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에게 “왜 운전했나” 물었더니…4명 중 1명은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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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자 46% “면허정지 이상인 줄 알았다”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 1만351건…반복 적발도 상당수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 절반가량이 당시 자신의 상태가 면허 정지나 취소 수준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도 운전대를 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음주운전자 교육 수강생 924명을 대상으로 적발 당시 자신의 음주 상태와 운전 이유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6.0%는 적발 당시 자신의 상태가 면허 정지 이상 수준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25.2%는 면허취소 수준이라고 봤고 20.8%는 면허정지 수준이라고 인식했다.
반대로 22.8%는 실제로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는데도 당시 자신의 상태가 단속 기준 이하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실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아니라 적발 당시 운전자들이 스스로 어느 정도 취했다고 생각했는지를 물은 결과다.
“술이 깬 줄 알았다”…가장 많았던 음주운전 이유

음주운전을 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술을 마신 뒤 오랜 시간이 지나 술이 깼을 것으로 판단해서”라는 응답이 24.5%로 가장 많았다.
“술을 몇 잔 마시지 않았다고 생각해서”와 “집과의 거리가 너무 가깝거나 멀어서”라는 답변은 각각 16.0%였다. “대리운전이나 대중교통이 없어서”라고 답한 비율도 15.5%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날씨와 단속의 관계를 잘못 판단한 응답이다. 조사 대상자의 29.3%는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단속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단속에 적발될 가능성이나 자신의 주관적인 상태를 기준으로 음주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적지 않았던 셈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술을 마신 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음주량이 적거나 숙취가 거의 없다고 느끼더라도 실제 혈중알코올농도와는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단 “운전 가능 여부 스스로 판단하지 말아야”

공단은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서는 술자리 전부터 귀가 방법을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대리운전을 미리 계획하는 등 처음부터 운전대를 잡지 않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단 관계자는 “자신의 상태를 과소평가하거나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가볍게 여기는 판단은 모두 위험하다”며 “술을 마셨다면 운전 가능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운전대를 잡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량 음주나 숙취 운전의 위험성을 계속 알리고 술자리가 예정된 경우 대중교통과 대리운전 등을 미리 이용하도록 예방 수칙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만 1만 351건…상습 적발도 여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만 351건으로 집계됐다. 이 사고로 121명이 숨지고 1만 6304명이 다쳤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28건의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음주운전 적발 자료를 보면 여러 차례 적발된 운전자도 적지 않았다. 경찰청이 공개한 2025년 음주운전 재범자 단속 자료에서 1회 적발된 운전자는 약 6만 건에 달했다. 7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초고위험군도 935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7회 이상 적발자 가운데 50대 남성이 360명, 60대 남성이 296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30대 남성은 1회 적발만 1만 4111건으로 집계됐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면 음주운전으로 처벌받는다. 0.03% 이상 0.08% 미만은 면허정지, 0.08% 이상은 면허취소 대상이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체중과 성별, 음주 속도, 식사 여부, 개인별 알코올 분해 능력 등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가 달라질 수 있어 ‘몇 잔까지 괜찮다’고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전날 술을 마신 뒤 잠을 잤다고 해서 다음 날 운전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겉으로 술이 깬 것처럼 느껴져도 체내에 알코올이 남아 있으면 출근길에도 단속 기준을 넘을 수 있다. 술을 마신 시간과 양만 보고 “이 정도면 괜찮다”고 계산하거나 숙취가 거의 없다는 느낌만으로 운전대를 잡는 것은 위험하다.