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차 아닌 듯" "눈부시다"... 발표하자마자 극찬 쏟아지는 한국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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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와 견주는 제네시스... 초호화 전기 SUV 'GV90'

제네시스가 유럽과 미국 럭셔리 브랜드가 자리 잡은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자 세계 자동차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브랜드 첫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를 19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자 미국·독일·영국·호주의 자동차 전문 매체들이 일제히 주목하고 있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  /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90 네오룬 / 제네시스 제공

GV90는 제네시스가 처음 내놓는 풀사이즈 플래그십 전기 SUV다. 2024년 공개한 네오룬 콘셉트를 양산화한 모델이다. 일반 도어를 단 3열 7인승 GV90와 최상위 사양인 4인승 GV90 네오룬 두 가지로 나온다. 미국 모터1은 "제네시스가 크게 나선다"며 브랜드 라인업 가운데 가장 큰 차라고 소개했다. 미국 포브스는 GV90가 기존 프리미엄 SUV와 경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동화 시대의 럭셔리 플래그십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  /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90 네오룬 / 제네시스 제공

자동차 전문 매체들이 가장 먼저 눈길을 준 대목은 실내다. 미국 자동차 매체 잘로프닉은 네오룬의 실내를 두고 자동차 업계에서 이보다 나은 인테리어를 떠올리기 어렵다며 "이 세상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사려 깊은 정통 럭셔리와 팝업 스크린, 회전형 인포테인먼트 다이얼 같은 기술적 장치를 잘 결합했다고 평했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  /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90 네오룬 / 제네시스 제공

켈리블루북(KBB)은 콘셉트카가 양산되면서 화려한 요소를 덜어내는 것이 관행인데 GV90는 이를 거스른 드문 예외라며 코치도어와 혁신적 안전 장비, 방대한 기술 사양을 그대로 살렸다고 짚었다. 미국 오토가이드는 겉모습만큼이나 실내가 정말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디자인의 뿌리는 조선백자 달항아리다. 불필요한 선과 요소를 걷어내고 비례와 곡선, 여백의 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 US뉴스는 GV90의 외관을 두고 단순함 속에서 우아하게 도드라진다고 표현하며 뱃머리부터 선미까지 매끈하게 이어지는 표면과 매립형 창문, 두 줄 램프를 호평했다.

영국 톱기어는 이 차를 "롤케이지를 갖춘 풀팻(full-fat) 럭셔리 SUV"라고 부르며 거대하면서도 겉모습은 상당히 절제돼 있다고 평가했다. 앞모습은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기술로 구현한 두 줄 라이팅 시그니처를 클램셸 후드 아래 배치했고, 뒷모습은 스포일러마저 없앤 채 발광형 테일램프와 제네시스 레터링만 남겼다. 미국 핫카스는 달항아리라는 낯선 문화 코드를 처음 접했다면서도 그 결과물이 눈부시다는 데는 반박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제네시스 GV90  /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90 / 제네시스 제공

디자인을 총괄한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디자인 총괄(부사장)의 발언도 전문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과거 폭스바겐그룹 시절 벤틀리 벤테이가 디자인에 참여한 바 있는 이상엽 총괄은 영국 오토카에 GV90를 "스테이터스 카"라고 부르며 "프리미엄 카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의 첫 진정한 럭셔리 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차가 제네시스에 있어 기어를 바꾸는 전환점이라고 했다.

해외 매체들이 공통으로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네오룬 사양의 도어다. '네오룬 아치 게이트'로 불리는 이 구조는 앞뒤 문 사이에 고정된 B필러가 없는 코치도어다. 뒷문이 먼저 바깥으로 나간 뒤 뒤쪽으로 회전하는 이중 힌지 방식으로, 앞문과 별개로 여닫을 수 있다. 제네시스는 이를 독립적으로 여닫히는 세계 최초의 히든 B필러 코치도어라고 소개했다. 미국 잘로프닉은 이 도어와 온열 원목 바닥을 앞세워 GV90 네오룬을 롤스로이스와 비교하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포브스는 B필러를 없애면 충돌 강성 확보가 까다로운데도 제네시스가 상당한 엔지니어링 자원을 투입해 이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도어에는 초고강도 이중 강철 빔이 들어갔고, 승객 공간 프레임은 일반 설계보다 1.5배 두껍게 보강됐다. 제네시스는 이 구조가 기존 B필러 차량과 동등한 충돌 성능을 낸다고 밝혔다. 캐나다 글로브앤메일은 B필러 제거가 매우 어려운 과제인데도 숨은 롤케이지와 이중 고강도 빔으로 측면 충격을 분산해 개방감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제네시스 GV90  /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90 / 제네시스 제공

안전 사양도 전문 매체의 관심을 받았다. GV90에는 에어백 12개가 들어가며, 이 가운데 지붕에 설치되는 '루프 에어백'은 제네시스가 세계 최초라고 밝힌 장비다. 심각한 전복 사고 때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아래로 전개돼 탑승자 이탈과 지붕 접촉에 따른 부상을 줄이는 구조다.

미국 톱스피드는 제네시스의 안전 기술에 주목하며 루프 에어백이 향후 사고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오토블로그는 이 차가 12개의 에어백과 함께 승객 유형과 착좌 위치를 인식해 에어백과 안전벨트 작동을 최적화하는 실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췄다고 전하면서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 시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내다봤다.

파워트레인과 플랫폼도 플래그십에 걸맞게 구성됐다. GV90는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용으로 개발한 e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앞뒤 두 개의 전기모터가 맞물려 최고출력 490kW(657마력)와 최대토크 800Nm을 낸다. 미국 TFL카는 이 차가 5285㎜ 길이에 3245㎜ 휠베이스를 갖췄고, 123.5kWh 배터리가 앞뒤 모터를 돌린다고 정리했다.

제네시스 GV90  /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90 / 제네시스 제공

독일 아우토테스트운트테크닉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 만에 도달하고 최고속도는 240㎞로 전자 제한된다고 전했다. 배터리 용량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가장 크다. 제네시스는 자체 시험 기준으로 7인승 모델이 한 번 충전에 약 500㎞를 달린다고 밝혔다. 350kW급 급속충전기에 연결하면 10%에서 80%까지 22분이면 충전된다. 앞뒤 차축 모두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를 갖춰 현대차그룹 차량 최초로 듀얼 E-LSD 구성을 적용했다. 다중 챔버 에어서스펜션과 전자제어 댐퍼, 최대 5도까지 꺾이는 후륜 조향까지 더해, 제네시스는 이 차의 회전 반경이 중형차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내는 여러 매체가 '움직이는 라운지'라고 부른 공간이다. 네오룬의 앞좌석은 주차 상태에서 180도 돌아가 앞뒤 승객이 마주 볼 수 있다. 4인승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사양은 원목 바닥재와 한국 전통 온돌에서 영감을 얻은 복사 난방, 냉장고, 테이블, 트렁크와 실내를 나누는 파티션까지 갖췄다. 도어 핸들을 당기면 시동이 걸리고, 안에서 문이 자동으로 닫히며 컬럼식 기어가 제자리로 오고 크리스털 스피어가 회전해 컨트롤러를 드러내는 독특한 시동 절차도 미국 일렉트렉 등 여러 매체가 상세히 소개했다. 23.6인치 OLED 디스플레이는 주차 시 90㎜ 솟아오르며 화면을 24.6인치까지 키우고, 별도의 2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계기판을 대신한다.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기반 플레오스 커넥트 인포테인먼트와 생성형 AI 비서 '글레오',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25스피커 시스템도 갖췄다. 포브스의 또 다른 필자는 GV90를 롤스로이스 컬리넌에 견주며 최상위 네오룬이 초호화 영역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제네시스 GV90  /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90 / 제네시스 제공

독일 벤츠 전문 매체 메르세데스팬스는 ‘한국인들이 메르세데스-마이바흐를 쫓는다’는 제목으로 GV90 공개를 다뤘고, 독일 아우토메디엔포르탈은 제네시스가 강한 추진력으로 자동차 최상위 리그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 아우토하우스는 10여 년 전 독립 럭셔리 브랜드로 출발한 제네시스가 이제 마이바흐와 레인지로버, 롤스로이스가 자리 잡은 영역에 진입하려 한다고 짚었다. 또 다른 독일 매체는 이번 공개를 두고 전기 럭셔리 시장의 주도권을 요구하는 행보라고 표현하며 급속충전 성능 등에 주목했다. 독일 IT·자동차 매체 하이제는 현대차그룹이 상위 시장을 향해 과감하게 나선다고 전했다.

제네시스 GV90  /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90 / 제네시스 제공

영국 오토카는 제네시스가 이제 벤틀리를 겨냥한다며 GV90를 유럽에서 가장 큰 전기차라고 소개했고, 영국 오토익스프레스는 이 차가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평했다. 영국 카매거진은 제네시스가 이 전기차로 브랜드를 한층 더 상위로 끌어올리려 한다고 봤다. 미국 자동차 매체들의 경쟁 상대 비교도 이어졌다. 오토블로그는 GV90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와 벤츠 EQS SUV가 겨루는 풀사이즈 전기 SUV 시장에 진입한다면서 제네시스가 지난해 미국 판매에서 인피니티를 앞질렀을 만큼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전했다.

에드먼즈는 GV90가 레인지로버와 캐딜락에 경고장을 날렸다고 적었다. 호주 카스가이드는 사전 포착된 시험차의 공차중량이 약 3151㎏에 이른다며 형제차 아이오닉 9보다 상당히 무거운 대형 SUV라는 점을 전했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  /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90 네오룬 / 제네시스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GV90를 단일 기술이 아니라 디자인과 AI 기반 소프트웨어, 커넥티비티, 안전을 중심으로 한 럭셔리 모빌리티의 새로운 비전으로 규정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GV90가 제네시스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이정표적 등장이라고 밝혔다고 오토카 등이 전했다. 포브스는 무뇨스 사장이 제네시스가 출범 8년이 안 돼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넘겼다고 언급한 점을 전하며 럭셔리 세단과 중형 SUV를 파는 것과 치열한 경쟁 구간에서 플래그십을 안착시키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교한 섀시와 코치도어, 회전 시트, 고급 소재, 안전 기술, 대용량 배터리를 갖춘 GV90는 그 시도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 매체들은 최종 판단을 유보했다. 포브스는 가격과 미국 환경보호청(EPA) 공인 주행거리, 미국 출시 시점이 이날 공개 자료에 담기지 않아 6자릿수 가격대의 기존 럭셔리 SUV들과 견줄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로 남았다고 적었다. GV90는 울산 신공장에서 생산되며 미국 시장에는 내년 초 출시된다. 독일 현지 매체는 독일 시장 예상 시작 가격을 약 12만5000유로(약 2억원)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