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보택시, ‘무결점’ 자신 몇 주 만에 볼라드 밀치고 통과…무인 주행 중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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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보택시, 오스틴서 볼라드 밀고 통과…무감독 주행 중 사고 영상 확산
“무결점 안전” 자신하던 시점과 겹쳐 사이버캡 앞두고 신뢰 논란

텍사스 오스틴에서 안전요원 없이 무인으로 운행 중이던 테슬라 로보택시가 도로에 설치된 플라스틱 볼라드(차량 진입 방지용 유연 기둥)를 밀어붙이며 통과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졌다. 탑승자가 촬영해 레딧에 올린 이 영상에는 모델Y 기반 로보택시가 볼라드로 막힌 구역 앞에서 몇 차례 주춤거리다 결국 기둥을 밀치고 지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공교롭게도 이 영상은 테슬라 AI 담당 부사장이 로보택시 프로그램의 “무결점” 안전 기록을 주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퍼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지금 오스틴 공공도로에서 스티어링휠과 페달이 없는 완전자율주행차 사이버캡의 시범 운행을 준비 중이라, 이번 사고 영상은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볼라드 뚫고 지나간 로보택시, 영상으로 포착
레딧 사용자 “bladerskb”가 올린 영상을 보면, 로보택시는 삼각형 모양의 커브 확장 구역으로 우회전한다. 이 구역은 차량 진입이 금지된 곳으로, 유연한 재질의 플라스틱 볼라드 여러 개로 표시돼 있다. 차량은 볼라드 앞에서 멈춰 서더니 조금씩 전진했다가 후진하고 다시 전진하기를 반복했다. 이후 “퉁” 하는 소리와 함께 기둥을 밀어붙이며 통과했다. 앞좌석에 있던 탑승자는 “쳤어, 쳤어(It hit em, it hit em)”라고 말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일부 보도는 차량이 장애물을 인식하고도 우회로를 찾지 못한 채 브레이크를 반복해 밟다가 결국 두 볼라드 사이를 비집고 통과했다고 전했다. 볼라드가 충격 시 휘어지도록 설계돼 있어 실제 피해는 플라스틱이 긁히는 수준에 그쳤다. 사고 지점은 영상에 등장한 Texas Orthopedics(Texas Orthopedics) 건물을 근거로 구글맵 스트리트뷰에서 확인됐다. 다만 볼라드가 설치된 시점을 두고는 보도가 엇갈린다. 테크레이더(TechRadar) 등은 스트리트뷰 기록을 근거로 최소 2024년 2월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고 전했고, 지캐(zecar)는 레딧 이용자들이 최소 3년 전부터 설치돼 있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어느 쪽이든 이번 볼라드가 갑자기 생긴 임시 구조물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무결점 안전” 자신하던 시점과 공교롭게 겹쳐
이번 영상이 화제가 된 배경에는 테슬라의 최근 발언이 있다. 테슬라 AI 담당 부사장 애슈독 엘루스와미(Ashok Elluswamy)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로보택시 프로그램이 6개 도시, 2개 주에서 38만 마일 이상의 무감독 주행을 완료했다며 “무결점(impeccable)” 안전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주목할 만한 사고(notable incidents)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번 볼라드 충돌 영상은 그 발언이 나온 지 불과 몇 주 만에 퍼졌다. 안전요원이 타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원격 운영자가 개입해 통과를 승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터1(motor1.com)은 이 영상이 테슬라가 말하는 “주목할 만한” 사고의 기준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테슬라는 이미 연방 규제당국에 자동운전시스템(ADS) 관련 사고 보고서를 22건 제출한 상태다.
웨이모와 비교하면 드러나는 규모 격차
테슬라의 38만 마일은 경쟁사 웨이모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웨이모는 지난 6월 자사 차량이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완전 무인 상태로 2억2060만 마일을 주행했다고 밝혔다. 웨이모 측 자체 분석에 따르면 자사 차량은 중상·사망 사고가 94%, 에어백이 작동한 사고가 82%, 부상이 신고된 사고가 82% 적게 발생했다고 한다. 이 수치가 웨이모 차량이 사고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뜻은 아니지만, 자율주행 안전성을 평가하려면 그만큼 방대한 실제 주행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차량 대수를 봐도 격차가 크다. 테크레이더 등은 테슬라의 오스틴 로보택시 차량이 봄철 약 25대에서 17대 안팎으로 줄었다고 전했고, 모터1은 6월 기준 안전요원 없이 운행 중인 차량이 25대에서 14대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지캐는 올해 초 기준 테슬라의 전체 로보택시 차량이 시장 전체를 합쳐 31대이며 이 중 14대만 안전요원 없이 운행됐다고 전했다. 집계 시점과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느 쪽 수치를 봐도 테슬라의 무감독 차량 대수는 두 자릿수 초반에 머물러 있다. 반면 웨이모는 3800대가 넘는 차량을 운영 중이다. 다만 웨이모 역시 고속도로 공사 구간에 진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3871대를 리콜한 사례가 있었다.
매핑 한계와 사이버캡을 향한 시선
테슬라는 가격이 비싼 라이다(LiDAR) 센서 대신 고해상도 카메라와 다른 센서들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이번 사고는 센서가 볼라드를 못 본 게 아니라, 차량이 장애물을 인지한 뒤 어떻게 대응할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웨이모처럼 자체 고정밀 지도 시스템을 쓰지 않고, 차량에 탑재된 컴퓨팅 성능만으로 실시간 판단을 내리는 방식을 쓴다. 이번 볼라드 구간에서는 그 판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캐는 이번 사고가 자율주행 기술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짚었다. 안전하게 지나갈 길을 확신할 수 없는 장애물을 만났을 때, 차량은 멈춰서 도움을 기다려야 하는가, 아니면 스스로 판단해 밀고 지나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사람이 운전한다면 답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운전대 뒤에 아무도 없는 자율주행차는 이 판단을 순전히 스스로 내려야 한다.
이런 상황은 테슬라가 준비 중인 사이버캡에도 그림자를 드리운다. 사이버캡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2인승 완전자율주행 차량으로,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에만 의존해 움직인다. 테슬라는 오스틴에서 직원들을 먼저 태우고 이후 기존 로보택시 차량군에 사이버캡을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텍사스주 자율주행 규정 아래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물리적 조작 장치가 전혀 없는 차량이라는 점에서, 이번 볼라드 영상 같은 사례는 소비자 신뢰를 얻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