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인공태양' 넘어 핵융합 산업화 거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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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태 시장, 핵융합연구원장 면담…실증로 유치·연구개발특구 지정 등 선제 건의
"연구에서 실증·전력생산·산업화까지"…제2 대덕연구단지 구상 본격화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인공태양 연구시설 부지 선정에 그치지 않겠다는 나주시의 선언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왼쪽 두 번째)이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왼쪽 세 번째)을 만나 정부 핵융합 에너지 정책 후속 사업을 나주에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 나주시
윤병태 나주시장(왼쪽 두 번째)이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왼쪽 세 번째)을 만나 정부 핵융합 에너지 정책 후속 사업을 나주에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 나주시

연구에서 실증, 전력생산, 산업화까지 이어지는 국가 핵융합 에너지 거점을 나주에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이 공식화됐다.

23일 나주시에 따르면 윤병태 나주시장은 이날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을 방문해 오영국 원장과 면담하고 ▲한국형 핵융합 실증로(DEMO) 나주 유치 ▲정부 주도 핵융합 에너지 연구단지·클러스터 조성 ▲핵융합 에너지 특화 연구개발특구 지정 등 후속 정책을 나주에 집적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정부가 2030년대 핵융합 전력생산을 목표로 실증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현재 추진 중인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국가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의 전초기지로 확장하자는 취지다.

◆ 정부 '7대 SEED 프로젝트'에 핵융합 실증로 포함…나주, 선제 대응 나섰다

이번 건의의 배경에는 정부의 핵융합 로드맵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미래 성장엔진 '7대 SEED 프로젝트'에 따르면 핵융합 실증로는 개념설계와 공학설계를 거쳐 2030년대 중반 부지 선정 및 건설에 착수하고 2030년대 말 전력생산을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핵융합혁신연합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핵융합정책센터를 통해 이 프로젝트에 핵융합 실증을 포함하고 민관협력을 기반으로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본격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윤병태 나주시장(오른쪽 세 번째)을 비롯한 나주시 관계자들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관계자들이 토카막 핵융합 실험로를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나주시
윤병태 나주시장(오른쪽 세 번째)을 비롯한 나주시 관계자들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관계자들이 토카막 핵융합 실험로를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나주시

나주시는 이러한 국가 로드맵이 구체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인공태양 연구시설과 후속 실증 인프라를 연계하는 전략을 택했다. 부지 선정이 2030년대 중반에 이뤄지는 만큼,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한전 등 에너지 인프라 집적지…나주의 강점이 핵융합과 맞닿는다

나주시가 핵융합 에너지 거점을 자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나주는 이미 인공태양 연구시설 구축사업 부지로 선정된 데다,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과 에너지 기업이 집적된 지역이다. 연구시설과 전력 인프라를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는 지리적·산업적 강점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나주시는 인공태양 연구시설과 핵융합 실증로를 연계하면 연구-시험-실증 기능을 한곳에 집적해 연구성과의 실증을 앞당기고 국가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 연구의 결과가 실증을 거쳐 실제 전력생산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이 나주라는 한 공간에서 완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초전도·플라즈마·고온재료 연구기관·기업 집적…'제2 대덕연구단지' 구상

나주시의 청사진은 연구시설 하나를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공태양 연구시설 인근에 정부 주도로 핵융합 에너지 연구단지 및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초전도·플라즈마·고온재료 등 핵융합 관련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기관과 기업을 단계적으로 집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아가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핵융합 에너지 특화 연구개발특구'를 지정해 나주를 제2의 대덕연구단지로 육성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연구개발특구를 통해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와 기업 유치, 규제 완화 및 연구개발 지원 등을 연계하고 연구기관·대학·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핵융합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나주 이전 또는 분원 설치와 민관학연 협력체계 구축도 건의했다.

◆ "연구에서 실증·전력생산·산업화까지…나주가 중심축 되겠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핵융합은 미래의 무탄소 에너지원을 넘어 초전도, 플라즈마, 소재·부품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집약된 미래산업"이라며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하나의 연구시설로 끝내지 않고 연구에서 실증, 전력생산과 산업화까지 이어지는 국가 핵융합 에너지 거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핵융합 전력생산 로드맵에 맞춰 나주가 대한민국 핵융합 에너지의 연구와 실증, 산업화를 연결하는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정부, 대학, 기업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공태양이라는 씨앗 하나가 나주 땅에 심어졌다. 나주시는 그 씨앗을 연구-실증-전력생산-산업화로 이어지는 거대한 나무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본격화했다. 2030년대 중반 핵융합 실증로 부지 선정이라는 결정적인 순간을 향해 나주시의 준비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