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당대표 첫 출근날, 강훈식 비서실장이 웃으며 남긴 '이 말’…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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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원외정치인서 집권여당 대표까지, 김민석의 재기 스토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8일 국회에서 상견례를 갖고 긴밀한 당청 관계와 여권 통합을 강조했다.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당청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던 터라, 이날 두 사람이 포옹까지 하며 '원팀'을 내세운 장면은 여의도 안팎의 시선을 끌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를 접견했다. / 뉴스1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를 접견했다. / 뉴스1

국무총리 출신 김민석, "집에 온 것 같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낸 당선 축하 난을 들고 찾아온 강훈식 비서실장, 홍익표 정무수석, 정을호 정무비서관을 맞이했다. 김 대표는 국무총리 재임 당시 청와대에서 함께 국정을 논의했던 인연을 언급하며 "당에 와서 집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한편으로는 강 실장과 홍 수석을 뵈니 또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벽이 없는 원팀으로 소통이 이뤄지겠다는 기대와 책임감을 갖는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인 전날 집중호우 피해를 본 경남 거제를 방문한 사실도 전했다. 그는 "어떻게 주민 피해를 빨리 보상하고 트라우마 같은 게 없도록 도와드릴지 정부도 최선을 다해 주시고, 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국민을 지키는 든든한 민주당'이라고 적힌 백드롭도 함께 소개됐다. 김 대표는 "앞으로 정부와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잘 뒷받침하며 당은 민생의 촉수를 펼쳐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민심을 청와대와 정부에 전달하겠다"며 "그렇게 국정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훈식이 직접 전한 축하 난, 그 안에 담긴 의미

이에 강 실장은 "당 대표가 당선되면 정무수석이 난을 전달하는 게 관례였는데 전임 당 대표 때도 그렇고 비서실장이 와서 축하 난을 드리고 있다"며 "그만큼 당청, 당정이 원팀으로 뛰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원래 관례상 정무수석이 맡던 역할을 비서실장이 직접 수행한 것으로, 당청 관계에 무게를 싣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에게 축하 난 전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 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에게 축하 난 전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 뉴스1

강 실장은 "당은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민심을 듣는 곳"이라며 "정부가 미처 듣지 못한 목소리, 놓치고 있는 현장의 어려움이 있다면 언제든지 가감 없이 말씀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도 당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현장의 민심을 국정에 더 충실히 반영하겠다"며 "더 건강하고 긴밀한 당청 관계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기간 극심했던 갈등을 염두에 둔 듯 "이제 모두 하나가 돼 민주당을 잘 이끌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뜨거운 경쟁과 에너지로, 김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은 단단한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사말이 끝난 뒤 두 사람은 김태선 당 대표 비서실장의 제안에 따라 취재진 앞에서 포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인 한성숙 국무총리 역시 채이배 총리 비서실장을 통해 김 대표에게 축하 난을 보냈다.

연임 실패한 정청래, "숫자로 졌지만 가치는 안 졌다"

김 대표에게 1차 과반 득표를 저지당했던 정청래 후보는 선호투표 끝에 결국 연임에 실패했다. 정 후보는 전날 선거 패배 직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민석 대표는 이겼지만 그의 주장은 진 것이 많다"며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대 본질이라 했는데, 그건 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정청래가 숫자로 졌지만 정청래가 주장한 것까지 진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직이 너무 셌다"고 말했다. "우리는 숫자로 졌지만 우리의 열정과 가치가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울컥하기도 했다. 그는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총선에서 이기고 대선에서 이겨야 하는데 이 사람 빼고, 저 사람 빼면 누구랑 총선에 승리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당대표 출마했던 3인방. 정청래, 김민석, 송영길. / 뉴스1
민주당 당대표 출마했던 3인방. 정청래, 김민석, 송영길. / 뉴스1

정 후보는 당대표 시절 검찰 개혁 등 주요 현안마다 청와대와 불협화음을 내며 친명계 반발을 샀고, 끝내 당내 불신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반명' 프레임에 갇히고도 선전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정 후보는 이후 비공개로 지방을 돌며 지지자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일부 강성 지지층은 "정 후보가 떨어지면 분당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지만, 실제 분당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 후보 본인도 이날 "절대 탈당은 마시라"고 못박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노, 친문이 친명 견제를 위해 정 후보를 지지한 것이지, 정 후보를 대선 주자로 내세우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8월 당대표 선거 때 정 후보를 밀었던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도 이번엔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 다만 친정계 핵심 인사는 "친명 대안 세력으로 정청래는 언제든 부상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번 경선에서 3위를 기록한 친명계 송영길 후보는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쳤지만, 여권 내 주요한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기 내각 장관 발탁 가능성도 거론된다.

포옹한 김민석 당대표와 강훈식 비서실장. / 뉴스1
포옹한 김민석 당대표와 강훈식 비서실장. / 뉴스1

18년 원외 정치인에서 집권여당 대표까지

김 신임 대표는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25세이던 1990년 '꼬마민주당'에 입당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는 만 31세 나이로 국회에 입성해 당시 최연소 국회의원 기록을 세우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 그룹인 동교동계 핵심 인사로 주목받았다. 16대 총선에서도 당선되며 비교적 순탄하게 정치적 입지를 넓혔다.

하지만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고, 같은 해 대선 국면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후보 캠프로 이동하면서 이른바 '철새'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복당했으나 정치적 입지는 나아지지 않았고, 잇따른 선거 낙선과 피선거권 상실까지 겹치며 무려 18년간 원외에 머물렀다.

정치적 공백은 21대 총선 원내 복귀로 마침표를 찍었다. 22대 총선에서도 4선에 성공하며 재기를 완성했고, 이때부터 이재명 대통령과 보폭을 맞추며 대표적인 '신명계' 인사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이재명 지도부 체제에서 당 정책위의장과 총선 상황실장 등 요직을 맡으며 당내 존재감을 키웠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신임 지도부와 현충탑 참배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신임 지도부와 현충탑 참배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이 대통령도 김 대표를 향한 각별함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2024년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김 대표가 첫 지역 경선에서 당선권에 애매하게 걸쳐있자, 이 대통령은 유튜브 방송에서 "김민석의 표가 왜 안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발언하며 사실상 공개 지지를 보냈다. 이후 김 대표는 초반 열세를 뒤집고 최종 레이스에서 1위에 올라 수석최고위원 타이틀을 얻었다.

김 대표가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급부상한 결정적 계기는 '12·3 비상계엄' 정국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을 일찌감치 예측하고 이 대통령의 대권 행보를 뒷받침할 당 차원 집권플랜본부를 꾸리는 등 물밑에서 지원했다. 대선 과정에서는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중 한 명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탰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국무총리로 발탁되면서 '이재명의 남자'라는 이미지는 더욱 굳어졌다. 총리 재임 1년간 대통령 순방 중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진두지휘하며 '일하는 총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당으로 복귀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까지 거머쥐면서 집권여당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포스트 이재명' 발판 마련한 김민석, 남은 과제는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이번 당선을 향후 대권 도전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의 공천과 선거 전략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을 쥐게 됐다. 동시에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당 차원에서 뒷받침하며 떨어진 당정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여당의 차기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함께 짊어지게 됐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정청래 지지층과의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느냐, 그리고 당청 간 '원팀'을 실제 정책 조율 과정에서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김 대표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