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씨 등 실종사건 ‘셀프 종결’…제주 경찰관 구속영장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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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씨 등 실종사건 2건 허위 종결 혐의
실종자 1명 숨진 채 발견…증거인멸·도주 우려에 영장 신청

경찰이 실종 사건을 잇따라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 현직 경찰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해당 경찰관이 담당했던 실종자 가운데 한 명은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고 장미란 씨는 아직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왼쪽은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 오른쪽은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 사진=연합뉴스·인스타그램 캡처
왼쪽은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 오른쪽은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 사진=연합뉴스·인스타그램 캡처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에 대해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등을 영장 신청 사유로 들었다.

A 경장은 지난 5월 장미란 씨 실종 사건을 맡은 뒤 실제로는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도 ‘연락이 됐다’는 취지로 112 처리 시스템에 입력하고 사건을 자체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 목록에서 장 씨 관련 자료를 삭제한 정황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장 씨 가족에게는 장 씨와 연락이 됐다는 취지로 안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장 씨는 지난 5월 집을 나선 뒤 현재까지 3개월 넘게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장 씨를 찾기 위한 집중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A 경장이 허위로 종결한 것으로 조사된 실종 사건은 장 씨 사건만이 아니다. 지난달 2일 접수된 60대 남성 B 씨 실종 사건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경장은 B 씨 가족에게도 B 씨가 무사하지만 자신의 소재를 가족에게 알리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들은 이후에도 B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을 찾아 상담했지만 기존 실종 해제 기록이 남아 있어 즉각적인 수색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B 씨 가족은 장 씨 사건 관련 보도를 접한 뒤 지난 21일 다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이후 수색에 나섰고 이튿날인 22일 제주 모처에서 B 씨를 숨진 채 발견했다.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51일 만이었다.

B 씨의 아들은 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아버지가 결국 시신으로 돌아왔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구속영장 신청…A 경장은 체포적부심 청구

실종신고 허위 종결 등 부실 대응 속에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장미란 씨를 찾기 위해 지난 20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경찰이 집중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실종신고 허위 종결 등 부실 대응 속에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장미란 씨를 찾기 위해 지난 20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경찰이 집중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 22일 A 경장을 긴급체포한 뒤 두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이유와 추가 사건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해 왔다.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A 경장 측은 긴급체포 자체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한 상태다. 체포적부심은 수사기관의 체포가 적법했는지를 법원이 다시 판단하는 절차로 A 경장은 관련 심사를 앞두고 있다.

경찰은 A 경장이 맡았던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허위 종결이나 기록 삭제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전국에서 처리된 실종 신고 가운데 유사 사례가 있는지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실종사건 허위 종결 혐의로 22일 긴급체포된 제주 A 경장이 23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실종사건 허위 종결 혐의로 22일 긴급체포된 제주 A 경장이 23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담당 경찰관 한 명의 입력만으로 실종 사건이 사실상 종료될 수 있었던 관리 체계의 허점까지 드러냈다. 장 씨 사건 역시 담당자가 사건을 종결한 이후 별도의 이중 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초기 수색이 중단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이에 따라 담당자가 실종 사건 해제를 요청하더라도 관리자가 다시 확인한 뒤 최종 해제하도록 관련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실종 사건의 종결 과정에서 추가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장 씨에 대한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오는 26일까지 제주시 한림항 일대 등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사태는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여야에서는 경찰의 실종 사건 처리 시스템과 자체 종결 권한을 둘러싼 문제점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은 A 경장에 대한 수사와 함께 실종 사건 처리 과정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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