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부동산 정책, 또 경로 이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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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이동·자녀 교육으로 집 비운 1주택자, 투기꾼으로 낙인되나
종부세 강화 3주 만에 손질…실거주자와 비거주자 기준 어디까지 완화할까
[비거주 1주택 세금 강화안 손질하나…당정, 종부세 부담 완화 검토]
정부가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지 약 3주 만에 보완 작업에 들어갔다.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가족 돌봄 등 불가피한 이유로 자기 집에 살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투기 수요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커지면서 여당이 정부에 제도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아지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아진다. 비거주자의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에서 200%로 확대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에 더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하지만 제도 발표 이후 비거주 사유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판단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직장 발령이나 자녀 취학, 부모 봉양 등으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면서 본인 소유 주택을 임대한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크게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인이 실거주를 선택하면서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도 문제로 거론됐다.
이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사정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세 부담 상한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역시 다음 날 당의 요청을 수용해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세제 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실거주자와의 격차를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취학·육아·가족 돌봄 등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를 인정하는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정부의 기본 방향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실거주 중심으로 세제를 개편해 투자 목적의 주택 보유를 억제한다는 기조는 유지하면서 예상치 못한 실수요자의 부담을 줄이는 절충점을 찾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정책 발표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여당이 뒤늦게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정책의 방향 자체보다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세제개편안의 국회 제출을 앞두고 비거주 1주택자 기준이 어디까지 수정될지가 부동산 정책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