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위 낙상사고 CCTV 공개'를 둘러싸고 민감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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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위 CCTV 역풍...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시선 드러났다는 주장도
장애인 유튜버 박위가 KTX에서 내리다 넘어진 사고 영상을 공개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뜨거운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논쟁을 계기로 장애인을 여전히 도움을 받고 감사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드러났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온다.

박위는 지난 14일 KTX에서 하차하던 중 휠체어 바퀴가 경사로를 고정하던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박위는 21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위라클에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올렸다. 이동 환경을 개선하고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영상에는 휠체어가 경사로에서 걸려 앞으로 기울며 박위가 바닥으로 넘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이 공개되자 근무자의 실수를 공론화한 것이 과도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정중히 사과한 근무자를 공개적으로 문제삼았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커지자 박위는 22일 채널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고 정중히 사과해 주셨던 근무자님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전달 방식이 미숙했고 생각이 짧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위는 해당 영상도 삭제했다.
파장은 구독자 수로도 나타났다. 박위가 운영하는 위라클 채널 구독자는 24일 오전 99만 8000명대로 내려앉으며 100만 명 선이 무너졌다.

비판하는 쪽은 박위가 유튜버라는 점을 주로 문제 삼는다. 한 누리꾼은 "선의로 도와준 사람의 실수를 콘텐츠로 이용한 것이 문제"라며 "현장에서 사과를 받았으면 거기서 끝냈어야 한다"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은 "타인이 나오는 영상을 당사자 허락 없이 유튜브에 올리는 것은 문제"라며 CCTV 입수 경위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상을 어떻게 확보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여러 건 올라왔다.
"도와줬더니 헐뜯는다", "장애가 벼슬이냐"처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사실 자체를 은혜를 모르는 태도로 규정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장애인을 권리를 주장하는 주체가 아니라 도움을 받고 감사해야 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이 깔려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판이 박위 개인을 넘어 장애인 전체를 겨냥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앞으로는 장애인을 함부로 도와주기 어렵겠다", "이래서 장애인 도와주면 안 된다", "장애가 특권이냐"처럼 장애인 집단의 특성으로 문제를 확장하는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자신을 철도 기관사라고 밝힌 누리꾼은 박위의 사과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역무 직원이나 사회복무요원은 역에 보급되는 휠체어 리프트를 사용할 뿐"이라며 "휠체어 승객이 불필요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최대한 편안하고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게끔 기관사와 무전으로 소통하며 휠체어 위치와 출입문 위치를 세심하게 맞춘다"고 했다. 이어 "탑승 중 리프트가 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발로 잡아 가며 일하기도 한다"며 "이번 일도 고의가 아니라 리프트가 들리는 것을 막던 중 발생한 우발적 사고임이 명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탓을 하고 싶으면 안정적이지 못한 장비를 탓해야지 왜 현장에서 애쓰는 사람을 몰아세우려 하느냐"며 "사회복무요원은 모두 아프거나 불편한 부분이 있어서 복무하게 된 사람들인데도 불만을 내색하지 않고 성실히 일한다"고 했다. 그는 철도역 특성상 정상적인 낮 근무가 어려워 사회복무요원이 밤낮을 바꿔 가며 교대근무까지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어 "무성의한 사과글이 아니라 형식을 제대로 갖춰 사과하기 바란다"며 "그것이 책임을 지는 성인의 자세"라고 했다.
박위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옹호하는 쪽에선 휠체어 사용자에게 낙상 사고가 지니는 무게가 비장애인의 경우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누리꾼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는 작은 돌출물도 큰 공포와 위험이 된다"며 "머리를 부딪혔다면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었던 무서운 상황"이라고 했다.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박위에게 낙상 사고가 비장애인보다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살짝 넘어진 것으로 유난을 떤다"는 식의 반응이 장애인이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와 안전 문제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박위의 문제 제기 자체는 정당하다는 시각도 있다. 사고 영상 속 근무자의 발이 지나치게 안쪽으로 들어와 있어 휠체어가 걸려 넘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됐다는 것이다. 이런 반응을 남긴 누리꾼들은 근무자 개인을 비난하기보다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무자 교육과 장비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한다는 한 누리꾼은 "리프트 구조상 200kg가량 되는 휠체어 무게 때문에 리프트가 들릴 수 없다"며 "왜 발을 올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리프트가 들리는 것을 막으려 발로 잡았다는 기관사의 설명이 실제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반박이다.
장애인 혐오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누리꾼은 "문제를 바로잡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이 상황을 혐오로 몰아가는 이들이 있어 걱정"이라고 적었다.
박위에 쏟아지는 비난의 강도를 우려하는 반응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과도한 질책의 끝이 어떤 결말을 부르는지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며 "박위가 좌절할까 걱정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