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최대은행 레우미, 2022년 무산된 크립토 재도전…갤럭시와 2027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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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최대 은행 레우미, 갤럭시디지털과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 2027년 초 도입 추진
2022년 무산된 계획 재추진…이더리움·솔라나도 함께 거래 가능해진다

이스라엘 최대 은행인 레우미(Bank Leumi)가 갤럭시디지털(Galaxy Digital)과 손잡고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를 준비한다. 두 회사는 8월 14일(현지시각) 레우미와 모바일뱅킹 계열사 페퍼(Pepper) 고객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를 사고 보유하고 팔 수 있는 서비스를 발표했다. 서비스는 레우미의 자본시장 애플리케이션 레우미트레이드(Leumi Trade) 안의 별도 보안 구역에서 제공되며 2027년 초 출시가 목표다. 다만 이스라엘 중앙은행(Bank of Israel)의 최종 승인이 아직 남아 있다. 레우미와 갤럭시는 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레우미가 이스라엘에서 처음으로 고객에게 디지털 자산 거래를 직접 제공하는 은행이 된다고 밝혔다.
배경: 2022년 무산됐던 도전, 이번엔 규제가 다르다
레우미의 크립토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3월 페퍼인베스트(Pepper Invest)는 크립토 인프라 기업 팍소스(Paxos)와 함께 비트코인·이더리움 거래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며 스스로를 이스라엘 최초 은행이라 칭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중앙은행의 규제 승인이 끝내 나오지 않아 서비스는 출시조차 되지 못한 채 무산됐다.
이번엔 규제 환경 자체가 바뀌었다. 올 여름 이전까지 이스라엘 은행들은 크립토와 연계된 예금 입금을 자동으로 지연시키거나 크립토 자금 출처의 현금을 아예 거부할 수 있었고, 인가받은 업체들도 소수 코인만 거래할 수 있는 데다 커스터디·자본 규정도 명확하지 않았다. 2026년 중반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이런 예금 지연 조치를 없애고 인가 업체 자금에 대한 일괄 거부를 금지했다. 자본시장청(Capital Market Authority)은 비커스터디 업체 200만 신셰켈, 커스터디 업체 250만 신셰켈의 지갑 보안·자본 기준을 세우고 고객 자산 분리 보관을 의무화했다. 8월 1일 발표된 회람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50위 안에 들면서 시가총액이 5억 달러(약 7,075억원, 1달러 1,415원 기준) 이상인 코인까지 거래를 허용했다. 이런 변화로 은행이 규제된 저마찰 경로를 통해 소매 고객에게 직접 크립토를 제공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우미트레이드 앱에서 3종 거래…승인은 아직 진행 중
새 서비스는 레우미와 페퍼 고객이 레우미트레이드 앱 안의 전용 보안 구역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를 매수·보유·매도할 수 있는 구조다. 이미 주식과 채권을 관리하는 앱 안에서 그대로 크립토까지 다룰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레우미는 소매·기업 고객을 포함해 수백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매 고객만 약 250만 명 규모라고 밝혔다.
레우미 전략 총괄 마야 라비아(Maya Ravia)는 “디지털 자산이 점차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고 있다고 본다”며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하며 규제받는 은행 프레임워크 안에서 고객이 이런 흐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수수료나 최소 거래 금액, 전체 고객 동시 개방 여부와 단계적 출시 여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서비스 출시는 여전히 이스라엘 중앙은행의 승인을 조건으로 하며, 이는 2022년 팍소스 계획을 무산시킨 것과 같은 관문이다.
갤럭시의 역할: 거래는 갤럭시원, 보관은 GK8
갤럭시는 트레이딩과 커스터디를 나눠서 지원한다. 거래 실행은 은행·자산운용사를 위한 기관용 플랫폼 갤럭시원 인스티튜셔널(GalaxyOne Institutional)이 맡고, 자산 보관은 옛 GK8로 알려진 갤럭시의 커스터디 인프라 플랫폼이 담당한다. GK8는 인터넷에 전혀 연결되지 않는 에어갭(air-gapped) 지갑 제조사로, 갤럭시가 2023년 파산한 크립토 대출업체 셀시우스(Celsius)로부터 인수해 이후 자체 기관 인프라 사업에 편입시켰다.
갤럭시 이스라엘 최고경영자(CEO) 리오르 라메시(Lior Lamesh)는 “미래 금융은 개방적이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레일 위에서 움직일 것이며, 먼저 움직이는 은행들이 그 이후 시대를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는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의 비트라이선스(BitLicense)와 2026년 5월 취득한 자금이송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레우미에 규제받는 거래상대방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계약은 갤럭시가 2026년 들어 확장해온 기관 네트워크의 일환이다. 8월 초 갤럭시는 뉴욕멜론은행(BNY)의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플랫폼에 스테이킹 인프라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앞서 6월에는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와 손잡고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를 보유한 자산관리 고객을 위한 추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고객은 최소 500만 달러(약 71억원) 상당의 디지털 자산을 갤럭시에 빌려주고 모건스탠리 비트코인 트러스트를 포함한 현물 크립토 투자 상품의 지분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최소 기준은 2,500만 달러(약 354억원)였으나 갤럭시가 이를 낮췄고, 두 회사는 이 절차로 크립토를 상장지수상품(ETP)으로 전환하는 온보딩 시간을 최대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적 부담 속 확장…이스라엘 크립토 수요는 커지는 흐름
갤럭시는 2분기 8,500만 달러(약 1,20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디지털 자산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럼에도 디지털 자산 사업부는 6,600만 달러(약 934억원)의 조정 매출총이익을 올려 직전 분기보다 34% 늘었다. 갤럭시디지털은 마이크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가 설립하고 이끌고 있으며, 나스닥에서 티커 GLXY로 거래된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발표 당일 오전 주가는 21.38달러로 전일 대비 약 2% 올랐지만 지난 1년간은 약 25% 하락한 상태였다.
이스라엘 내 크립토 수요 자체는 꾸준히 커지는 추세로 나타난다. 비트코인매거진이 인용한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크립토 채택은 수년간 꾸준히 확대돼 왔으며, 가자지구·이란과의 갈등 같은 지정학적 불안이 이스라엘 이용자들을 디지털 자산이라는 “안전 자산”으로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배경 속에 레우미가 실제로 이스라엘 중앙은행의 승인을 받아 2027년 초 서비스를 예정대로 시작할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이스라엘 은행들도 뒤따를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