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카드, 리플 RLUSD로 제미니 결제 정산 추진…비트코인은 무관 서클·테더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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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카드, 리플 RLUSD로 제미니 카드결제 정산 시범…2026년 상반기 도입 목표
5년째 이어온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확장, BVNK 인수 이어 정산망 넓혀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스테이블코인을 카드 결제망의 정식 정산 수단으로 편입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플(Ripple)의 스테이블코인 RLUSD를 활용해 제미니(Gemini)의 카드 결제 흐름을 정산하는 방안을 시범 추진 중이며, 이 기능은 2026년 상반기 중 도입될 전망이다. 이는 마스터카드가 지난 5년간 이어온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확장의 최신 사례다. 앞서 8월에는 엔터프라이즈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플랫폼 BVNK를 인수해 국경간 결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도 했다.
스테이블코인, 마스터카드가 주목하는 이유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유로 같은 안정적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한 암호화폐다. 대개 현금과 미국 국채로 뒷받침되며 은행 계좌 없이도 보유할 수 있다. 기존 은행 송금보다 더 빠르고 저렴한 정산이 가능하고, 은행 영업시간이나 휴일과 무관하게 연중 24시간 정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여시장, 자동화시장조성자(AMM), 유동성 풀 등에 예치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노릴 수도 있다.
마스터카드는 스테이블코인을 법정화폐와 나란히 놓는 자체 정산 통화로 취급함으로써 국경간 지급, 자금 운용, 가맹점 대금 지급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스테이블코인 정산을 자사 프레임워크에 통합하면 카드결제망과 동일한 부정거래 점검·분쟁 해결 도구로 고객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5년째 이어진 정산 인프라 확장
마스터카드의 스테이블코인 행보는 2021년 서클(Circle)의 USDC를 금융거래 정산에 활용하는 파일럿 프로그램 참여로 시작됐다. 이후 스테이블코인 정산 툴 일체를 갖추고 암호화폐 연계 카드를 출시했으며 온체인 해외송금도 지원했다. 서클과의 협력을 강화해 USDC와 EURC 정산을 동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으로 확대했고, 글로벌 결제망 툰스(Thunes)와 협력해 자사 글로벌 송금 서비스 ‘마스터카드 무브(Mastercard Move)’를 130개 이상 국가의 스테이블코인 지갑에 연동했다.
올해 초에는 규제받는 스테이블코인을 대상으로 하루 중 상시(당일중) 및 주말 카드 정산 기능도 선보였다. 8월에는 BVNK를 인수해 국경간 결제 파이프라인을 보강했고, 보더리스(Borderless.xyz) 및 여러 지역 핀테크 기업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송금에 대한 단일심사(single-audit) 컴플라이언스 모델 시범도 진행했다. 검증을 한 번만 거치면 다른 참여사들도 이를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구조로, 마스터카드가 카드결제망에서 쌓은 신뢰 체계를 디지털 자산 정산에도 이식하려는 시도다.
리플 RLUSD까지…제미니와 카드 정산 시범
마스터카드는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Ripple USD)를 자사 네트워크의 카드 결제 정산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마스터카드 디지털자산·블록체인 담당 수석부사장 크리스천 라우(Christian Rau)는 XRPL 커먼스(XRPL Commons)의 오델리아 토르테만(Odelia Torteman)과 나눈 인터뷰에서 이 계획을 공개했다. 이 인터뷰는 4월 16일(현지시각) 공개됐다.
라우 수석부사장은 제미니와 함께 RLUSD 정산 활용 사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XRP 사례를 보면 우리는 제미니와 협업한다”며 “그들과 함께 카드 결제 흐름을 RLUSD로 정산하는 방안을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능이 2026년 상반기 중 가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라우 수석부사장은 이번 시도가 별도의 병행 시스템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결제 레일에 스테이블코인을 편입시키는 마스터카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라우 수석부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이미 금융 서비스의 주류로 들어왔고 국경간 자금 흐름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스터카드가 보유한 약 1억5000만 곳의 가맹점과 38억 장의 카드 규모를 이런 통합 전략의 핵심 강점으로 꼽았다. “스테이블코인을 우리 네트워크 안의 또 다른 정산 통화로 생각해달라”며 “현재 법정화폐가 따라올 수 없는 이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리플은 2024년 12월 RLUSD를 출시했고, 이후 여러 거래소와 수탁기관, 결제사들이 XRP 레저(XRP Ledger) 기반 정산을 위해 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왔다.
투자자에게 주는 의미…비트코인·이더리움은 무관, 서클·테더는 훈풍
마스터카드의 스테이블코인 확장이 USDC나 EURC 같은 주요 스테이블코인 자체의 가치를 끌어올리지는 않는다. 이들 코인은 원래 법정화폐 가치를 그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다른 주요 암호화폐에도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보다 훨씬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마스터카드의 이런 움직임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서클에는 순풍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클 매출의 대부분은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하는 현금과 국채 보유분에서 나오는 이자 수입인데, 발행량이 늘어날수록 이 준비금 수입도 함께 커진다. 테더(Tether) 같은 다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투자전문매체 더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에 따르면 이 기사가 나온 시점 마스터카드(NYSE: MA) 주가는 568.94달러, 시가총액은 약 4,970억 달러(약 705조원, 1달러 1,418원 기준)로 집계됐다.
마스터카드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확장은 코인 가격 자체보다 결제망 참여자들의 구조 변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카드 정산 레일에 스테이블코인을 얼마나 매끄럽게 얹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서클·리플·테더 같은 발행사들이 마스터카드라는 대형 결제망을 통해 실사용 접점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가 다음 관건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