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가능성 사라지나… 경찰 “축구협회 심판 성접대 공소시효 만료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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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성매매 알선 등 공소시효 만료 판단… 추가 법리 검토 중”

대한축구협회(KFA)가 과거 국가대표팀 경기 운영 과정에서 외국인 심판진을 대상으로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성매매 알선 등 관련 혐의의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이 지난 6일 오전부터 충남 천안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구 대한축구협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 뉴스1
경찰이 지난 6일 오전부터 충남 천안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구 대한축구협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 뉴스1

경찰청 관계자는 19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심판 성접대 사건 수사 가능성과 관련해 "성매매 알선 혐의는 현재 공소시효를 도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 답변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추가로 확인할 수 있는 법적 부분이나 사실관계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번 사건은 과거 2011~2012년 사이에 발생한 일로, 시점상 15년가량 경과해 경찰이 현 시점에서 새롭게 수사를 착수하거나 처벌을 추진하기에는 법적 공소시효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현행 형사소송법 및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처벌법)상 공소시효가 15년을 초과하는 경우는 주로 중대범죄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경찰 측은 이미 과거에 해당 사안과 관련한 일부 수사가 진행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수사 의뢰를 받아 성접대 의혹 관련 피의자 다수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조사했으며 수사를 마무리한 뒤 2017년 10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월드컵·올림픽 예선 등 주요 국제경기에 전담 직원 배치해 접대

이번 파문은 과거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감사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조직적인 성접대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외부로 알려지면서 본격화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남긴 대한축구협회(KFA)가 무능과 카르텔, 불공정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  /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남긴 대한축구협회(KFA)가 무능과 카르텔, 불공정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 / 뉴스1

논란의 중심에 선 사건은 2011년 3월부터 약 1년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과 2012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등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운명이 걸린 국제 주요 경기 3건을 비롯해 평가전 4건 등 총 7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외국인 심판과 경기 감독관 등 10여 명을 대상으로 성접대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 친선 경기를 넘어 한국 축구의 국제적 성패와 직결된 공식 예선전 경기들까지 포함돼 있었다는 점에서 대표팀의 경기 운영 및 판정 중립성과 관련해 중대한 도덕적·법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작성한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등 비리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당시 발생한 성접대 의혹의 구체적인 경위와 실태가 상세히 기록돼 있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당시 대한축구협회 심판국 소속 직원 2명은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심판들을 전담하며 성접대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서울 역삼동, 울산 삼산동, 경남 창원 중앙동 등에 위치한 업소(안마시술소 등)로 심판들을 안내한 뒤 축구협회 명의의 법인카드 2개를 사용해 관련 비용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확인된 성접대는 총 7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결제 건당 금액은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108만 원에 달했다. 이런 방식으로 성접대를 제공받은 외국인 심판 및 관계자는 총 2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심판들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이나 신원은 보고서에 명시되지 않았다.

허위 기안 올리고 금액 축소… "조직적 접대 및 은폐" 결론

성접대에 들어간 비용을 회계 정산하는 과정에서 축구협회 직원들이 불법 행위를 숨기기 위해 체계적으로 서류를 조작한 정황도 문체부 조사에서 드러났다.

처벌 가능성 사라지나… 경찰 “축구협회 심판 성접대 공소시효 만료 판단” / 뉴스1
처벌 가능성 사라지나… 경찰 “축구협회 심판 성접대 공소시효 만료 판단” / 뉴스1

직원들은 성접대 사실을 은폐하고자 경기가 끝난 후 심판진과 단순 음주나 식사를 한 것처럼 허위로 내부 기안을 작성해 결재를 받았다. 일부 정산 건에서는 성접대 정황이 의심되는 항목을 적시하면서도 실제 집행된 금액보다 축소해 보고하는 방식을 취했다.

대표적인 예로, 2011년 2월 치러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쿠웨이트전 당시 참가 심판 2명에게 성접대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서울 역삼동 안마시술소에서 50만 원이 결제됐으나 실제 정산 기안서에는 금액을 32만 원으로 줄여 '심판 마사지 비용' 명목으로 결재를 올린 사실이 적발됐다.

당시 문체부 감사 조사에서 해당 직원들은 "안마 비용에는 성매매 비용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심판들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나 숙소 등에서 먼저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접대를 제공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된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된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그러나 문체부는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판국 직원이 기안서를 작성하고 대리, 과장, 국장을 거쳐 부회장에 이르기까지 내부 결재 라인을 그대로 통과해 집행됐다"며 "이는 일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외국인 심판들을 접대한 사건"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경찰이 공소시효 도과 판단을 내림에 따라 형사 처벌 추진에는 법적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대한민국 축구 행정을 대표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법인카드를 활용해 불법 성접대를 조직적으로 제공하고 이를 은폐했다는 사실이 다시금 드러남에 따라 향후 상당한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