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구글·오픈AI 포함 AI기업에 학습데이터 공개 권고…위반해도 제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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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AI기업에 학습데이터 공개 요구하는 원칙 코드 채택
구글·오픈AI도 대상…처벌 없는 자율 방식이라 실효성 논란

일본 정부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업자에게 학습데이터의 개요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을 채택했다. 지지통신(時事通信)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8월 25일(현지시각) 생성형 AI 지식재산권(IP) 보호를 위한 원칙 코드를 채택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AI 투명성을 높이고 지재권 보호와 혁신을 동시에 꾀하기 위한 조치다. 코드를 받아들이는 기업은 정부에 통지하고 학습 과정과 데이터 종류, 수집 방법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저작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정보가 학습데이터에 포함됐는지도 일정 조건 하에 이용자나 권리자 요청 시 공개해야 한다. 적용 대상은 일본 국내 기업뿐 아니라 일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사업자도 포함된다.
배경: 8월 18일 논의부터 25일 채택까지
일본 내각부는 'AI 시대의 지적재산권 연구회'에서 8월 18일(현지시각) 개정안을 논의했다. 미디어나마에 따르면 이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1월 26일까지 진행된 공개 의견수렴 이후 수정된 초안이다. 정식 명칭은 '생성형 AI의 적절한 이용을 위한 지적재산권 보호 및 투명성에 관한 원칙 코드'다.
야후뉴스에 따르면 정부는 이 원칙 코드를 채택 전주에 승인했으며, 세부 가이드라인은 이르면 올해 가을 확정할 계획이다. 재팬타임스 보도를 인용한 야후뉴스에 따르면 방안은 구글, 오픈AI 등 해외 기업을 포함해 일본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제공하는 사업자 전체에 적용된다.

무엇을 공개해야 하나…학습데이터 종류부터 크롤러 방식까지
원칙 코드의 핵심은 투명성 강화다. 코드를 받아들이는 기업은 모델 개요,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 종류, 데이터 수집 방법을 온라인에 공개해야 한다. 다만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는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업은 학습 과정에서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로봇배제표준(robots.txt) 같은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지침을 따르는 크롤러를 사용해야 하고, 유료 구독 서비스 등 접근제한 조치도 존중해야 한다. 이른바 해적사이트에서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사용자 에이전트별로 크롤러 운용 방침을 공개하고 방침이 바뀌면 이를 고지해야 한다. 야후뉴스는 코드가 해적사이트 출처 학습데이터 사용을 지양하도록 요구한다고 전했다.
학습 관련 기록은 일정 기간 보관해야 한다. 가능한 범위에서 침해성 결과물이 나오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취하고, 콘텐츠의 출처와 생성 경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디지털 워터마킹이나 콘텐츠 출처 표준 C2PA 같은 수단을 쓰도록 요구된다.
저작권자에게 열리는 확인 창구
원칙 코드는 권리자가 자신의 저작물이 AI 학습에 쓰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절차도 담았다. 모든 개별 학습데이터를 공개하도록 강제하지는 않지만, 특정 URL이나 식별자를 저작권자가 지정해 학습이나 검증에 쓰였는지 물으면 기업이 손쉽게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 답하도록 하는 장치를 뒀다. 이런 절차는 권리자가 법적 구제를 추진하는 경우에 한정된다. AI 이용자도 자신이 만든 결과물에 대해 비슷한 확인 절차를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은 권리자를 위한 문의 접수처를 마련하고 대응 요건을 최대한 명확히 하며 응답 기록을 남겨야 한다. 자사 AI 이용자에게 침해로 보이는 결과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안내하는 것도 요구된다. 다만 영업비밀 등 정보 자체가 비공개 성격을 가질 경우엔 한계를 인정한다고 미디어나마는 전했다.
처벌 없는 자율 방식…실제 참여율은 미지수
원칙 코드는 '준수 또는 설명(comply or explain)' 방식을 채택했다. 기업은 코드를 지키고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정부에 통지하거나, 지키지 않는 이유를 공개적으로 설명하는 방법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어느 쪽을 택해도 벌금이나 제재는 없다.
야후뉴스는 이런 유연성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이 코드에 참여할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시각을 내놨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인 만큼 준수 여부는 결국 기업의 판단에 맡겨진다.
일본은 저작권법 30조의4를 통해 데이터 분석 등 목적의 AI 학습에 대해 일정 조건 하에 저작물을 저작권자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2024년 3월 문화청 산하 문화심의회 소위원회가 채택한 문서는 이 조항이 저작물을 향유할 목적일 때는 적용되지 않으며, 접근제한을 우회하거나 유료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료를 가져온 경우에는 적용에 실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문서는 기업이 해적사이트로 알려진 곳에서 의도적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을 엄격히 자제해야 한다고 명시했는데, 이번 원칙 코드도 같은 취지를 담고 있다. 이번 코드는 기존 저작권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데이터 관련 거버넌스와 공개 관행을 새로 제시하는 성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