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X “우리 아니다” 부인에도 크라켄 계정 동결…제재자금 떠넘기기 의혹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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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켄, HTX 연계 지갑발 더스트 1만2000건에 계정 일부 동결
8월17~24일 소액 전송 쇄도…제재자금 유포 의혹에 컴플라이언스 비상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이 후오비(현 HTX)와 연계된 지갑에서 소액 코인 약 1만2000건을 무더기로 받는 이른바 “더스트 공격(dusting attack)”을 당했다. 더스트 공격은 극소액의 코인을 대량으로 뿌려 지갑 주인의 익명성을 깨거나 거래소의 컴플라이언스 경보를 유발하는 수법이다. 블룸버그가 8월25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8월17일부터 24일까지(현지시각) 크라켄 관련 주소로 소액 전송이 쇄도했고, 일부 고객 계정이 자금세탁방지(AML) 및 제재 심사 절차에 따라 일시적으로 동결됐다. 크라켄은 이후 대다수 이용자의 계정 접근권을 복구했지만 제재 대상으로 분류된 자금은 여전히 동결 상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HTX는 자신들이 직접 전송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반박했다.
8월17일부터 24일까지, 소액 전송 1만2000건이 쏟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HTX와 연계된 것으로 지목된 지갑에서 크라켄 관련 주소로 전송된 건수는 약 1만2000건에 달했다. 개별 전송 금액은 대부분 몇 센트에서 몇 달러 수준으로, 그 자체로는 손해를 끼치기 어려운 액수였다. 크립토타임스는 크라켄 관계자 개러스 브라운(Garreth Browne)의 답변을 인용해 “해당 전송은 컴플라이언스 심사를 유발하고 고객 계정을 어지럽히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크라켄 측은 컴플라이언스팀이 관련 계정을 식별한 뒤 심사에 착수했고, 확인 과정에서 일부 계정이 짧게 접근이 막혔다고 설명했다. 크라켄은 누가 전송을 시작했는지는 특정하지 못했다면서도, 당국과 협력해 추가 피해를 막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제재자금 떠넘기기” 의혹…크라켄 “업계 신뢰 훼손 시도”
크라켄 대변인은 블룸버그 보도에서 “HTX 소유 지갑에서 시작된 최근 더스트 공격은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제재한 자금을 다른 플랫폼으로 흩뿌려 업계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공격자들이 제재 대상 자금이 고객 계정에 들어가면 해당 계정 전체가 동결될 것으로 기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블록섹(BlockSec)의 최고경영자 앤디 저우(Andy Zhou)는 이번 사건을 “이용자의 거래 내역을 오염시키는 행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누구나 상대의 승인 없이 블록체인상에서 자산을 보낼 수 있는 구조 때문에, 공격자가 매우 낮은 비용으로 거래 흐름을 의도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객이 특정 주소로부터 자금을 받겠다고 동의한 적이 없어도, 그 주소가 제재 대상과 연결돼 있으면 자동 모니터링이나 수동 심사가 걸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HTX “우리는 아니다”…귀속 논란 속 조사 착수
HTX는 전송을 직접 실행했다는 크라켄 측 설명을 부인했다. HTX 관계자는 “그런 행위에 관여한 적이 절대 없다”며 지갑 주소가 잘못 식별됐거나 제3자의 악의적 행동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는 해당 지갑을 HTX와 연계된 것으로 분류했는데, 그 근거는 HTX가 준비금 증명(proof-of-reserves) 절차에서 공개했던 주소였다. 다만 특정 지갑이 어떤 거래소와 연계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거래소가 실제 전송을 통제했는지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 이전에도 비슷한 정황이 있었다. 크립토타임스는 8월18일(현지시각) HTX 연계 지갑에서 발생한 불특정 전송으로 바이낸스 등 다른 거래소에서도 계정 제한 조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론(TRON) 창업자로 HTX와 밀접한 관계로 알려진 저스틴 선(Justin Sun)은 관련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반박했고, HTX의 마켓 총괄 류예(Liu Ye)는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8월20일(현지시각)에는 HTX 핫월렛에서 166건의 소액 USDT가 빠져나가 이 중 15개 수신 주소가 크라켄과 연결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와 관련해 약 420만 달러(약 58억 원, 1달러 1383원 기준)가 크라켄에 의해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언급된 1만2000건의 더스트 전송과는 별도로 보도된 사례다.
제재 리스트 오른 HTX…거래소들 줄줄이 선 긋기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HTX를 향한 국제 제재가 있다. 영국은 지난 5월26일(현지시각) 후오비 글로벌(Huobi Global S.A.)을 제재 대상에 올리며,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는 인프라의 일부라고 밝혔다. EU도 후속 조치에 나서 이사회 규정(Council Regulation) 2026/1848 부속서에 HTX를 등재했다. 이 규정은 7월23일(현지시각) 채택됐고 HTX에 대한 거래 금지 조항은 8월23일(현지시각)부터 시행됐다.
이 같은 제재 흐름에 맞춰 바이낸스는 8월23일(현지시각)부터 HTX 등 제재 명단에 오른 플랫폼과 관련된 거래 처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바이비트·OKX 등도 HTX 관련 거래를 제한하거나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HTX는 8월21일(현지시각) 인출 주소를 순환시키고 핫월렛 자금을 여러 지갑으로 분산 배치하는 방식으로 인출 체계를 바꾸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크라켄으로 향한 전송을 누가 시작했는지에 대한 의문과는 별개로 진행된 조치다. 누가 실제로 전송 버튼을 눌렀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