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이 이겼지만…” 패배 후 라방 켠 정청래, 눈길 확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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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패배 직후 라이브방송 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재선에 도전했던 정청래 전 대표가 김민석 신임 대표에게 자리를 내줬다. 승부가 갈린 직후 곧바로 유튜브 생중계에 나선 정 전 대표의 발언과 이튿날 이어진 여권 인사의 평가가 함께 화제에 올랐다.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라이브방송을 진행한 정청래 전 대표 / 유튜브 ‘정청래 TV떴다!’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라이브방송을 진행한 정청래 전 대표 / 유튜브 ‘정청래 TV떴다!’

차량 안에서 켠 라방, "숫자로는 졌다"

정 전 대표는 17일 전당대회 결과 발표 직후 이동 중이던 차량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켰다. 그는 "김민석 후보(신임 대표)는 이겼지만 그의 주장은 진 것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 대표 측이 내세웠던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대의 본질'이라는 주장을 겨냥해 "그건 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그렇게 폭탄선언했다가 통합하고 연대하자 주장하지 않았나"라며 상대 진영의 선거 전략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정청래는 졌지만 정청래 지지자는 이겼다. 정청래는 졌지만 정청래가 주장한 것까지 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정 전 대표가 방송에서 특히 힘줘 강조한 대목은 국민여론조사 성적이다. 이번 전당대회 최종 득표율은 김민석 대표 54.08%, 정 전 대표 45.92%로 갈렸다. 그러나 전체 결과의 30%를 반영하는 국민여론조사 부문만 놓고 보면 정 전 대표가 50.7%를 얻어 49.3%에 그친 김 대표를 앞섰다.

정 전 대표는 이 결과를 두고 "송영길 후보의 2순위 표까지 더해서 나온 결과"라고 설명하며 "아마 2순위표를 더하기 전엔 5%p 정도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호투표제만 아니었다면 여론조사에서 더 큰 격차로 앞섰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3위 후보를 1순위로 택한 당원들의 2순위 표를 1·2위 후보에게 나눠 합산하는 선호투표제가 처음 적용됐다. 3위로 밀린 송영길 후보 지지층의 2순위 표가 최종 승부를 갈랐다는 게 정 전 대표 측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연임에 실패한 정청래 / 유튜브 ‘정청래 TV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연임에 실패한 정청래 / 유튜브 ‘정청래 TV떴다!’

"조직이 너무 셌다"…기자들 앞에서 울컥

정 전 대표는 방송을 마친 뒤 현장에서 기자들과도 만났다. 그는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면서도 "이번엔 그 조직이 너무 셌나 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 측 조직력이 승부를 가른 결정적 변수였다는 인식을 드러낸 발언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우리는 숫자로 졌지만 우리의 열정과 가치가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감정이 북받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반명 인사 배제론'에 대한 경계심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총선에서 이기고 대선에서 이겨야 하는데 이 사람 빼고, 저 사람 빼면 누구랑 총선에 승리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패배의 소회는 활 쏘는 궁수에 빗댄 말로 마무리됐다. 정 전 대표는 "명사수는 바람을 계산하지 않고 활을 쏜다"며 "제가 명사수가 되지 못해 한없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17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청래 후보와 포옹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17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청래 후보와 포옹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탈당은 안 된다"…분당론엔 선 긋기

다만 강경했던 라이브 방송 발언과 달리,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17일 대전 현장에서 김민석 대표의 최종 승리가 발표되자 정청래·송영길 후보는 김 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서로의 노고를 위로했다. 승부와 별개로 승복의 제스처를 보인 셈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정 전 대표 지지층 일부는 "정 후보가 떨어지면 분당해야 한다"는 격한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전 대표 본인도 이날 "절대 탈당은 마시라"며 지지자들을 다독였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친노·친문이 친명 견제를 위해 정 후보를 지지한 것이지, 정 후보를 대선 주자로 내세우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8월 당대표 선거 당시 정 전 대표를 적극 지원했던 친여 성향 유튜버 김어준 씨도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예전만큼 힘을 싣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친정청계 핵심 인사는 "친명 대안 세력으로 정청래는 언제든 부상할 수 있다"며 "그게 정치"라고 말했다.

이번 경선에서 3위에 그친 친명계 송영길 후보는 한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향후 여권 내 역할은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기 내각 장관으로 발탁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청래, 송영길 후보와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청래, 송영길 후보와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박지원 "깨끗하게 승복하는 게 더 큰 민주주의"

전당대회 다음 날인 18일에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정 전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전당대회를 "이재명 대통령의 1년 집권에 대한 신임 투표"로 규정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방송에서 "숫자에서는 졌지만 열정과 가치까지 진 건 아니다", "김민석 후보는 이겼지만 그의 주장은 진 것이 많다"고 한 발언을 두고 "정 전 대표가 그렇게 꼬리를 단 것은 그의 정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과거 경험을 예로 들었다. 박 의원은 "(정 전 대표가) '국민 여론조사에서 이겼다'고 하는데 저도 국회의장 (후보 당내 경선 때) 여론조사에서 70~80% 받고도 3~5% 나온 사람들한테 졌다"며 "그렇지만 깨끗하게 승복하는 것이 더 큰 민주주의인데 정 전 대표가 그렇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느냐, 안 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김민석 대표가 승리한 배경으로 호남 당원들의 전략적 투표를 꼽았다. 그는 "호남은 지금까지 투표를 경제에 하지 않고 정치, 민주주의에 했다"면서도 "그런데 이번에 메가 특구 등에서 800조원 이러한 투자를 보고 호남분들도 눈을 떴다"고 말했다. 또 "호남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강한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투표는 대통령에 대한 신임 투표다(라는 프레임이) 먹힌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신임 대표를 향해서는 통합의 리더십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당직 배분도 항상 정청래팀을 생각해야 한다"며 "과거에는 전당대회가 끝나면 주류가 60%, 비주류는 40% 항상 인정해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3(친청) 대 2(친명)인데 김 대표가 화합·통합으로 이끌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도 탕평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정청래 TV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