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비난 세례’ 받았는데…무려 유럽 빅리그 이적하는 한국 국가대표
작성일
월드컵 비난 딛고 분데스리가 진출, 설영우의 역전
세르비아 에이스에서 독일 무대로, 한국 선수의 새로운 길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조별리그 탈락과 함께 거센 비판을 받았던 설영우가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을 앞두고 있다.
세르비아 매체 스포르탈은 24일(현지 시각)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 설영우가 즈베즈다를 떠나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새로운 선수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이적료 400만 유로(64억 6천만원)에 보너스로 150만 유로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즈베즈다는 아우크스부르크가 설영우를 다른 팀으로 이적시킬 때 이적료의 10%를 받는 조항도 포함했다”고 전했다.

즈베즈다의 에이스, 설영우
설영우는 즈베즈다에서 빠르게 적응하며 에이스로 등극했다. 데뷔 시즌 통산 43경기 6골 9도움을 기록했고 지난 두 시즌 동안 통산 8골 16도움을 소화하며 팀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 시즌 세르비아 수페르리가에서는 31경기에 출전해 2골 5도움을 기록했고, 통산 50경기 2골 7도움을 올리며 두 시즌 연속 리그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유럽클럽대항전 경험 역시 이번 이적에서 중요한 경력으로 꼽힌다. 설영우는 즈베즈다 소속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도 출전하며 유럽 정상급 팀들과 맞붙었다. 세르비아 리그보다 빠르고 강한 경기 환경을 경험하면서 측면 수비수로서 경쟁력을 넓힌 셈이다. 세계 5대 리그 중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의 클럽인 아우크스부르크가 그를 노린 이유이기도 하다.
현지 매체는 설영우의 강점으로 많은 활동량과 여러 포지션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꼽았다. 세계적으로 '풀백 기근'인 만큼 좌우 측면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활용도를 높이는 요소다.
설영우는 울산 HD에서 성장한 측면 수비수다. 현대중과 현대고를 거쳐 울산대에 진학했고, 대학 3학년을 마친 뒤 2020년 울산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2024년에는 즈베즈다로 이적했다.
'국민 욕받이'였지만...
이번 이적이 주목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월드컵 이후의 상황이다. 설영우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체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 출전했다.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32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일부 팬들의 비판은 설영우에게 집중됐다. 경기력에 대한 평가를 넘어 욕설과 인신공격, 허위사실 유포 등 악성 댓글까지 이어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설영우 측은 당시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설영우 본인은 월드컵 직후 외부의 평가에 대해 비교적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이되 선수 개인을 겨냥한 과도한 공격과는 선을 그었다.
이후 그는 소속팀에서 다시 경기력을 증명했고 월드컵이 끝난 지 두 달여 만에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됐다.
설영우의 이적은 한국 축구에도 의미가 있다. 유럽 진출 자체보다 세르비아에서 주전으로 꾸준히 뛰며 실적을 쌓은 뒤 독일이라는 상위 리그로 이동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K리그에서 출발한 선수가 중간 단계의 유럽 무대를 거쳐 빅리그로 올라가는 경로를 직접 보여주게 됐다.
대표적 '친韓' 구단 아우크스부르크
아우크스부르크는 한국 선수들과도 인연이 있는 구단이다. 과거 구자철, 지동원, 홍정호가 이 팀에서 뛰면서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는 9위를 기록했다. 설영우가 이적할 경우 독일 무대에서 새로운 한국인 선수 계보를 이어가게 된다.
즈베즈다, 돈도 벌고 대체자도 영입하고
즈베즈다 입장에서도 이번 이적은 상당한 수익을 남기는 거래다. 설영우를 2024년 울산에서 영입할 당시 이적료는 약 150만 유로로 알려졌다. 이번에 기본 이적료만 놓고 봐도 두 배 이상이며, 옵션까지 모두 충족하면 최대 550만 유로 규모로 커진다. 향후 재이적 때 10%를 받을 수 있는 조건까지 확보하면서 선수의 다음 행선지까지 고려한 계약을 맺었다.

한편 즈베즈다는 설영우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가고 있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 나카야마 유타를 영입한 데 이어 전북 현대의 젊은 공격수 김예건까지 데려오며 아시아 선수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설영우 역시 즈베즈다에서 자신의 입지를 만든 만큼 후배들의 유럽 진출을 돕는 역할까지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
설영우에게 아우크스부르크행은 또 다른 시험대다. 세르비아에서의 성공을 독일에서도 이어갈 수 있는지가 다음 과제가 됐다. 월드컵에서의 부진 논란을 뒤로하고 새로운 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