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에 돌담 쌓아두고 1년간 방치했더니... 엄청난 녀석들이 잡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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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부터 이어져 온 맨손 조업"

돌무덤을 쌓아 자연산 민물장어를 잡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실화? 돌담을 쌓아 놓고 1년을 방치했더니 엄청난 녀석들이 나온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최근 유튜브 채널 ‘마초TV’에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유튜버 마초는 전북 고창군에서 장어 식당을 운영하는 친구와 함께 갯벌 수로에 만들어 둔 돌무덤을 뒤져 자연산 뱀장어를 잡았다.

하천에 쌓은 돌담을 그물로 둘러 뱀장어를 잡고 있다. / '마초TV' 유튜브
하천에 쌓은 돌담을 그물로 둘러 뱀장어를 잡고 있다. / '마초TV' 유튜브

마초는 "이건 아주 옛날부터 이어져 온 맨손 조업이다. 주변에 있던 돌을 싹 모아 돌무덤을 만들어 놓으면 장어가 그 안에 집처럼 들어가 산다"고 설명했다. 바닷물이 드나드는 자리에 돌을 쌓아 두면 장어가 은신처로 삼아 모여든다는 것이다.

원래 돌담을 쌓아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법은 '독살'로 불린다. 지역에 따라 돌살, 석방렴(石防簾), 갯담으로도 부르고 제주도에서는 원담이라고 한다. 밀물을 따라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돌담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하는 원리를 이용한 함정 어법이다. 살을 세우는 재료가 돌이라 서해안에서는 '돌로 막은 살'이라는 뜻으로 독살이라 부른다. 옛 문헌 '한국수산지'에도 대표적인 전통 어업의 하나로 기록돼 있으나, 어족 자원 고갈과 동력선 보급 등으로 20세기 이후 빠르게 자취를 감췄고 지금은 일부 지역에만 명맥이 남아 있다. 영상 속 조업은 이 원리를 응용해 돌무덤을 장어의 인공 은신처로 삼은 방식이다.

마초 일행이 잡은 뱀장어. / '마초TV' 유튜브
마초 일행이 잡은 뱀장어. / '마초TV' 유튜브

돌무덤을 놓는 자리가 중요하다. 마초는 "물이 흘러 용존 산소량이 많고 먹이가 들어오는 자리라야 장어가 모인다"며 "물이 정체된 곳에는 산소가 부족해 장어가 잘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어를 가두는 그물도 물이 한쪽으로 흐르는 유속이 있어야 통발처럼 제 역할을 한다. 물때를 맞추는 일도 관건이다. 함께한 친구는 "여기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황토 지역이라 비가 오면 바로 황톳물이 져 돌도 안 보인다"며 "물때를 맞춰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조업은 단순하면서도 고된 작업이었다. 장어가 숨어 있을 돌무덤 둘레에 그물을 두른 뒤 안에 쌓인 돌을 하나씩 들어내 장어가 빠져나갈 자리를 좁혀 가는 방식이다. 마초는 "큰 돌을 다 빼내야 하는데 이게 진짜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1년 가까이 묵혀 둔 돌무덤 한 곳을 한나절 가까이 파헤친 끝에 자연산 뱀장어 세 마리와 동자개(빠가사리), 참게 등을 건져 올렸다. 함께한 친구는 "많이 나올 때는 열 마리씩 나오기도 하지만 두세 마리에 그치거나 아예 안 나올 때도 있다"고 했다.

돌무덤은 한 번 쌓아 두면 수시로 보수해야 한다. 이날 판 돌무덤도 1년 전 만든 것을 한 달 전 다시 손본 것이다. 마초는 이 조업을 정식 콘텐츠로 이어 가는 방안을 두고 "돌을 쌓는 것부터 하면 주변 돌을 찾아 다섯 시간은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조업을 마친 뒤 내년을 위해 같은 자리에 그물과 통발을 다시 설치했다.

마초 일행이 잡은 뱀장어. / '마초TV' 유튜브
마초 일행이 잡은 뱀장어. / '마초TV' 유튜브

두 사람이 잡은 뱀장어는 아무 때나 잡을 수 있는 어종이 아니다. 산란을 위해 바다로 내려가는 10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는 강과 하천에서 뱀장어를 잡을 수 없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몸길이 15cm 이상 45cm 이하의 어린 뱀장어도 전 내수면에서 포획이 금지된다. 다만 15cm 미만 실뱀장어는 양식용 종자로 쓰여 예외적으로 잡을 수 있다. 마초는 "민물장어는 생명력이 워낙 강해 목을 따도 한참을 산다. 그래서 손질이 까다롭다"고 했다.

고창은 풍천장어로 이름난 고장이다. 함께한 친구는 "장어를 먹기 시작한 게 1960~1970년대부터"라며 아버지 대에 자연산을 잡던 방식을 이어받았다고 했다. 그는 "양식이 워낙 잘돼 자연산은 계약을 받은 손님에게만 내놓는다"며 "인건비도 안 나올 만큼 힘들어 요즘은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두 사람은 잡은 자연산과 양식 장어를 나란히 놓고 맛을 비교했다. 자연산은 몸빛이 노란빛을 띠고 기름기가 많은 반면 양식은 살이 통통하고 식감이 쫄깃했다. 마초는 "부드러운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자연산이 맞고 쫄깃한 식감을 원하면 양식이 낫다"고 했다.

마초 지인은 갯벌에서 나는 장어도 별미로 꼽았다. 친구는 "갯벌장어는 껍질이 탱글탱글하고 식감이 따라올 수가 없다"면서도 "요즘은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양식 장어의 품질 차이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친구는 "치어를 1~2월에 입식하면 보통 8~10개월 자라는데, 크는 속도가 달라 큰 것부터 골라 출하하고 덜 자란 놈은 다시 키운다"며 "그렇게 2년쯤 묵힌 장어는 사료를 줘도 잘 안 크고 식감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닭을 좁은 닭장에 가둬 키우면 살이 무르듯 장어도 좁은 곳에 밀식하면 운동을 안 해 쫄깃한 맛이 안 난다"며 "한 통에 1000마리 들어갈 곳에 2000마리씩 넣어 키우면 값은 싸도 식감이 떨어진다"고 했다. 마초는 "인터넷에서 지나치게 싼 장어는 대부분 오래 묵었거나 밀식으로 키운 것"이라며 "싼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복분자로도 유명한 고창답게 두 사람은 식당에서 담근 달짝지근한 복분자주도 곁들였다. 마초는 "달아서 술처럼 안 느껴지지만 도수가 만만치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마초는 자연산과 양식을 견줘 본 뒤 "식감을 따지는 편이라 그런지 가격을 봐도 나는 자연산보다 양식이 조금 더 입에 맞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되면 자연산도 한번 맛보고 저렴하면서 맛있는 장어도 찾아 소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