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난리 난 '빨간 테라'의 정체… 2030 지갑 싹 쓸어간 여름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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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열풍이 식음료를 넘어 패션·뷰티·인테리어까지 장악

맥주 브랜드 '테라'까지 토마토 옷을 입었다.

테라 스파클링 3종.
테라 스파클링 3종.

SNS에서는 이 신제품 사진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신제품 화제성을 넘어 올여름 식품·뷰티·인테리어 업계 전반을 휩쓸고 있는 '토마토 코어' 열풍의 한 단면이다.

맥주가 아니라 '과실주'…테라의 여름 변신

하이트진로는 지난 4일부터 '테라 스파클링' 3종을 시즌 한정으로 출시했다. 스페인산 화이트와인을 베이스로 토마토·레몬·수박 과즙을 더한 제품으로, 이름에 '테라'가 들어가지만 주세법상으로는 맥주가 아닌 과실주로 분류된다. 이 중 '테라 스파클링 토마토'는 알코올 도수 4.6도로, 신선한 토마토의 산미와 은은한 단맛을 살렸고 패키지도 토마토를 연상시키는 붉은색으로 디자인됐다. 모두 485mL 캔 제품으로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테라가 이런 과실주 라인업을 내놓은 건 2019년 브랜드 출시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회식 감소와 절주 문화 확산으로 기존 맥주 시장 성장이 둔화하자, 하이트진로가 테라의 높은 인지도를 즉석음용주(RTD)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풀이한다.

이런 신제품이 특히 SNS에서 화제가 된 배경에는 이미 대중화된 '홈술 레시피'가 있다. 맥주에 토마토 주스를 섞어 마시는 '레드아이' 칵테일은 일본에서 유래해 국내에서도 해장용으로 즐겨온 조합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소주에 토마토맛 토닉워터를 섞은 '토마토 하이볼'도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하이트진로음료가 지난해 여름 아예 '진로토닉워터 토마토'를 별도 출시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테라가 토마토맛 제품을 내놓은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제철코어'에서 파생된 신조어, '토마토 코어'

이번 열풍의 정식 명칭은 '토마토 코어(Tomato Core)'다. 토마토에 자연스러운 멋을 뜻하는 '놈코어(Normcore)'를 합친 신조어로, 제철에만 즐길 수 있는 과일·채소를 감각적으로 소비하는 'Z세대'(1990년대 후반~2000년대생) 중심의 '제철코어' 트렌드에서 파생됐다. 2~3년 전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하다 지난해 여름 본격적으로 유행에 올라섰고, 올해는 식음료를 넘어 패션·뷰티·인테리어 소품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건강한 이미지와 선명한 붉은 색감, 자연 친화적 분위기가 2030세대의 취향과 맞물린 데다, 최근 유행하는 저속노화·웰니스·헬시플레저 트렌드와도 결이 통하며 토마토가 다시 건강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 20년 만에 '채소 맛'까지 도전

토마토 코어 열풍은 식품업계의 이색 제품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화제를 모은 사례는 크라운제과의 '마이쮸 토마토'다. 2004년 출시 이후 포도·딸기·복숭아 등 과일 맛 위주였던 마이쮸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채소 맛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크라운제과 측은 "SNS를 통해 토마토 맛을 만들어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꾸준히 이어졌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삼양식품도 지난 4월 토마토 소스와 바질을 기반으로 한 건면 간편식 '바질토마토 프로틴파스타'를 출시했다.

토마토 자료사진. / Aimmi-shutterstock.com
토마토 자료사진. / Aimmi-shutterstock.com

카페 업계의 움직임도 빠르다. 메가MGC커피는 강원도 찰토마토를 넣은 '멋쟁이 토마토 스무디'를 내놨고, 팀홀튼은 빙수 콘셉트를 적용한 '토마토 아이스캡'을 한정 판매하고 있다. 컴포즈커피와 이디야커피도 여름 시즌 메뉴로 토마토 음료를 전면에 내세웠다. 호텔업계에서도 파라다이스시티의 '라운지 파라다이스'가 여름 시즌 한정으로 토마토 빙수를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디저트로도 진화하고 있다.

메이크업·인테리어까지…"겉과 속이 같은" 감성

토마토 코어는 뷰티 업계로도 번졌다. 기존 유행하던 누디 메이크업 대신, 잘 익은 토마토를 닮은 맑은 레드·오렌지 컬러를 치크와 립에 자연스럽게 더해 건강한 혈색을 표현하는 메이크업이 새로운 스타일 키워드로 떠올랐다. 과하게 붉기보다 맑고 투명하게 발색되는 컬러를 활용해 더운 계절에도 답답하지 않은 분위기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 인테리어에서도 붉은 컬러와 토마토 모티브를 쿠션·러그·조명·소품 등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런 열풍에는 SNS발 밈도 한몫했다. "사과가 되지 말고 도마도가 돼라"는 문구가 온라인에서 재조명되며, 겉과 속이 같은 솔직한 태도를 지향하는 최근 세대 감성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