며, 생존자는 5명이다. 생존자들의 평균 연령은 95.8세에 이른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역사를 부정하거나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반인권적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6월 위안부피해자법을 개정해 피해자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에 엄정히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명예와 존엄이 온전히 회복되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후속 계획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전시 성폭력의 역사를 기억하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국제사회와 함께 확산하기 위해 여성인권평화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아시아 지역의 연대와 협력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도 기념식에 참석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원 장관은 "정부는 그동안 축적해 온 소중한 기록과 연구 성과를 체계적으로 계승하고 미래세대 교육과 국내외 협력을 확대하겠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진실과 여성인권·평화의 가치가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분들은 용기 있는 증언으로 우리에게 역사의 진실을 남겨주셨다"며 "이제 그 용기에 답하여 평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도 참석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축사 대독에 앞서 이용수 할머니가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사실을 전하며 "오늘 제가 여건이 되는대로 뵙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머지않은 시간에 저희가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 증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가운데 열린 이번 기념식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역사적 진실을 기억하고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되새기는 자리라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생존 피해자가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든 만큼 피해자 지원과 기록의 보존, 미래세대에 대한 역사교육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