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물난리, 유럽은 역대급 산불… 대규모 '인명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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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폭염 속 ‘메가 파이어’… 한국은 800㎜ 기습 폭우

지구촌이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 대륙은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통제 불능 수준의 초대형 산불인 이른바 ‘메가 파이어(Mega Fire)’가 곳곳에서 발생해 대규모 인명 피해와 이주민이 속출하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산불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산불 이미지

한편 한국 역시 때아닌 기습적 폭우가 남부 지방을 강타하면서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이어지고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되는 등 전 세계가 기후 재난에 직면해 있다.

유럽 대륙 덮친 기록적 폭염…‘메가 파이어’에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 발생 위험이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그리스, 벨기에, 포르투갈, 스페인 등 대륙 전역에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지난 16일 그리스 살라미스 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거주하던 부부 2명이 사망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이들 부부가 페리스테리아 해변 인근 자택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산불의 기세가 거세지자 당국은 같은 날 해당 지역 주민 500명 이상에게 긴급 대피령을 발령하고 구호 조치에 나섰다.

스페인에서도 화재 진압 과정에서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아라곤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현장에 투입돼 진화 작업을 돕던 군인 1명이 숨졌다. 아라곤 지역의 산불은 일주일째 진화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으며 1000년의 역사를 가진 고성과 수도원까지 화마의 위협을 받자 소방 당국은 추가 지원 인력을 현장에 급파해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현대 들어 역대 최대 규모의 초대형 산불이 발생해 국경을 넘어 퍼지고 있다. 지난 14일 인기 등산 코스이자 대규모 자연 보호 구역인 ‘하이 펜스(High Fens)’에서 시작된 이번 화재로 이미 약 3000헥타르에 달하는 임야가 소실됐다. 불길은 강풍을 타고 독일 국경 방향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이에 따라 리에주주 와임스와 뷔트겐바흐 지역에서는 15일 주민 약 600명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집을 떠난 주민들은 인근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거주 시설에서 밤을 지새우거나 지인의 자택으로 대피한 상태다. 벨기에 당국은 독일 소방관들을 포함해 총 250명 이상의 대응 인력을 현장에 동원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변 국가와의 국제 공조도 신속히 이뤄져 스웨덴은 산불 진화용 물투하 항공기 2대를 현지에 급파했고 벨기에와 네덜란드도 각각 헬리콥터 2대씩을 투입해 공중 진화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포르투갈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백 명의 소방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화재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스페인 국경 인근 마을인 디네 근처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서는 진화 작업 중이던 소방차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소방관 5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유명 휴양지인 크로아티아의 한 지역에서 산불이 주택가로 번져 주민 1명이 숨지고 약 40명이 다쳤으며 1200여 명의 피서객과 주민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 광복절 연휴 800㎜ 폭우 강타…남부 지방 산사태·침수 피해 속출

유럽이 폭염과 화마로 신음하는 동안 한국은 때아닌 기습적인 호우로 인해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심각한 수해를 입고 있다.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도로가 극한 호우로 침수돼 아수라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 뉴스1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도로가 극한 호우로 침수돼 아수라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 뉴스1

광복절 연휴 사흘간 8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남 거제시와 통영시를 비롯한 남해안 지역에서는 주택 침수와 산사태 피해가 동시다발적으로 잇따랐다. 17일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거제와 통영 지역에서 접수된 집중호우 관련 신고는 총 1947건에 달하며 인명구조 활동 20건을 통해 고립됐던 주민 136명이 무사히 구조됐다.

이번 집중호우로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사망 1명, 경상 3명 등 총 4명이다. 거제시 옥포동에서는 폭우로 유실된 산사태 토사가 주거시설을 직격하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통영시 곤리리에서도 산사태로 인한 토사 유출로 주민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피해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자 소방청은 17일 오전 2시 40분을 기해 상황대책반을 전격 가동했다. 소방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세 차례에 걸쳐 긴급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고, 인명구조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여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이어 소방청은 오전 6시 23분과 6시 35분, 두 차례에 걸쳐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여 피해 지역에 신속히 추가 소방력을 보강했다.

현재 현장에는 경남소방 인력 361명과 국가소방동원령으로 지원된 타 지자체 인력 26명 등 총 387명의 인원과 84대의 장비가 투입되어 구조 및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 역시 인력 47명과 장비 13대를 현장에 즉시 배치했다.

도로와 주택 침수, 산사태가 곳곳에서 동시에 발생함에 따라 진입이 어려운 지역에는 구조보트와 대용량포방사시스템 등 특수장비가 현장에 대거 투입됐다. 부산, 대구, 경북, 창원 등 4개 인접 시·도 소방본부에서도 험지펌프차 10대를 긴급 지원해 힘을 보탰다. 대규모 침수가 발생한 거제시 장승포동의 한 상가 지하주차장 현장에서는 신속한 배수작업을 위해 대용량포방사시스템 가동을 전격 준비 중이다. 또한 거제 주요 피해 지역에는 굴삭기 30여 대가 동원돼 도로를 막은 토사와 유실물을 제거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수해가 막심한 거제 상황 / 뉴스1
수해가 막심한 거제 상황 / 뉴스1

소방청은 효율적인 현장 대응과 지휘를 위해 119대응국장을 비롯한 현장상황관리관을 거제와 통영 현장에 직접 파견했다. 현장에 도착한 119대응국장은 경상남도 긴급구조통제단과 합류해 상세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에 필요한 관계 기관별 지원 사항을 종합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경상남도 긴급구조통제단은 거제시 측에 도로 정비와 토사 제거를 위한 굴삭기 및 양수기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한국전력에는 조속한 정전 복구를, 경찰에는 안전 확보를 위한 피해 지역 도로 통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경찰, 지방자치단체, 군 부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 등 긴급구조지원기관들도 일제히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여 복구작업과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긴급 인명구조 작업이 완료된 후에도 추가적인 강우와 2차 산사태, 침수 등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배수 지원 및 복구 작업, 현장 안전 조치를 철저히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