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심상찮다…민주당 지지율 일주일새 20%p 넘게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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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율…민주 6.0%p 하락, 국힘 4.5%p 상승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강원 강릉시청에서 열린 '강릉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강원 강릉시청에서 열린 '강릉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뉴스1

여권의 최대 텃밭인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새 지도부를 선출한 전당대회 직후 20%p 넘게 빠지는 이변이 나타났다. 대규모 반도체 특화 단지 유치라는 초대형 호재와 전당대회 직후 지지층이 결집하는 컨벤션 효과가 정치적 악재에 완전히 덮인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공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이 41.9%, 국민의힘이 37.6%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4.3%p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민주당은 직전 조사(8월 13~14일)보다 6.0%p 하락, 국민의힘은 4.5%p 상승한 결과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호남의 민심 이반이다. 직전 조사에서 76.9%에 달했던 호남 내 민주당 지지율은 21.2%p 급락해 55.7%로 주저앉았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이자, 지방선거 공천 잡음이 극에 달했던 지난 5월 둘째 주(57.2%)보다도 낮은 수치다. 반면 국민의힘의 호남 지지율은 12.2%에서 22.3%로 10.1%p 뛰어올랐다.

이번 조사가 이례적인 이유는 시점 자체에 있다. 정부는 조사 직전까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전력·용수 인프라 공급 구상 등 지역 경제를 겨냥한 대형 카드를 잇달아 꺼냈다. 통상적이라면 지역 지지율을 끌어올릴 재료였다. 그러나 시장과 민심의 반응은 냉담했다. 산업단지 조성처럼 장기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는 실제 고용과 소득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기 마련이어서, '발표'와 '체감' 사이의 간극이 지지율에는 곧바로 플러스 요인으로 잡히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당내 갈등은 시차 없이 곧바로 여론에 반영됐다. 지난 17일 전당대회에서 출범한 김민석 신임 대표 체제는 지명직 청년 최고위원 인선을 둘러싸고 곧바로 내부 충돌을 노출했다. 여기에 전당대회 기간 제기됐던 온라인 대리투표 의혹까지 겹치면서, 지도부 교체가 통합의 계기이기는커녕 또 다른 계파 갈등의 시작으로 비쳤다는 풀이가 나온다. 권리당원 비중이 높은 호남 특성상, 절차적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른 지역보다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즉 '호재는 늦게, 갈등은 빠르게' 작동하는 비대칭적 구조가 이번 지표에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여권을 둘러싼 부동산 정책 논란과 안보 이슈, 국정 운영에 대한 피로감이 개별 지역 정책이나 전당대회 효과보다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같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40.2%로 6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다시 기록했다. 호남에서도 대통령 긍정평가가 전주보다 8.8%p 떨어졌다.

다만 한 차례 조사만으로 호남 민심의 구조적 이탈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번 정당 지지도 조사 전체 표본이 1009명인 만큼 지역별 표본은 전국 표본보다 훨씬 작고 변동 폭 역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조사에서도 50%대가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럼에도 민주당으로서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일 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 지지율 하락이 호남에만 국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청권에서도 민주당은 53.3%에서 36.8%로 16.5%p 빠지며 국민의힘(43.2%)에 역전을 허용했다. 대구·경북(TK) 역시 격차가 23.4%p까지 벌어졌으며, 서울에서도 민주당(38.2%)과 국민의힘(37.8%)이 사실상 백중세를 나타냈다.

세대별로는 30대 유권자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30대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8.7%에서 30.0%로 8.7%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33.2%에서 45.4%로 12.2%p나 급등했다. 부동산 정책 논란과 안보 불안 등이 청년층의 이탈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 성향 별로도 진보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68.2%로, 이전 조사 대비 8.9%p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