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AI, 아직 팜파일럿 단계”…아이폰 모먼트는 아직 안 왔다고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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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AI, 아직 아이폰 모먼트 못 왔다”…소라도 컴퓨팅 부족에 접었다
엔비디아·TSMC 실적은 반대로 수요 폭증 신호, 두 진단 공존

샘 올트먼 “AI, 아직 팜파일럿 단계”…아이폰 모먼트는 아직 안 왔다고 인정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샘 올트먼 “AI, 아직 팜파일럿 단계”…아이폰 모먼트는 아직 안 왔다고 인정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인공지능(AI) 대중화 속도가 자신의 예상보다 느리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8월23일(현지시각) 공개된 데이비드 센라(David Senra)와의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아직 팜파일럿(Palm Pilot, 1990년대 인기를 끈 휴대용 개인정보단말기) 단계의 도입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 요소는 모두 갖췄지만 사람들이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는 ‘아이폰 모먼트’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같은 자리에서 그는 오픈AI의 영상 생성 서비스 소라(Sora)를 접은 이유로 과도한 컴퓨팅 소모를 꼽았다. 반면 엔비디아와 TSMC의 최근 실적은 정반대 신호를 보내고 있어, 두 진단이 동시에 나오면서 상반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AI Copium — Sam Altman Just Admitted He Was Wrong About AI…

“팜파일럿 단계”…경제의 관성 탓이라는 진단

올트먼은 AI 도입이 늦어지는 원인을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의 습관에서 찾았다. 그는 “경제에는 관성이 너무 크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계속하고, 늘 거래하던 회사에서 계속 구매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우리 모두가 이 놀라운 기술을 두고도 시간표를 너무 낙관적으로 잡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자신조차 AI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오픈AI의 코딩 도구 코덱스(Codex) 같은 제품을 더 자주 써야 하는데도 여전히 예전 방식의 컴퓨팅 습관에 머물러 있다는 설명이다. 올트먼은 “시간표에 대해서는 내 생각이 다르다. 좀 더 오래 걸릴 것 같다”며 “2023년 GPT-4에 도달했을 때는 소프트웨어 업계에 훨씬 더 큰 파괴적 변화(disruption)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도입이 느린 것이 꼭 나쁜 신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전환이 더 완만하고 매끄럽게 이뤄질 수 있고, 이는 오픈AI가 목표로 하는 범용인공지능(AGI) 단계로 갈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소라를 접은 이유 “컴퓨팅이 너무 많이 들어서” / AI 생성 이미지
소라를 접은 이유 “컴퓨팅이 너무 많이 들어서” / AI 생성 이미지

소라를 접은 이유 “컴퓨팅이 너무 많이 들어서”

올트먼이 던진 가장 구체적인 단서는 소라의 운명이었다. 그는 “예를 들어 소라를 접은 것도 컴퓨팅을 너무 많이 잡아먹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 소비자용 서비스를 용량 문제로 축소했다는 것은 단순한 전망치보다 훨씬 직접적인 신호로 읽힌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올트먼은 컴퓨팅 자체가 오픈AI가 마주한 가장 큰 병목이며, 자신이 시간을 가장 많이 쏟는 문제라고도 했다. 훈련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수요가 공급망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웃돌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들의 AI 도입이 예상보다 느리더라도, 모델을 만드는 회사들이 확보 가능한 연산력을 놓고 계속 경쟁하는 한 공급 부족 자체는 완화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결국 애플리케이션 매출은 고객의 습관이 바뀌길 기다려야 하지만, 컴퓨팅 자원은 어느 쪽이 이기든 소진된다는 얘기다.

엔비디아·TSMC 실적은 반대 신호를 보낸다

올트먼의 신중론과 달리 반도체 업계 실적은 수요 폭증을 가리킨다. 엔비디아는 최근 월요일 종가 기준 208.48달러로 마감해 시가총액이 약 5조 500억 달러(약 6,984조 원, 1달러 1,383원 기준)에 달했다. 주가는 최근 1년간 17.28% 올랐다. 2027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81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23% 늘었고, 데이터센터 매출은 752억 달러로 92%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매출만 놓고 보면 199% 급증했다.

젠슨 황(Jensen Huang)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수요가 포물선을 그리듯 치솟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에이전틱 AI(Agentic AI,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수행하는 AI)가 도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공급 관련 총 약정 규모가 1,19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고, 2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910억 달러(±2%, 약 126조 원)로 제시했다. TSMC도 비슷한 흐름이다. 주가는 410.12달러로 올해 들어 77.93% 올랐고, 2026년 2분기 매출은 402억 달러, 매출총이익률은 67.7%를 기록했다. TSMC의 C.C. Wei 회장은 “오늘부터 2029년, 2030년까지 수요는 매우 강할 것”이라고 말했고, TSMC는 2026년 자본지출 예산을 기존보다 늘려 600억~640억 달러(약 83조~89조 원) 규모로 상향했다. 첨단 공정인 7나노 이하가 웨이퍼 매출의 77%를 차지했고, 2나노는 상업 출시 첫 분기에 매출 비중 3%를 기록했다. TSMC는 패키징 용량이 “너무 타이트해” 고객사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오픈AI가 그리는 플랫폼 구상과 남은 위험

올트먼은 오픈AI의 지향점도 언급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그는 오픈AI가 고객사와 경쟁하는 대신 플랫폼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두 가지 위험을 짚었다. AI가 더 강력해질수록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과 힘이 하나의 회사나 하나의 모델에 지나치게 집중될 수 있다는 위험이다.

두 진단은 서로 긴장 관계에 있다. 개발자들을 끌어모으는 플랫폼은 구조적으로 도입이 가속화될 경우 집중 위험을 가장 크게 떠안는 층이기 때문이다. 24/7 월스트리트(247wallst.com)는 이런 상황이 단기적으로는 컴퓨팅 공급업체에 유리하다고 짚었다. 도입이 느리고 컴퓨팅이 부족한 국면에서는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최종 승자가 되든 공급사는 이미 수요를 다 확보해놓은 상태라는 논리다. 다만 컴퓨팅 부족이 아이폰 모먼트보다 먼저 해소된다면 이 구도는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