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특수도 다 옛말… 자영업자들 이중고에 비명 지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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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 2.5배 폭등, 손님 감소까지...자영업자 생존 위기
이번 여름은 복날 특수조차 자영업자들을 비켜갔다.

16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은 예년 같으면 손님이 몰릴 시기에도 매출이 오히려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 침체에 고물가, 폭염까지 겹치면서 외식을 줄이는 시민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폭염이 식재료값까지 밀어올리면서, 자영업자들은 손님 감소와 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함께 떠안게 됐다.
38년째 신진시장에서 백반집을 운영해온 60대 상인 기 모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침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서 거리가 꽉 찼는데, 요즘은 장사가 너무 안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더위 때문에 시원한 음식을 찾아 나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인건비도 재료비도 다 오른 상황에서 손님까지 줄어드니 버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 달 새 2.5배 뛴 시금치…채소값 줄줄이 급등
식재료값 상승은 상인들의 체감을 숫자로도 뒷받침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시금치 100g의 평균 소매가격은 1974원으로, 한 달 전(852원)보다 131.6% 뛰었다. 같은 기간 열무(1㎏)는 4115원으로 74%, 상추(100g)는 1627원으로 42.59%, 오이(10개)는 1만859원으로 45.27% 각각 올랐다.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채소 출하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다른 조사에서도 다다기오이 소매가는 10개당 8313원으로 54.8%, 애호박은 46.6%, 청상추는 41.7% 오르는 등 과채·엽채류 전반이 동반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는 채소류 물가 전반이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초까지 채소류 도·소매가격이 평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 주요 채소류 생산량도 대체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품목의 단기 급등과 별개로, 전체적인 물가 수준은 아직 평년 대비 안정적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가축 90만 마리 폐사…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
폭염 피해는 축산 분야로도 번지고 있다. 이달 7일 기준 폭염으로 가축재해보험에 신고된 폐사 가축은 90만1602마리에 달했다. 이 중 약 95%인 85만6220마리가 닭과 오리 등 가금류였고, 나머지는 돼지 등이었다.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 이런 폐사가 더 늘면서 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아직까지 실제 가격에는 뚜렷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같은 날 기준 육계 1㎏당 소매가는 5925원으로, 오히려 지난 2월 20일 이후 약 6개월 만에 6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농식품부는 올해 가축 폐사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55% 수준이며, 전체 사육 마릿수 대비 비중도 낮아 닭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는 대형마트 등에 공급하는 닭고기 납품 단가를 1000원 이상 낮추고, 육용종란 수입을 완료하는 등 공급 확대에도 나선 상태다.
바다도 예외 아냐…양식 어류도 대거 폐사
고수온 피해는 바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전국 35개 해역 가운데 31개 해역에 고수온 특보가 발효됐고, 이로 인해 양식 어류 183만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시장에 출하할 수 있는 크기의 광어·우럭 비중은 약 10% 수준에 그친다. 특히 제주 양식장 피해 여파로 대형마트 기준 광어회(300g) 소매가는 2만5000원 안팎까지 올라, 지난 5월(360g 기준 1만9000원대)과 비교해 석 달 만에 눈에 띄게 뛰었다.

정부는 이 같은 피해에 대응해 지난 13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폭염·가뭄 등 대비 농축수산물 가격·수급 안정방안'을 발표했다. 광어·우럭 등 수산물 최대 50% 할인, 조기 출하 유도, 피해 어가에 대한 재해보험금 선지급 등이 골자다. 올해 재난지원금 예산도 3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3% 늘렸다.
정부는 현재까지의 농축수산물 피해가 전체 수급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폭염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매출 감소와 원가 상승을 동시에 견뎌야 하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폭염이 얼마나 더 이어지느냐가 이번 여름 장사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