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9% 급락에도 아부다비 국부펀드 IBIT 2294만주 그대로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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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국부펀드, 비트코인 급락에도 IBIT 주식 안 팔았다
3개월간 가격 하락으로만 1,670억원 증발, 그래도 보유량 유지

비트코인 29% 급락에도 아부다비 국부펀드 IBIT 2294만주 그대로 지켰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트코인 29% 급락에도 아부다비 국부펀드 IBIT 2294만주 그대로 지켰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아부다비의 두 국부펀드가 비트코인 급락에도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Shares Bitcoin Trust, IBIT) 보유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았다.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Mubadala Investment Company)와 아부다비 투자위원회(Abu Dhabi Investment Council, ADIC)는 6월 30일 기준으로 블랙록(BlackRock)의 IBIT를 합산 2,294만 주 보유하고 있다고 규제 공시를 통해 밝혔다. 두 펀드 모두 2분기 중 주식 수를 줄이지 않았다. 그 결과 합산 포지션 가치는 3월 말 8억8,140만 달러에서 6월 말 7억6,400만 달러(약 1조811억 원, 1달러 1,415원 기준)로 줄었다. 주식을 팔지 않았음에도 비트코인 가격 하락만으로 약 1억1,800만 달러(약 1,670억 원)의 가치가 사라진 셈이다.

무바달라·ADIC, 주식 수는 그대로 지켰다

무바달라는 6월 30일 기준 IBIT 1,472만1,917주를 들고 있었다. 3개월 전과 똑같은 수량이다. 평가액은 3월 말 5억6,560만 달러에서 6월 말 4억9,010만 달러로 낮아졌다. 그래도 이 지분은 348억 달러 규모인 무바달라의 13F 포트폴리오에서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보유 종목 자리를 유지했다. 무바달라는 앞서 1분기에는 비트코인 약세 속에서도 200만 주 넘게 늘려 지분을 16% 가까이 확대했고, 지난해 4분기에는 46%가량 지분을 늘린 바 있다.

아부다비 투자위원회(ADIC)도 마찬가지다. 6월 30일 기준 821만8,712주를 보유해 3개월 전과 동일했고, 평가액은 약 2억7,360만 달러였다. 이는 약 7억1,500만 달러 규모인 ADIC의 13F 포트폴리오 중 미국 상장 종목 기준 최대 비중(33% 이상)을 차지한다. ADIC는 올해 들어 이 지분을 직접 공시하기 시작했는데 이전에는 자회사 알와르다 인베스트먼트(Al Warda Investments)가 대신 공시해왔다. 공시 주체만 바뀐 것으로 실질 소유권에는 변화가 없다.

비트코인은 올해 29% 빠졌는데도 손실을 감내했다 / AI 생성 이미지
비트코인은 올해 29% 빠졌는데도 손실을 감내했다 / AI 생성 이미지

비트코인은 올해 29% 빠졌는데도 손실을 감내했다

두 펀드가 주식 수를 지킨 배경에는 올해 유독 부진한 비트코인 시세가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현지시각) 금요일 6만2,9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올해 초 8만8,700달러 수준에서 약 29% 하락한 가격이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12만6,000달러 이상의 최고가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난 셈이다.

IBIT 자체도 부진했다. 블랙록 데이터에 따르면 IBIT는 8월 13일(현지시각) 목요일까지 올해 들어 27.6% 하락했고, 순자산은 약 473억5,000만 달러로 줄었다. 같은 날 종가는 35.88달러였다. 소소밸류(SoSoValue) 집계로는 비트코인 ETF 전체 운용자산이 1,167억 달러 이상에서 955억 달러 수준으로, 약 400억 달러(약 56조6,000억 원)나 줄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다른 기관들은 비중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 하버드대학교는 지난해 말 이미 지분을 줄인 데 이어 1분기에 IBIT 보유량을 43% 추가로 축소했다. 반면 무바달라는 같은 기간 오히려 지분을 늘렸고, ADIC는 그대로 유지했다.

13F에 안 보이는 아부다비의 진짜 비트코인 노출

온램프 비트코인(Onramp Bitcoin)의 최고경영자 마이클 탄구마(Michael Tanguma)는 아부다비가 ETF 외에 콜드월렛(오프라인 저장) 형태로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장기 노출을 추구하는 국부펀드가 ETF 구조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논리다. 다만 13F 공시는 미국 상장 종목만 다루기 때문에 국가가 통제하는 지갑에 보관된 비트코인은 드러나지 않는다. 탄구마의 주장을 확인할 수도, 반박할 수도 없는 셈이다.

실제로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는 올해 초 UAE 로열그룹(Royal Group)과 연결된 채굴 관련 지갑에 약 6,782비트코인(당시 기준 약 4억5,360만 달러 상당)을 귀속시킨 바 있다. 미국 등 다른 국가의 비트코인 보유가 주로 법 집행 몰수 자산에서 나온 것과 달리, UAE의 보유량은 자국 내 채굴 활동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다르다.

규제·투자·토큰화까지…아부다비의 코인 확장은 계속된다

아부다비의 국제금융센터인 아부다비 글로벌마켓(Abu Dhabi Global Market, ADGM)은 2018년부터 가상자산 전용 규제 체계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가상자산 또는 법정화폐 연동 토큰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는 인가 기업이 20개 넘는다고 밝혔다. 바이낸스(Binance)는 12월 이 체계 아래 글로벌 라이선스를 받았고, 코인베이스(Coinbase)는 이번 주 아부다비에 국제 토큰화 허브를 세울 규제 승인을 확보했다.

국부 자본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아부다비가 뒷받침하는 MGX는 지난해 바이낸스에 20억 달러(약 2조8,3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기관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아부다비 정부가 지원하는 기술 생태계 허브71(Hub71)도 웹3·블록체인 스타트업에 2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전용 디지털자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무바달라 역시 ETF 보유를 넘어선 행보를 보인다. 자산운용 자회사 무바달라 캐피털은 7월 사모펀드 하나를 온체인으로 옮겨 베이스(Base)·솔라나(Solana)·수이(Sui) 네트워크에서 토큰화된 형태로 투자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아부다비가 디지털자산을 단순한 투기적 거래 대상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IBIT는 여전히 어떤 크립토 ETF보다 많은 자금을 유치한 상품으로, 연금펀드와 미국 일부 주정부도 이를 통해 비트코인 노출을 확보하고 있다. 앞서 스위스계 은행 UBS가 IBIT 콜옵션 보유량을 1분기 만에 24배 넘게 늘렸다고 알려진 것도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을 둘러싼 셈법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