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왕사남'보다 빠르다… 지금 극장가 먹여 살리고 있는 박스오피스 1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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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13일 만에 500만 고지 돌파… '인터스텔라'급 흥행 질주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13일 만에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거침없는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17일 오전 10시 기준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최고 흥행작 '인터스텔라'가 개봉 12일째 500만 관객을 돌파한 기록에 견줄 만한 속도다.
500만 관객 돌파, '인터스텔라'급 속도로 박스오피스 평정
올해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왕과 사는 남자'의 개봉 18일째 500만 돌파 기록과 '군체'의 개봉 24일째 기록보다도 빠르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른 '주토피아 2'가 개봉 19일째, '아바타: 불과 재'가 개봉 17일째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과 비교해도 빠른 흥행 속도다.

'오디세이'는 2주 연속 주말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개봉 2주차였던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주말 3일 동안 약 16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첫 주말 기록인 133만3436명을 넘어섰다. 예매율 역시 15일 연속 1위를 지키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디세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5일 개봉했다. 호메로스의 그리스·로마 신화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다.
20년의 기다림과 험난한 귀향길, 거장이 재해석한 신화
이야기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에도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지 못한 오디세우스를 기다리는 가족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이타카에서는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가 20년 가까이 남편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오디세우스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자 왕좌를 노리는 구혼자들이 궁전에 몰려들어 페넬로페에게 재혼을 압박한다. 아들 텔레마코스 역시 아버지가 사라진 상황에서 왕위를 둘러싼 압박을 받으며 성장한다. 오디세우스의 충직한 부하 에우마이오스와 오래전부터 주인을 기다려온 사냥개 아르고스 역시 그의 귀환을 기다린다.

한편 텔레마코스는 아버지의 행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스파르타로 향한다. 그곳에서 트로이 전쟁을 겪은 메넬라오스를 만나 오디세우스의 활약과 트로이 목마 작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오디세우스는 지략을 이용해 트로이 성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전쟁의 이면에는 영웅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비극이 자리하고 있었다.
전쟁이 끝난 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과 함께 고향으로 향하지만 귀환길은 순탄하지 않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들른 섬에서는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와 맞닥뜨리고, 오디세우스 일행은 거인의 동굴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큰 희생을 치른다. 폴리페모스가 자신의 아버지인 포세이돈에게 오디세우스를 저주해 달라고 빌면서 그의 항해에는 거센 폭풍과 예상하지 못한 위험이 이어진다.
이후에도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거인족이 사는 섬에서 공격을 받고 간신히 살아남아 또 다른 섬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마녀 키르케의 주술에 휘말리며 부하들이 동물로 변하는 사건까지 벌어진다. 오디세우스는 키르케의 술수를 알아차리고 부하들을 구해내지만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저승으로 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승에서 오디세우스는 전쟁에서 희생된 시논과 아가멤논을 만나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테이레시아스는 오디세우스에게 귀향 과정에서 세이렌과 바다 괴물 스킬라, 태양신의 섬 등을 지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특히 오디세우스 자신만이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갈 운명이라고 전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부하들을 살리기 위해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그러나 귀환길에서도 희생은 이어진다. 세이렌의 노래를 지나고 스킬라가 나타난 바다에서는 여러 병사가 목숨을 잃는다. 이후 태양신의 섬에 도착한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에게 섬의 소를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식량이 떨어지고 배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병사들은 결국 금기를 어기고 만다.
그 직후 폭풍이 몰아치면서 배는 파괴되고 오디세우스만 바다에 홀로 남게 된다. 오랜 표류 끝에 오디세우스는 칼립소가 사는 섬에 도착한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구하지만 그가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억을 잃게 만드는 로터스 나무의 꽃을 먹인다. 오디세우스는 기억을 잃은 채 오랜 세월을 보내지만 무의식적으로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뗏목을 만들기 시작한다. 결국 칼립소는 그가 끝내 잊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오디세우스는 기억을 되찾은 뒤 다시 바다로 향한다.
마침내 오디세우스는 고향 이타카에 도착한다. 그러나 그가 떠났던 20년 전과 달리 이타카에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고향의 상황을 살피기 위해 걸인으로 변장하고 충직한 부하 에우마이오스를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텔레마코스가 구혼자들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들과도 다시 마주한다. 텔레마코스는 처음에는 그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오디세우스와 관련된 기억을 통해 점차 진실에 다가간다.
궁전으로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여전히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구혼자들이 모인 연회장에 들어간다. 오랜 세월 자신을 기다려 온 아르고스와 마주하는 장면을 비롯해 페넬로페와의 대화에서도 자신의 정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페넬로페 역시 걸인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오디세우스와 관련된 과거의 기억을 묻고 두 사람 사이에는 오랜 세월 떨어져 있었던 만큼 복잡한 감정이 오간다.
특히 오디세우스는 자신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는지를 페넬로페에게 털어놓는다.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영웅이라는 외면적인 모습 뒤에는 전쟁의 참혹한 현장을 직접 목격한 한 인간의 죄책감과 상처가 자리하고 있었다.
트로이의 함락 과정에서 벌어진 학살과 파괴를 지켜본 오디세우스는 자신이 만든 트로이 목마 작전이 불러온 결과를 마주한 뒤 고향으로 돌아갈 용기마저 잃게 됐다는 사실을 밝힌다. 영화는 오디세우스가 괴물과 마녀, 거친 바다를 헤쳐 나가는 모험뿐 아니라 전쟁 이후 무너진 인간의 내면과 가족에게 돌아가기까지의 긴 시간을 함께 따라간다.
고향에 도착한 뒤에도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오디세우스가 떠난 사이 이타카의 왕좌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커졌고, 페넬로페와 텔레마코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오랜 시간을 견뎌왔다.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는 영화 후반부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글로벌 흥행 돌풍, IMAX 역대 최고 기록 경신
개봉 후 작품에는 영화 평론가들과 실관람객을 아우르는 호평이 이어졌다. 로튼토마토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높은 전문가 평점을 기록하며 출발했고, 이후 2만5000개 이상의 리뷰가 쌓인 관람객 평가에서도 97%대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IMDb에서도 8점대의 준수한 점수를 기록했으며 메타크리틱에서도 높은 전문가 점수를 받았다.

주요 매체들은 작품의 연출과 영상미, 배우들의 연기, 압도적인 스케일을 높게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영화적 야심과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고, 인디펜던트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공개 직후 주요 평론 사이트에서도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영화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흥행 성적 역시 눈에 띈다. 개봉 첫날 수익만으로 5170만 달러, 약 762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2026년 실사영화 개봉작 가운데 최고 수준의 수익이며 역대 R등급 영화 가운데에서도 최상위권 실적이다. 개봉 첫 주 오프닝 수익은 2억6410만 달러, 한화 약 3920억 원에 달하며 빠른 속도로 제작비를 회수했다.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른 놀란 감독은 '인셉션', '다크 나이트' 시리즈,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오펜하이머' 등 내놓는 작품마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으며 글로벌 영화 시장에서 강력한 흥행력을 보여왔다. 이번 '오디세이' 역시 고전 문학의 경전으로 불리는 원작을 현대적인 영화 언어로 시각화했다는 점에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동시에 받고 있다.

특히 오디세우스 역을 맡은 맷 데이먼의 연기는 작품의 감정선을 이끄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그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지략 넘치고 강인한 영웅의 모습부터 오랜 귀환길 속에서 부하들을 잃고 절망하는 인간적인 슬픔까지 폭넓게 표현했다. 전쟁이 남긴 상처와 죄책감 속에서 괴로워하면서도 끝내 가족에게 돌아가고자 하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아내 페넬로페 역의 앤 해서웨이 역시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왕좌를 노리는 수많은 구혼자의 압박에 맞서 가정을 지켜낸 인물을 소화했다. 정체를 숨긴 오디세우스와 재회하는 장면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눈빛과 복잡한 감정선 역시 호평을 받았다. 텔레마코스 역의 톰 홀랜드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불확실한 운명 속에서 성숙해가는 아들의 모습을 그리며 극에 무게를 더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 역시 '오디세이'가 거둔 주요 기록 가운데 하나다. 특히 IMAX 상영관을 통한 수익이 전체 오프닝의 약 20%를 차지했고, 전 세계 IMAX 수익 3억 달러를 돌파하며 기존 '아바타'가 보유하고 있던 전 세계 IMAX 수익 1위 기록을 넘어섰다. 북미를 비롯해 유럽과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둔 데 이어 한국 개봉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5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오디세이'의 흥행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