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하게 매몰된 거제 아파트 현장... 빗물 머금은 토사, 동과 동 사이 좁은 통로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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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사흘 동안 쏟아진 813mm 폭우 여파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흘간 쏟아진 813mm의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20대 주민 1명이 숨지고 50대 주민 2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빚어졌다.
1층과 2층 등 8세대가 토사에 매몰됐으며 주차된 차량 10여 대와 낙석 방지 펜스 등 단지 내 시설물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돼 소방 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긴급 구조에 나섰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17일 오전 4시 23분경 거제시 옥포동에 위치한 모 아파트 단지 뒤편 야산에서 대규모 토사가 밀려 내려와 건물을 덮쳤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15일부터 사흘 동안 거제 지역에 쏟아진 813mm의 폭우다. 빗물을 잔뜩 머금은 토사가 아파트 동과 동 사이의 좁은 통로를 휩쓸고 지나가며 인명 피해를 냈다.
특히 야산과 직접 맞닿은 동의 피해가 컸다. 아파트 1층 4세대와 2층 4세대 등 총 8세대가 토사에 갇혀 매몰됐다. 이 사고로 1층에 거주하던 20대 주민 1명이 목숨을 잃었고, 50대 주민 등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즉각 대응 단계를 2단계로 상향하고 중앙119구조본부 특수구조대를 비롯한 가용 소방력을 현장에 총동원해 추가 수색과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매몰된 아파트 현장은 자연재해의 처참함을 증명했다.
뉴스1 현장 취재에 따르면 토사에 파묻힌 1층 현관 입구는 흙으로 막혀 진입이 불가능하며 저층부 베란다와 창문은 토사에 덮여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다.
매몰된 8세대의 베란다 유리창은 토압을 견디지 못하고 모조리 박살 났으며 튼튼한 금속 새시마저 엿가락처럼 휘어졌다.
1층 공용 엘리베이터의 철제문은 종잇장처럼 구겨져 뜯겨 나갔고, 내부 공간은 토사로 가득 찼다. 사망자가 발생한 세대의 위층 공간도 바닥부터 천장까지 흙으로 채워졌다.
건물 내부에서 사용하던 세탁기를 비롯한 가전제품과 생활 집기들은 거센 흙 물살에 떠밀려 외부 주차장까지 쏟아져 나왔다.
건물 뒤편에 설치된 콘크리트 옹벽과 철제 펜스도 토사와 부러진 나무에 덮치면서 산산조각 났다.

동 앞 통로에 주차된 입주민 차량 10여 대도 토사 무게에 떠밀려 파손됐다. 진입 도로와 주차장 곳곳은 나뭇가지와 바위로 뒤덮여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한편 산림청이 발표한 최근 산사태 통계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 빈발로 지난해 산사태 피해 면적 612ha, 복구비 약 1856억 원, 사망 17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피해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
2024년은 피해 면적 179ha, 복구비 약 615억 원, 사망 2명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지정 범위를 벗어난 사각지대에서 피해가 집중된다는 점이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동안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모두 18건으로, 이로 인해 29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