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한국도 ‘핵잠수함’ 갖는다…수개월 잠항 가능한 ‘장보고 N’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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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장보고 N’ 사업 본격화
2030년대 후반 전력화 목표…저농축 우라늄 확보가 최대 관문
수개월 동안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바닷속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을 한국도 보유할 수 있을까. 정부가 한국형 핵잠수함 개발을 위한 ‘장보고 N’ 사업에 나선 가운데, 과거 한 차례 좌절됐던 핵잠수함 개발의 역사부터 한미 원자력협정과 핵연료 확보라는 현실적인 장벽까지 공개된다.

18일 방송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 559회 ‘잠수함, 핵을 품다’에서는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둘러싼 기술적·외교적 과제와 향후 전망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핵잠수함 사업의 이름은 ‘장보고 N’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사용해 장시간 수중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디젤 잠수함과 차이가 있다.
특히 오랜 시간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 작전을 이어갈 수 있어 은밀성과 작전 지속 능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전력으로 꼽힌다. 한국은 2030년대 후반 전력화를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잠수함을 확보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미 해군 핵잠수함 출항 포착…한국도 ‘심해 패권’ 도전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미국 동부 코네티컷주 템스강 하구에서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이 출항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검은 선체의 잠수함은 미 해군 순찰정의 삼엄한 호위를 받으며 바다로 향한다.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핵잠수함이 실제 군사 전략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미국은 1955년 세계 최초의 핵추진 잠수함 ‘노틸러스함’을 취역시킨 뒤 잠수함 전력을 핵추진 방식으로 전환해왔다. 이후 핵잠수함은 장기간 잠항과 빠른 기동 능력을 바탕으로 미 해군의 핵심 전략자산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한국도 독자적인 핵추진 잠수함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한국형 핵잠수함이 실제로 도입될 경우 한반도와 주변 해역의 해군 전력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살펴본다.
2003년에도 있었다…비밀리에 추진된 ‘362 사업’

한국의 핵잠수함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의 작은 단층 건물에서는 극비리에 핵잠수함 개발 계획이 추진됐다. 이른바 ‘362 사업’이다.
당시 열 명 남짓한 인원이 참여해 4000톤급 핵추진 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계획이 검토됐다. 사업 규모는 약 3조 5000억원으로 잡혔고 개념설계 단계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계획은 결국 중단됐다. ‘시사기획 창’은 당시 사업에 관여했던 인물들을 통해 핵잠수함 개발이 어떤 과정을 거쳐 추진됐고, 왜 좌절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들여다본다.
20여 년 전 멈춰 섰던 핵잠수함 구상이 ‘장보고 N’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하면서 당시와 지금의 조건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비교한다.
독일에서 배운 첫 잠수함…장보고함 초대 함장이 밝힌 비화

한국 해군이 처음부터 잠수함 운용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방송에서는 대한민국 첫 잠수함인 장보고함의 초대 함장 안병구 예비역 제독이 직접 경험한 초기 잠수함 도입 과정도 공개된다.
안 제독을 비롯한 해군 관계자들은 당시 잠수함 기술을 익히기 위해 독일에서 훈련을 받았다. 잠수함을 직접 인수해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 역시 한국 해군이 처음 경험하는 도전이었다.
‘시사기획 창’은 당시 촬영된 영상과 관계자 증언을 통해 한국이 잠수함 운용 경험을 하나씩 쌓아온 과정을 짚는다.
첫 잠수함을 해외에서 들여오던 단계에서 출발해 독자적인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논의하는 수준까지 올라선 한국 잠수함 전력의 변화도 함께 조명한다.
핵잠수함의 심장은 ‘원자로’…문제는 저농축 우라늄

핵추진 잠수함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원자로다. 잠수함에 탑재된 원자로가 추진력을 만들어내면서 장기간 수중 작전을 가능하게 한다.
원자로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핵연료가 필요하다. 한국형 핵잠수함에 필요한 연료로 거론되는 것은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이다.
핵무기에 사용되는 고농축 우라늄과는 구분되지만 군사용 원자로에 사용된다는 점 때문에 확보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 아래에서는 군사적 목적의 핵물질 이용에 제약이 있다. 한국이 핵잠수함을 실제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저농축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거나 활용할 수 있는 외교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 잠수함을 설계하고 건조하는 기술 문제와 별개로 미국과의 협상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기술 있어도 연료 없으면 못 띄운다…한미 협상이 최대 변수

정부는 한국형 핵잠수함의 2030년대 후반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핵연료 공급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방송에서는 저농축 우라늄 조달을 둘러싼 한미 간 협상과 핵잠수함 개발 과정에서 미국의 동의가 왜 중요한지 구체적으로 짚는다.
한국이 잠수함 자체를 설계하고 건조할 능력을 키웠더라도 핵연료를 확보하지 못하면 핵추진 잠수함 운용은 현실화하기 어렵다.
특히 핵 비확산 체제와 한미 원자력협정, 미국의 핵물질 관리 원칙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어 단순한 무기 개발 사업을 넘어 외교·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형 핵잠수함을 둘러싼 논의에서 기술력보다 외교적 협상력이 중요한 이유다.
수개월 바닷속에서 작전…한국형 핵잠수함이 필요한 이유
핵추진 잠수함의 가장 큰 장점은 잠항 지속 능력이다.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공기를 공급받기 위해 일정한 주기로 수면 가까이 올라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적에게 위치가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로에서 지속적으로 동력을 얻기 때문에 오랜 기간 수중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승조원의 식량 등 다른 조건이 허용되는 한 수개월 동안 잠항하는 것도 가능하다.
은밀하게 이동하면서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과 주변국 해군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확보를 추진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만 막대한 개발 비용과 운용 비용, 핵연료 문제, 주변국과의 외교적 관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다양한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20여 년 만에 다시 꺼낸 핵잠수함…이번에는 현실이 될까

2003년 ‘362 사업’이 중단된 뒤 20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한국은 잠수함 설계와 건조, 운용 경험을 꾸준히 축적했고 이제 다시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목표를 꺼내 들었다.
과거와 비교해 기술적 기반은 달라졌지만 핵연료를 둘러싼 국제 규범과 외교 협상이라는 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시사기획 창’은 미국 핵잠수함의 실제 운용 현장부터 과거 ‘362 사업’ 관계자들의 증언, 한국 최초 잠수함 장보고함 도입 과정까지 따라가며 한국형 핵잠수함 사업의 현재 위치를 확인한다.
또 2030년대 후반이라는 목표가 현실화되기 위해 어떤 기술과 외교적 조건이 필요한지, 핵잠수함 보유가 한반도 안보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도 살펴본다.
KBS 1TV ‘시사기획 창-잠수함, 핵을 품다’ 편은 18일 오후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