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프로야구서 또 나온 ‘9회말 2사 만루’…믿기 힘든 장면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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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사 만루, 대타 이호연이 경기 뒤집어
이틀 전 끝내기 만루포 패배 뒤 이번엔 KIA가 웃었다
KIA 타이거즈가 9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이호연의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KIA 타이거즈는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8-5로 이겼다. 4-5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 이호연이 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포크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KIA는 한 번의 스윙으로 4점을 뽑아 경기를 끝내며 2연패에서도 벗어났다.
경기 초반에는 KIA가 먼저 앞서나갔다.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가 4회까지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타선도 2점을 뽑아 2-0으로 앞섰다. 하지만 5회초 시라카와가 흔들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롯데는 1사 만루에서 손성빈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나승엽이 2타점 중월 2루타를 터뜨렸고 빅터 레이예스도 우선상 적시 2루타를 보탰다. 한 이닝에 5점을 몰아친 롯데는 순식간에 5-2로 경기를 뒤집었다.
KIA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6회 하주석이 우중월 투런홈런을 터뜨리면서 4-5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양 팀 모두 추가점을 내지 못했고 한 점 차 승부는 그대로 9회말까지 이어졌다.
9회말 2사 만루…대타 이호연이 끝냈다

롯데는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을 올렸다. 김원중은 선두타자 김도영을 초구에 3루수 땅볼로 잡았다. 나성범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에는 대타 이창진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겨뒀다.
하지만 KIA의 공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호령이 좌전 안타를 때려 2사 1·2루를 만들었고 김태군이 볼넷을 골라내면서 만루가 됐다. 이범호 감독은 변우혁 대신 왼손 타자 이호연을 대타로 내세웠다.
이호연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군에서 12경기에 출전해 25타수 5안타로 타율 0.200을 기록하고 있었다. 홈런은 한 개도 없었다. KIA에서 주로 대타로 출전하며 많은 타석을 받지 못했던 선수가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타석에 섰다.
첫 공은 포크볼이었다. 이호연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이후 김원중이 던진 공 2개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면서 볼카운트는 2볼 1스트라이크가 됐다.
김원중은 4구째 다시 포크볼을 선택했다. 공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들어오자 이호연이 잡아당겼고 타구는 오른쪽 외야로 높게 뻗었다. 롯데 우익수가 뒤를 쫓았지만 공은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이었다. 4-5로 뒤지던 KIA는 단숨에 8-5로 경기를 끝냈고 선수들은 홈플레이트로 몰려나와 이호연을 맞았다. 이호연은 두 팔을 들어 올리며 베이스를 돌았고 동료들의 축하 속에서 홈을 밟았다.
이틀 전엔 당했던 KIA…이번엔 똑같은 장면으로 승리
KIA 입장에서 이날 끝내기 만루홈런이 더욱 눈길을 끈 이유는 직전 경기 때문이다. KIA는 지난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2로 앞선 채 9회말을 시작했다.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이었지만 키움의 마지막 공격에서 2점을 내준 뒤 2사 만루에서 김재현에게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았다. KIA는 7-8로 역전패했다.
불과 이틀 뒤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이번에는 KIA가 한 점 뒤진 9회말 2사 만루에서 상대 마무리를 상대로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직전 경기에서 김재현의 홈런을 바라봐야 했던 KIA 선수들은 광주에서는 이호연을 기다리며 홈플레이트를 둘러쌌다.
이호연의 홈런은 KBO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기록이다. 9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가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친 것은 KBO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대타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범위를 넓히면 2017년 넥센 히어로즈 이택근에 이어 두 번째다.
이호연 개인에게는 프로 데뷔 후 처음 경험한 기록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개인 첫 만루홈런이자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대타로 친 첫 홈런이기도 했다.

상대가 롯데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호연은 2018년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23시즌 도중 KT 위즈로 트레이드됐고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KIA의 지명을 받아 고향 광주로 돌아왔다. 올 시즌 KIA에서 기록한 첫 홈런이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한 끝내기 만루포가 됐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부터 9회에 기회가 오면 이호연을 대타로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했다. 과거 김원중을 상대로 안타를 기록한 점을 고려했고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는 낮은 공을 버리고 높은 코스를 노리라는 주문도 전달했다.
이호연도 포크볼을 염두에 두고 타석에 들어갔다. 초구 낮은 포크볼에 헛스윙한 뒤 타격 포인트를 다시 잡았고 4구째 가운데로 들어온 포크볼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 뒤 이호연은 홈런 타구가 넘어가는 순간 부모님이 가장 많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기일이 비슷한 시기라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는 만루에서 안타만 쳐도 짜릿한 상황이었는데 홈런이 됐다며 야구를 하면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시즌 61승 2무 50패를 기록했다. 3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는 0.5경기로 유지했다. 이틀 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던 KIA는 광주로 돌아온 첫 경기에서 같은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연패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